프롤로그
수신료 70원. EBS가 받는 금액입니다. 국민 개인이 지불하는 2,500원 수신료에서 고작 70원. 이 돈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방송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의 EBS가 지상파 중 가장 먼저 AI 콘텐츠 대전환을 선언했습니다. 2026년 3월 30일, 한국 공영방송 최초의 FULL AI 콘텐츠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부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까지, 고전 100권을 AI 영상 1,000편으로 만드는 대기획입니다.
70원의 역설
EBS가 왜 가장 먼저 움직였을까요? 역설적이게도, 가장 예산이 적은 방송사였기 때문입니다. 김유열 EBS 사장은 ‘제작비 부담으로 시도조차 못 했던 장기 프로젝트를 AI가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AI 인물 한국사’는 제작비를 30% 이상 절감했습니다.
첫 시리즈 오뒷세이아 10부작을 보면, 완벽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완성도가 아닙니다. 70원 예산으로 1,000편의 고전 영상화를 시도한다는 전략적 결단. 이것이 본질입니다.
지상파 삼국지
나머지 지상파는 뭘 하고 있을까요? KBS는 ‘AI 방송 원년’을 선언하고 네이버와 협력을 진행 중입니다. SBS는 AI 더빙과 번역으로 K-콘텐츠 해외 확산에 집중합니다. MBC는 AI Contents Lab을 통해 매우 혁신적인 실험을 선도하고 있죠.
하지만 주목할 차이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방송국은 AI를 ‘도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원고, 더빙, 자료화면, 번역, 개표방송 자동화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죠. 반면 EBS는 AI를 ‘콘텐츠 그 자체’로 받아들였습니다. AI가 보조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의 중심에 선 겁니다.
뒤처지는 영화, 앞서가는 숏폼
지상파가 움직이는 동안, 한국 영화는 여전히 ‘AI 영화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작품들 대부분이 수익 모델 없이 유튜브에 무료로 풀립니다.
반면 AI 숏폼드라마 시장은 폭발 중입니다. 이미 중국은 ‘만극(漫剧, Manga Drama)’이라는 장르로 불리는, AI를 활용해 웹툰과 일러스트를 숏폼드라마로 전환하는 방식의 새로운 콘텐츠 포맷이 대세입니다. 한국에서도 비글루 등이 AI 숏폼드라마의 유료화에 성공하고 있죠. 하지만 한국 영화는 아직 무료 공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디즈니의 실패, 넷플릭스의 잠행
글로벌로 눈을 돌려볼까요? 디즈니는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개 캐릭터를 소라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소라는 출시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하루 추론 비용 1,500만 달러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디즈니 IP를 AI로 되살리겠다는 꿈은 허공으로 사라졌죠.
그 사이, 넷플릭스는 조용히 움직입니다. 이미 오리지널 작품에 AI를 적용하고 있고, AI 활용 가이드라인까지 배포했습니다. 화려한 선언 대신 조용한 실행. EBS와 넷플릭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둘 다 선언이 아니라 실행부터 시작했습니다.
에필로그
레거시 미디어의 AI 전환은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문제입니다. 가장 열악했던 방송사가 가장 먼저 움직인 이유는,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AI 콘텐츠의 진짜 전쟁은 지금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전쟁의 첫 포문을, EBS가 열었습니다.
✒️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스토리 엔지니어.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1,0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에이크론,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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