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원 데스크’ 위의 AI 콜드워
5월 13일(현지 시간) 저녁, 에어포스원이 베이징 수도공항에 착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년 만에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단행했다. 트랩에서 내린 사람은 트럼프 혼자가 아니었다.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애플의 팀 쿡, 보잉의 켈리 오버그, 메타의 다이나 파월 매코믹, 그리고 막판에 합류한 NVIDIA(엔비디아)의 젠슨 황까지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빅테크 CEO 16명이 함께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다. 트럼프는 출국 전 백악관에서 “(이번 방문에서) 이 똑똑한 사람들이 마법을 부릴 수 있도록 제가 직접 변호하겠다”고 말했다. ‘AI 콜드워’의 핵심 인물들이 한 비행기에 실려 정상회담장으로 향한 셈이다. CNBC·블룸버그·워싱턴포스트·CNN·PBS·SCMP·알자지라 등 해외 1·2차 매체 다수가 동시에 보도했다.
1. 누가 비행기에 탔나 — 16人 ‘AI·반도체·플랫폼’ 라인업
백악관이 사전 공개한 동행 CEO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PBS·CNBC 종합):
| 분야 | 인물 / 기업 |
|---|---|
| AI 칩·인프라 | 젠슨 황(NVIDIA), 미크론, 퀄컴, 코히어런트 |
| 플랫폼·하드웨어 | 팀 쿡(애플), 다이나 파월 매코믹(메타) |
| 자동차·우주 |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켈리 오버그(보잉), GE 에어로스페이스 |
| 금융 | 블랙록, 블랙스톤, 골드만삭스, 시티, 비자, 마스터카드 |
| 농업·식품 | 카길 |
| 바이오 | 일루미나 |
이 라인업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이 협상장에 들고 온 카드는 ‘AI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와 ‘자본·시장 접근권’ 두 묶음이며, 중국이 들고 있는 카드는 ‘희토류 수출 완화’와 ’14억 소비시장 개방’이다.
2. 황은 왜 막판에 합류했나 — 알래스카 픽업 드라마
원래 백악관이 5월 12일 공개한 동행 명단에 NVIDIA 젠슨 황은 빠져 있었다. CNBC는 “황을 빼고 갔다가 외교적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CNBC 12일자 보도). 그러나 외신이 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는 직접 황에게 전화를 걸어 합류를 요청했고, 황은 즉시 워싱턴이 아닌 알래스카로 향해 에어포스원이 급유 중일 때 합류했다 (블룸버그·SCMP·CNBC). 트럼프는 직접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Fake news”라 일축하며 황의 동승을 공식 확인했다. NVIDIA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 이상 상승했다.
이 한 장의 그림이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미국 AI 산업의 상징적 인물이, ‘갈지 말지’를 두고 외교 협상 의제에 끌려 들어가는 단계에 이미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또 황의 합류는 트럼프가 ‘H200 라이선스 프레임워크’를 정상회담장에 올릴 의지가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3. 협상 테이블 위의 AI 카드 — H200 GPU와 25% 수수료
미국 측이 협상장에 올린 첫 번째 AI 카드는 NVIDIA H200 GPU의 중국 수출 라이선스 프레임워크다. 현재 미국은 2025년 4월 발효된 통제 조치로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막아놓은 상태다. NVIDIA의 중국 매출 비중은 한때 약 25%에서 약 5%까지 추락했고, H200은 2025년 3분기 중국 매출 ‘0달러’를 기록했다 (TradingKey).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2월 “미국 재무부에 매출의 25%를 수수료로 내면 H200 수출 허가”를 제시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거절해 거래가 멈춘 상태였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유력한 ‘AI 합의 시나리오’는 다음 세 가지 (Abhishek Gautam·Rest of World·Fox Business 종합):
① H200 라이선스 프레임워크 정식 가동 — 현재의 ‘거절 추정(presumption of denial)’에서 ‘상업적 AI 연구는 승인 추정(presumption of approval)’으로 전환. 발효 시 NVIDIA의 연간 중국 매출이 약 35~40억 달러 회복될 전망.
② 양국 AI 거버넌스 양자 프레임워크 체결 — ‘능력 상호 통보(mutual capability notification)’와 ‘사고 정보 공유(incident information sharing)’ 두 가지 골격. 미국 측 책임자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중국 측은 랴오 민 부총리. 내용은 얇지만 ‘미·중 AI 양자 대화’가 처음 공식화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③ 희토류 부분 완화 ↔ H200 라이선스 교환 — 중국이 갈륨·게르마늄·안티몬·그래파이트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부분 완화하는 대가로 H200 라이선스 프레임워크가 발효되는 그림.
4. 5월 12일 ‘관세 휴전’이 깐 멍석
이번 정상회담은 사실 5월 12일 발효된 ‘US-China 관세 휴전’이 깔아 놓은 자리에서 열린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관세를 145% → 30%로, 중국이 미국산 관세를 125% → 10%로 동시 인하했다 (Abhs.in 기준). 즉, 정상회담장에는 ‘관세 갈등은 일단락’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고, AI·반도체·희토류라는 ‘구조적 갈등’이 메인 의제가 된 것이다.
5. 천단공원의 상징 — ‘하늘에 풍년을 빌던 곳’
5월 14일(현지) 트럼프와 시진핑은 베이징 천단공원(天壇)을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천단공원은 명·청 황제가 매년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던 600년 역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SCMP는 “중국이 미국 대통령을 천단공원으로 초청한 것은 ‘AI 콜드워라는 새로운 시대의 풍년을 함께 기원하자’는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시는 정상회담 3일 전부터 공원을 폐쇄했고, 같은 날 저녁엔 국빈 만찬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는 5월 15일 시 주석과의 다과·실무 오찬을 끝으로 귀국한다.
6. 미·중·한 — 한국 AI·반도체 산업에 닥칠 변수 5가지
한국 입장에서 본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강대국 이벤트’가 아니다. 다음 5가지 변수가 향후 6~12개월의 한국 AI·반도체 산업 흐름을 결정할 전망이다.
① HBM 슈퍼사이클의 ‘중국 자리’ — H200 라이선스가 풀리면 NVIDIA가 H200용 HBM을 중국에 다시 공급할 길이 열린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는 매출 기회지만, 동시에 미국이 ‘HBM 수출도 H200처럼 통제할 수 있다’는 신호로 작동할 위험도 함께 커진다.
② 희토류 공급망 — 한국 자동차·전자에 직격 — 중국이 갈륨·게르마늄·안티몬을 부분 완화하면 한국 자동차·전자·디스플레이가 단기 숨통을 트게 된다. 반대로 완화가 무산되면 국내 기업은 미국 IRA 보조금과 중국 광물 통제 사이에서 다시 압박을 받는다.
③ AI 거버넌스 양자 프레임워크 — 한국 입지 축소 우려 — 미·중이 ‘AI 능력 상호 통보’ 양자 합의를 맺으면 향후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가 ‘미·중 2자’ 중심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EU·G7·OECD·UN과 함께 ‘제3 트랙’을 어떻게 짤지를 강하게 고민해야 한다.
④ ‘시 주석 + 황 회동’ 가능성 — 황은 이미 2025년에도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별도 회동이 성사된다면 NVIDIA-중국 직거래 라인이 가시화돼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협상 카드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
⑤ 국내 AI 정책 — ‘미·중 사이’ 입장 정리 필요성 — 한국 정부는 5월 13일 제4차 AI 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에서 1조 4,600억 원을 들여 첨단 GPU 1만 장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GPU의 상당수가 NVIDIA Blackwell·Rubin 시리즈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미·중 합의 결과에 따라 ‘GPU 가용 시점’과 ‘가격’이 바뀐다. 정부의 AI 컴퓨팅 전략에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즉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7. 시각화된 ‘AI 콜드워’ — 사진 한 장의 무게
비행기 앞 트럼프, 머스크, 황, 쿡이 함께 선 사진이 인터넷을 빠르게 도는 사이, 우리는 ‘AI 기술이 외교의 주연으로 올라섰다’는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한다. 2017년 트럼프 1기 베이징 방문 때만 해도 동행한 핵심 인물은 보잉·캐터필러·에너지 기업이었다. 9년이 지난 2026년 5월, 그 자리는 NVIDIA·테슬라·메타·애플로 채워졌다. AI가 더 이상 ‘산업의 일부’가 아니라 ‘국가의 핵심 자산’이며, 그 자산의 수출 허가 한 줄이 정상회담 의제가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5월 15일 회담 종료 시점에 어떤 합의문이 나오느냐에 따라 NVIDIA 주가, 한국 반도체 주가, 그리고 글로벌 AI 모델 학습용 GPU 가격이 직접 움직일 것이다. AI 매터스는 회담 결과 발표 직후 별도 분석 기사를 통해 후속 보도를 이어간다.
이미지 출처: 챗GPT 이미지 생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