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이 5월 17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전히 AI 기술에서 우위에 있지만, 전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그 우위를 통째로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AI 패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칩에서 전기로 옮겨갔다는 진단이다.
폴슨이 가리킨 숫자는 묵직하다. 블룸버그NEF 집계로 중국은 향후 5년간 3.4테라와트 규모의 전력 생산능력을 추가한다. 같은 기간 미국이 늘릴 전력의 약 6배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도시 하나의 전력을 빨아들이는 시대다. 격차는 인프라 차이를 넘어 사실상 패권을 가르는 변수로 작동한다.
니컬러스 번스 전 주중 미국대사도 같은 영상에서 “중국의 송전망, 재생에너지, 배터리, 발전 분야 투자가 이미 글로벌 공급망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버연구소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선임연구원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베이징의 청정에너지 전략은 기후 정책이 아니라, 경제·지정학 패권 전략이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경쟁은 더 이상 GPT 모델 성능이나 GPU 수 싸움이 아니다. 행크 폴슨은 “중국이 두 배 빠른 속도로 전력을 증설하는 동안, 미국은 인허가 지연과 송전망 부족에 발이 묶여 있다”며 “백악관과 의회가 단호히 움직이지 않으면 5년 뒤 미국은 AI 모델은 갖되 그것을 돌릴 전기는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고는 분석에 그치지 않고 시장 메시지로 곧장 번졌다. 5월 16일 블룸버그 ‘월스트리트 위크’에서는 레이 달리오까지 ‘AI 군비 경쟁’과 ‘중국의 에너지 추월’을 함께 꺼내며 미국 자본시장의 AI 랠리에 경고등을 켰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의 시가총액 합계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사이, 시장 한편에서는 “AI가 결국 전기 부족으로 멈춘다”는 시나리오가 진지하게 토론되고 있다.
한국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 데이터센터 송전망과 전력 정책이 산업 정책의 최상위 의제로 올라설 수밖에 없다. 둘, HBM 같은 메모리 패권이 아무리 강해도 그것이 꽂힐 전력 인프라를 같이 갖춰야 진짜 AI 강국이 된다. AI 시대의 진짜 자원은 데이터도, 모델도 아닌 전기다.
자세한 내용은 Bloombe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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