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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026] 총정리… 제미나이 3.5 플래시, 제미나이 옴니, 제미나이 스파크, 구글 AI 글래스

구글 '제미나이 3.5 플래시' 공개… 3.1 프로 능가하면서 속도 4배, 토큰 가격은 절반 이하
구글 '제미나이 3.5 플래시' 공개… 3.1 프로 능가하면서 속도 4배, 토큰 가격은 절반 이하

매년 그렇듯 구글 I/O는 숫자 자랑으로 시작한다. 올해는 한 달에 토큰 3,200조 개가 쓰였다고 한다. 2년 전 9조 7,000억 개, 작년 480조 개에서 또 7배가 뛴 수치다. 숫자가 너무 커지니 얼마나 쓴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바이브 코딩만 해주지 말고 바이브 이해도 좀 시켜주길 바란다.

구글은 이번에 ‘에이전틱 제미나이’라는 말을 키노트 내내 반복했다. 챗봇에 불과하던 AI가, 이제 사용자를 대신해 직접 일을 하는 AI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그럼 내 일자리도 사라지고 밥도 대신 먹는 게 아닐까? 빠르게 적응해서 그런 상황만은 막아보도록 노력해보자. 일은 AI하고 밥은 내가 먹도록.

1. 모든 것의 엔진: 제미나이 3.5 플래시

이번 행사의 진짜 주연은 화려한 글래스도, 영상 생성기도 아니다. 기반 모델인 제미나이 3.5 플래시(Gemini 3.5 Flash)다. 오늘 발표된 거의 모든 서비스가 이 모델 위에서 돌아간다.

Gemini 3.5 Flash Frontier Intelligence Meets Action

이름에 ‘플래시’가 붙었다고 경량 모델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경량이 아니라 고속 모델이다. 오픈AI 코덱스 5.3 스파크와 유사한 개념이다. 속도를 앞세우면서도 성능은 최상위권을 노리는 고속 프론티어 모델에 가깝다.

실제로 기존 플래그십이던 제미나이 3.1 프로를 거의 모든 벤치마크에서 앞서고,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표에서도 GPT-5.5, 클로드 오퍼스 4.7 같은 토큰 도둑 최상위 모델과 비슷한 성능 지표를 보인다.

그러면서 속도는 다른 프론티어 모델보다 기본 4배, 최적화 버전은 최대 12배까지 빠르다고 구글은 밝혔다. 곧 다른 회사의 반박이 나올 것이다. 토큰 가격은 절반 이하 정도다. 이건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얼마나 빠른지 감이 안 온다면 시연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안티그래비티 코드 데모에서 AI가 코드를 쏟아내는데, 사람 눈으로는 무슨 코드를 쓰고 있는지 따라 읽을 수 없었다. 사실 몰라도 되지만 AI가 몰래 실수를 했다가 빠르게 다시 수복해도 모른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다. 물론 토큰이 중복으로 매겨지는 것은 사소하지 않을 것이다.

시연에서, 8세대 TPU 위에서 차기 플래시 모델이 크롬 공룡 게임을 즉석에서 짜는 장면에서는 초당 1,500토큰을 사용했다. 요청을 다 타이핑하기도 전에 게임이 완성됐다. 요즘 AI 트렌드가 독심술인가보다.

심지어 구글은 에이전트들에게 작동 가능한 운영체제(OS) 하나를 12시간 만에 만들게 했고, 그 위에서 이게 안 되면 안 되는 게임 ‘둠(Doom)’을 돌렸다. 둠을 돌리는 것은 OS 개발자들의 오래된 밈이다. 보통은 냉장고 스크린, 스마트워치 같은 둠을 할 필요 없는 환경에서 돌리는 것이 밈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게 있다. 오늘 소개할 모든 서비스가 이 ‘빠르고 싼’ 모델을 토대로 빌드됐다는 점이다. 검색이든 글래스든 영상 편집이든,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공통된 결과다.

Eighth-Gen TPU 8t and 8i Dual Chip for the Agentic Era

이 속도는 8세대 TPU ‘8t·8i’ 듀얼칩 덕분에 가능했다. 학습용 8t와 추론용 8i를 별도로 설계했고, 전작 대비 두 제품 모두 와트당 성능이 2배 상승했다. 구글의 올해 자본 지출은 약 1,900억 달러, 4년 전의 6배다. 일반 사용자가 직접 만질 일은 없지만, “왜 이렇게 빨라졌지?”의 답이 바로 이 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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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짜 주인공은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

이번 I/O의 간판은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다. 오픈클로나 클로드 코워크처럼 24시간 일하는 개인 AI 에이전트다. 다른 회사가 PC를 끼우기 시작한 뒤 (클라우드 회사라)거기 낄 수 없었던 구글이 오래 고민한 결과물인 것으로 보인다.

제미나이 스파크는 구글 클라우드의 전용 가상머신에서 돌기 때문에, 노트북을 덮거나 -caffeinate 코드를 넣지 않아도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일한다. 피차이가 “이제 노트북 닫아도 됩니다”라고 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나온 이유다.

Gemini Spark Your Always-On Personal AI Agent That Takes Action

조쉬 우드워드 부사장의 데모가 인상적이었다. ‘동네 블록 파티 준비’를 말로 시켰더니, 스파크가 태스크를 알아서 여러 단계로 쪼갰다. 구글 시트에 실시간 RSVP(참석 회신) 트래커를 만들고, 지메일과 연동해 새 회신이 오면 표를 자동으로 갱신했다. 홍보용 슬라이드도 만들고, 드라이브 문서에서 “주민 자치회 규정상 금요일 오후 전엔 설치 불가” 같은 세부 정보까지 끌어왔다. 자기 말투를 학습시킨 ‘고스트라이터’ 스킬을 입혀 본인이 쓴 것 같은 이메일 초안도 뽑았다. 저 계정만 탈취하면 조쉬 우드워드 부사장의 직업도 사라질지 모른다.

누가 쓰면 좋을까? 소규모 창업가와 솔로프레너(1인 기업가)에 잘 맞는 서비스다. 직원 없이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스파크는 사실상 첫 직원이다. 견적 메일 정리, 인보이스 표 만들기, 고객 follow-up, 일정 조율처럼 직접 해야 하는 잡무를 던져둘 수 있다. 음성으로 “이거, 저거, 그거 해줘” 하고 폰을 주머니에 넣어도 알아서 처리한다. 다만 결제나 메일 발송 같은 중요한 일은 마지막에 사용자 승인을 받게 해뒀다. 이것까지 가능했으면 우드워드 부사장의 고용 안전성에 큰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스파크는 이번 주 테스터를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미국 AI 울트라 구독자에게부터 베타로 열린다. 올여름엔 크롬 안에서 직접 웹을 누비는 ‘에이전틱 브라우저’가 되고, 올해 말엔 ‘안드로이드 헤일로’와 손잡는다.

다만 이 속도는 아쉽다. 같은 돈을 내는 타국 사용자들은 늘 2차 출시국이 된다. 이 출시 방식은 AI 출시 방식이 아니라 아이폰 출시 방식인 것을 구글 직원들도 깨달을 때가 되었다.

Android Halo Watch Your AI Agent Work in Real Time

안드로이드 헤일로는 이 에이전트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화면 맨 위 작은 알림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마디로, AI 에이전트가 폰에서 일하고 있다는 티를 내기 위한 장치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작업 맥락을 놓치지 않는 좋은 수단이 된다. 다른 큰 작업을 하며 에이전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폰으로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

Building the Agentic Future Antigravity 2.0 for Developers

개발자라면 ‘안티그래비티 2.0(Antigravity 2.0)’을 눈여겨볼 만하다. 에이전트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리고 관리하는 데스크톱 앱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따로 있다. 클로드(Claude)에서 화제가 됐던 ‘하네스 엔지니어링’ 구조를 구글도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 촘촘한 하네스 덕분에 스파크는 클라우드에서 돌면서도, 마치 내 로컬 컴퓨터에 깃허브(GitHub)에서 받은 스킬을 직접 설치해 쓰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클라우드의 편의와 로컬의 자유도를 한 번에 노린 셈이다. 제미나이 API에는 한 번의 호출로 추론·도구 사용·코드 실행까지 하는 ‘관리형 에이전트’가 들어왔고, 총상금 200만 달러짜리 글로벌 해커톤도 연다. 안티그래비티는 IDE(통합 개발 환경) PC 소프트웨어도 제공하므로 클로드 코워크나 코덱스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타 AI 회사보다 커넥터 연결에 비교적 소극적인 편이라 코워크들만큼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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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색 그 자체가 ‘앱’이 된다

구글의 본진은 역시 검색이다. 그 검색이 25년 만에 가장 크게 바뀐다.

AI Search Era Intelligent Search Box and Information Agents

이제 검색창은 키워드를 입력하는 창이 아니다. 텍스트·이미지·파일·영상·크롬 탭까지 한꺼번에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 구글은 ‘인텔리전트 검색창’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길고 복잡한 질문을 던질수록 검색창이 더 똑똑하게 받아준다. AI 모드 엔진도 제미나이 3.5 플래시로 바뀌어 더 빨라진 상태다.

더 흥미로운 변화는 검색 결과 자체가 하나의 ‘앱’처럼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외부 웹을 끌어오는 것을 넘어, 질문에 맞는 인터랙티브 결과물을 그 자리에서 만든다. 가령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천체물리 개념을 물으면, 검색이 대화형 시각 자료와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직접 만지며 이해하게 해준다.

주말 계획을 물으면 타인에게 공유 가능한 인터랙티브 플래너를 뚝딱 만들어 준다. 덕분에 앞으로 애인에게 “아무 생각 없이 나왔냐”는 핀잔은 좀 덜 들을 수 있겠다. 물론 애인이 더 정밀한 사람이라면 “왜 이거밖에 못 했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만든 플래너는 아이에게도 공유하고 캘린더에 전부 저장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막상 그곳에 가면 다른 걸 하고 싶기 때문에 공유가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AI가 끝내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짚고 넘어갈 그림자도 있다. 검색 결과가 구글 주도의 인터랙티브 웹 콘텐츠로 채워진다는 건, 구글 검색 노출을 먹고사는 마케터들에게는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 클로드나 챗GPT도 인터랙티브 결과물을 띄워주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사 소프트웨어 안에서다. 그런데 구글 검색 결과 자체가 이런 식으로 바뀌면, 검색과 도달(reach)을 목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보 에이전트(Information agent)’도 편리한 변화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백그라운드에서 24시간 웹과 실시간 데이터를 살피다가, 내가 정한 조건에 맞는 변화가 생기면 알려준다. 아직도 기억한다. 아무도 안 읽는 ‘구글 검색어 알림(Google Alerts)’ 메일이 지옥같이 쏟아지던 나날을. 매일 그 알림 속에서 내가 진짜 봐야 하는 메일을 찾아야만 했던 나날을.

정보 에이전트는 더 적절한 순간에 딱 필요한 정보만 주려고 노력하겠지만, 이것 역시 여러 키워드를 등록하면 지옥의 푸시 알림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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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창작자의 시대: 제미나이 옴니·픽스·플로우

이번 I/O는 ‘만드는 사람’을 위한 도구도 잔뜩 풀었다.

Gemini Omni Create Anything from Any Input, Starting with Video

먼저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가 공개됐다. 어떤 입력이든 받아 원하는 결과물로 바꿔주는 모델인데, 우선 동영상부터 시작한다. 직접 찍은 평범한 영상을 올려놓고 “조각상을 비눗방울로 바꿔줘”라고 말하면 그대로 된다. 등장인물의 일관성과 물리적 자연스러움은 알아서 유지된다. 키노트 시연에서 특히 놀라웠던 건, 인물의 정면 모습 한 컷만 줘도 옴니가 그 사람이 걸어가는 전신 동작과 뒷모습까지 추론해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해서 그려내는 수준까지 온 것이다. 이미지·음악·영상을 섞어 던지고 “이 분위기로, 이 카메라 움직임으로, 이 박자에 맞춰” 같은 주문도 소화한다.

누가 쓰면 좋을까? 새 유형의 창작자에게 알맞다. 1인 유튜버, 숏폼 크리에이터, 광고 영상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작은 브랜드. 고가의 장비나 편집 기술 없이 말로 영상을 다듬을 수 있다. 외신들은 특히 “복잡한 개념을 빠르게 영상으로 설명해야 하는”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먼저 자리 잡을 거라고 봤다.

Creative AI Trio Google Pics Stitch and Flow

‘구글 픽스(Google Pics)’는 나노 바나나 기반의 이미지 편집기다. 나노바나나가 이미지 생성 후 끝이라면 픽스는 이미지 속 요소를 객체로 따로 다룬다. 마우스로 특정 물건(이미지에서는 운동화, 타인, 모자 등)만 지우고, 크기를 바꾸고, 텍스트를 넣고, 프롬프트로 번역까지 맡길 수 있다.

누가 쓰면 좋을까? 소상공인과 마케터에게 알맞다. 카페 사장님이 신메뉴 전단지를 만들거나, 작은 쇼핑몰이 상세페이지 배너를 찍어내거나, 마케터가 SNS용 이미지를 빠르게 변형할 때 딱이다. 디자이너를 따로 못 쓰는 곳일수록 체감이 클 것이다.

UI 디자인 도구 ‘스티치(Stitch)’는 한 줄 프롬프트로 웹사이트 화면을 만들어 주는데, 무대에서 든 사례도 “웹사이트 만들 줄 모르는 피자 가게 부부”였다.

음악 도구 ‘플로우 뮤직’은 흥얼거린 피아노 리프를 R&B 데모 트랙으로 바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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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상 곳곳에 스며든 대화형 AI

제미나이 앱 자체도 옷을 갈아입었다.

Next Evolution of Gemini App Neural Expressive Design and Daily Brief

새 디자인 언어 ‘뉴럴 익스프레시브(Neural Expressive)’가 입혀져 애니메이션과 색감, 진동 반응에 생동감을 더했다.

매일 아침 받은편지함·일정·할 일을 정리해 우선순위까지 매겨주는 ‘데일리 브리프(Daily Brief)’도 생겼다.

맥OS용 제미나이 앱도 업데이트돼, 파인더에서 파일 여러 개를 골라놓고 음성으로 “이걸로 이메일 써줘” 하면 알아서 표까지 만들어 초안을 뽑는다.

Conversational AI Expands to Maps YouTube and Docs

지도·유튜브·문서에도 대화형 AI가 들어갔다. ‘지도에 물어보기’는 “아이가 연못에 빠졌는데 30분 뒤 결혼식, 걸어가서 드레스 살 곳?” 같은 정신없는 질문도 받아준다. ‘유튜브에 물어보기’는 영상의 가장 관련 있는 구간으로 바로 점프해주고, ‘닥스 라이브’는 머릿속 생각을 말로 쏟아내면 문서로 정리해준다. 이 기사도 영상에게 ‘한식집 사장님 나온 부분 어디지?’라고 물어봐 가며 작성했다.

다만 여기서 아쉬운 대목. 이 좋은 ‘유튜브에 물어보기’와 ‘닥스 라이브’가 전부 유료 사용자 전용이다. 유튜브에 물어보기는 미국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만, 닥스 라이브는 AI 프로·울트라 구독자만 쓸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두 서비스에 가장 똑똑한 기능을 넣었지만 제미나이 사용자 대다수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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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AI가 알아서 장바구니를 채운다

Agentic Shopping Universal Cart and AP2 Payments

쇼핑도 이제 에이전트의 몫이다. 토대는 600억 개가 넘는 상품을 담은 ‘쇼핑 그래프(Shopping Graph)’이고, 그 위에 세 개의 블록을 올려 쇼핑 경험을 개선했다.

첫 번째 블록은 개방형 표준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이다. 구글은 “UCP가 에이전틱 커머스에서 하는 역할은 HTTP가 웹에서 한 역할과 같다”고 설명했다. 상품 검색부터 결제, 배송 추적까지 서로 다른 시스템과 에이전트가 같은 언어로 매끄럽게 연결된다는 뜻이다. 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세일즈포스·스트라이프(Stripe) 등이 합류해 이 표준을 함께 끌어간다.

두 번째 블록은 결제 프로토콜 ‘AP2(Agent Payments Protocol)’다. “AI가 내가 원하지 않는 걸 멋대로 사버리면 어쩌나”라는 문제를 덜기 위해 적용됐다.

사용자가 브랜드·예산 한도를 정해두면 조건이 맞을 때만 사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기록을 남긴다. 판매자 역시 같은 기록을 볼 수 있다. 블록체인은 아니지만 블록체인과 비슷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환불할 때도 사용자와 판매자가 같은 내역을 보고, 결제 정보와 개인 데이터는 보호된다. AP2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제미나이 스파크부터 적용된다.

세 번째 블록은 ‘유니버설 카트(Universal Cart)’다. 해석하면 ‘아무때나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로 보면 된다. 검색하다가, 제미나이와 대화하다가, 유튜브를 보다가, 심지어 지메일을 읽다가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담은 물건은 카트가 알아서 할인을 찾고, 가격 추이를 알려주고, 품절 상품이 다시 들어오면 알려준다.

조금 더 지능적인 추천도 가능한데, PC 부품을 담았는데 소켓이 안 맞으면 “이거 호환 안 돼요” 하고 대안까지 제안한다. 또한, 구글 월렛과 연동돼 카드별 혜택을 따져 숨은 할인까지 찾아준다.

누가 쓰면 좋을까? 가격 비교에 시간을 많이 쓰는 알뜰 쇼핑족, 그리고 재고 알림을 놓치기 싫은 득템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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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스마트 글래스

하드웨어 쪽 하이라이트는 단연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다.

Google Smart Glasses Unveiled With Gentle Monster and Warby Parker Designs

그동안 콘셉트 영상으로만 보이던 글래스가 실제 디자인으로 처음 공개됐다. 한국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미국 와비파커가 삼성과 함께 디자인한 두 모델을 선보였다.

무대 라이브 데모에서는 시연자가 안경을 쓴 채 “지난주 친구 만난 곳으로 안내해줘”라고 말하자 길 안내가 시작됐고, 도어대시로 콜드브루를 자동 주문하고, 음소거한 문자를 요약해 캘린더에 약속을 넣고, 관객 셀카를 나노 바나나로 만화처럼 바꿔 손목시계로 미리보기까지 보냈다. “날씨 알려줘” 같은 하나마나한 명령이 아니라, 여러 명령을 맥락에 맞게 나눠 수행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누가 쓰면 좋을까? 모든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특히 ‘제니 안경’을 닮은 젠틀몬스터 안경은 힙한 젊은이에게도 적절할 것이다. 패션 아이템으로도 충분하고, 핸즈프리로 번역·길안내·촬영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도 젊은 세대와 잘 맞다. 문제는 가격이 젊은 세대와 안 맞다는 것이다.

구글 발표 상으로는 두 안경 회사의 오디오 글래스가 올가을 먼저 나온다. 인 렌즈 디스플레이 글래스는 연말 즈음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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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과학과 신뢰: 안 보이는 곳의 진짜 변화

Co-Scientist Multi-Agent AI Research Partner Published in Nature

연구자를 돕는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는 같은 날 네이처에 논문이 실렸다. 역할이 다른 여러 AI 에이전트가 한 팀처럼 가설을 세우고 토론하며 다듬는다. 스탠퍼드대 간 섬유화 연구에서 실제로 흉터 반응을 91%까지 막는 약물 후보를 찾아냈다. 개별 연구자용 도구를 모은 ‘제미나이 포 사이언스’도 함께 나왔다.

Identifying AI-Generated Media SynthID and C2PA Expand Across Google

AI가 만든 콘텐츠를 식별하는 ‘신스ID(SynthID)’는 검색·크롬·픽셀로 확대된다. 카카오가 오픈AI·일레븐랩스와 함께 신스ID를 도입하는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픈AI·카카오 등이 만든 AI 콘텐츠에는 보이지 않는 표식이 붙는다. 그 덕분에 구글 제미나이·검색·크롬에서 해당 콘텐츠가 AI로 만들어졌는지 진위를 가려내기가 한결 쉬워진다.

Project Genie Expands Build Worlds from Real Street View Locations

‘프로젝트 지니’는 실시간으로 3D 게임 같은 세계를 만들어 주는 모델인데, 이제 스트리트 뷰의 실제 장소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금문교를 바다 속 세계로 바꿔 스쿠버 다이빙을 하거나(구글은 키노트에 금문교가 등장하지 않으면 망하는 징크스가 있나 보다 매번 나온다), 텍사스의 거리를 1920년대 흑백 서부극으로 탐험할 수 있다. 한국 포함 전 세계 AI 울트라 구독자가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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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안드로이드의 소소하지만 알찬 변화

Pause Point Take Back Your Time From Distracting Apps

‘포즈 포인트(Pause Point)’같이 알차고 속터지는 서비스도 나왔다. 자기도 모르게 끝없이 화면을 내리는 ‘둠스크롤링(doom scrolling)’을 막는 기능이다. 무심코 SNS 앱을 열면 10초간 멈춤이 들어가 “내가 뭘 하려고 했지?”를 묻는다. 끄려면 휴대전화를 재시작해야 한다. 충동적으로 기능을 꺼버리지 못하게 한 장치인데, 침대에 누워 30분씩 의미 없이 피드를 내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다만 그러고 싶어서 폰을 켜는 사람도 많다는 걸 구글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Android 17 Creator Features Screen Reactions and AI Edits

안드로이드 17은 크리에이터 기능을 챙겼다. 폰 화면과 내 얼굴을 동시에 녹화하는 ‘스크린 리액션’, 온디바이스 AI로 해상도를 올리고 소음을 분리하는 ‘에디츠’ 앱, 그리고 안드로이드용 어도비 프리미어 앱도 올여름 나온다.

New Android Updates Quick Share Meets AirDrop

가장 실용적인 소식은 따로 있다. 안드로이드 ‘퀵 쉐어’가 드디어 애플 ‘에어드랍’과 호환된다. 에어드랍 안 돼서 핍박받은 눈물의 시절이 끝이 났다.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비밀번호·사진·앱·홈 화면 배치까지 무선으로 옮기는 기능도 생겼다.

Bringing Chrome AI to Android Gemini in Chrome and Auto Browse

안드로이드 크롬에는 ‘제미나이 인 크롬’과 ‘자동 조작(오토 브라우즈)’이 6월 말 미국부터 들어온다. 페이지를 요약하고, 주차를 예약하고, 반려견 사료를 다시 주문하는 일을 대신 해준다. 누워서 폰만 보고 있으면 노잼인 영상은 넘겨주는 둠스크롤링도 대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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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래서 얼마? AI 울트라 구독

Google AI Subscriptions New $100 AI Ultra Plan

이 모든 기능의 상당수는 결국 구독 안에 있다. 구글은 월 100달러짜리 신규 AI 울트라 플랜을 내놨고, 기존 250달러 플랜은 200달러로 내렸다. 한도 정책도 ‘하루 몇 번’ 대신 실제 연산량을 따지는 ‘컴퓨팅 사용량’ 방식으로 바뀐다. 단순 질문은 적게, 영상 생성이나 코딩은 많이 소모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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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026] 구글, 월 100달러 ‘신규 AI 울트라’ 플랜 출시… 기존 250달러 플랜은 200달러로 인하

총평: 구글의 한계까지 끌어낸 서비스

모델(제미나이 3.5 플래시), 에이전트(스파크), 검색, 쇼핑, 창작(옴니·픽스·플로우), 글래스, 과학, 안드로이드까지 구글이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넣어 성능을 최대한 올린 티가 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첫째, 여전히 구글은 ‘가두리’를 못 버리고 있다. 데일리 브리프도, 스파크도, 유니버설 카트도 진가를 보려면 지메일·구글 캘린더·드라이브를 연동해야 한다. 구글 생태계 안에 사는 사람에겐 천국이지만, 회사 메일은 아웃룩, 개인 메일은 네이버를 쓰는 한국 사용자도 많다. “다른 메일도 이렇게 쉽게 연동됩니다” 같은 카드를 같이 들고 나왔으면 어떨까.

둘째, 서비스가 너무 많다. 옴니, 픽스, 스티치, 플로우, 플로우 뮤직, 스파크, 데일리 브리프, 정보 에이전트, 유니버설 카트, 지도에 물어보기, 유튜브에 물어보기, 닥스 라이브 이거 전부 타이핑하느라 손목 나간다.

기능이 너무 많아 어디서 어떤 AI를 쓸 수 있는지 묻는 에이전트도 나와야 할 수준이다. 물론 AI 매터스를 꾸준히 본다면 전부 알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구글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