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칩을 공급하기로 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5월 26일 두 회사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주력이던 퀄컴이 AI 인프라 시장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넓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거래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퀄컴의 주문형 반도체(ASIC) 수백만 개를 사들일 예정이다. 이 칩은 바이트댄스가 밀고 있는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를 떠받치는 데 쓰인다. 중국 빅테크인 바이트댄스는 퀄컴이 새로 내놓은 AI 전용 ASIC의 첫 대형 고객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계약 소식이 전해진 뒤 퀄컴 주가는 5%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ASIC은 특정 작업에 최적화해 설계한 맞춤형 칩이다.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전력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아, 학습이 끝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대량으로 돌리는 추론(인퍼런스) 단계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구글의 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인퍼런시아,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가 모두 같은 흐름에서 나온 자체 가속기다. 빅테크들이 엔비디아(NVIDIA) GPU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맞춤형 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퀄컴에 데이터센터 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클라우드 AI 100’ 가속기로 서버 시장을 두드린 경험이 있고, 이번 바이트댄스 계약은 그 야심을 대규모 실거래로 입증하는 첫 사례에 가깝다. 그동안 빅테크의 맞춤형 ASIC 설계는 브로드컴과 마벨이 사실상 양분해 왔는데, 여기에 모바일 칩 강자 퀄컴이 가세하면서 경쟁의 폭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기업이라는 점도 거래의 배경으로 읽힌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 빅테크는 엔비디아의 최상위 AI 칩을 자유롭게 들이기 어려운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성능과 공급이 안정적인 대안 가속기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퀄컴에 기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AI 추론용 칩 수요가 GPU 일변도에서 ASIC으로 다변화되면, 여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의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GPU뿐 아니라 다양한 AI 가속기 진영에 메모리를 공급할 길이 넓어지는 셈이어서,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흐름이다. 다만 실제 양산·공급 일정과 성능 검증, 그리고 미·중 사이의 규제 변수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블룸버그(Bloombe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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