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내 대화를 엿듣고 광고를 띄운다는 오랜 의심이, 사실은 ‘AI 마케팅 사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콕스미디어그룹(Cox Media Group) 등 3개 회사가 ‘액티브 리스닝(Active Listening)’이라는 서비스를 거짓으로 광고한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 보도는 5월 25일자 더버지(The Verge) 등을 통해 다시 조명됐다.
합의에 따라 콕스미디어그룹의 모회사 CMG미디어와 마인드시프트(MindSift), 1010디지털웍스(1010 Digital Works) 등 3곳은 모두 93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 콕스미디어그룹이 88만 달러, 나머지 두 곳이 각각 2만 5000달러씩이다. 콕스미디어그룹은 미국의 대형 지역 방송·미디어 기업으로, 이번 건은 광고 영업 자회사 차원의 마케팅이 문제가 된 사례다.
문제가 된 액티브 리스닝은 스마트폰·TV·스피커 같은 기기의 마이크로 소비자의 실제 대화를 포착·분석해, 특정 지역의 사람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고 홍보됐다. 마케팅 자료에는 ‘검색 기록을 넘어 두 소비자 사이의 모든 일상 대화까지 잡아낸다’는 문구까지 등장했다. ‘내 폰이 나를 도청한다’는 대중의 막연한 불안을 정확히 파고든 영업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FTC 조사 결과 이 서비스는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지도, AI로 대화를 감시하지도 않았다.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정확히 배치하지도 못했다. 실체는 사들인 소비자 이메일 명단을 재판매하는 사업에 가까웠다. AI라는 포장이 실제 기술이 아니라 영업 문구에 그쳤던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사건은 ‘스마트폰 도청 광고’라는 오랜 도시 괴담이 적어도 이 서비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 확인해 줬다.
이번 합의로 세 회사는 음성 데이터 수집과 소비자 동의, 지역 타깃팅 능력에 대해 앞으로 허위·과장 표현을 하지 못하게 됐다. 합의안은 연방관보 게재 뒤 30일간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제재는 ‘AI’라는 단어를 실제 성능 검증 없이 마케팅 도구로 쓰는 이른바 ‘AI 워싱(AI washing)’에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건 사례로 읽힌다. 생성형 AI 붐을 타고 너도나도 ‘AI 기반’을 내세우는 가운데, 과장 표현에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국내 광고·마케팅 업계도 제품·서비스의 AI 표기를 어디까지 입증할 수 있는지 점검해 둘 만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첨단 AI’라는 홍보 문구를 액면 그대로 믿기보다, 실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기술인지 따져 볼 필요가 커지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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