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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이 터졌는데 세계 무역은 더 커졌다, 진짜 주인공은 ‘AI 부품’이었다

AI-related goods lead global trade growth
이미지 출처: https://ideogram.ai/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 세계 무역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예측이 2025년 내내 쏟아졌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가 2026년 3월 19일 발표한 ‘지정학과 세계 무역의 기하학: 2026년 업데이트(Geopolitics and the geometry of global trade: 2026 update)’ 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5년 세계 상품 무역은 6.5% 성장했고 그 성장의 약 3분의 1이 인공지능(AI) 관련 품목 한 곳에서 나왔다. 여기서 AI 관련 품목이란 반도체, 그래픽카드, 서버, 라우터처럼 AI를 개발하고 돌리는 데 쓰이는 하드웨어를 말한다. 자동차나 에너지 같은 전통 산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치는 동안,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부품이 세계 무역의 성장 엔진으로 떠오른 셈이다.

AI 관련 품목 37% 성장, 전 산업 1위로 세계 무역 견인

2025년 세계 무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품목은 AI 관련 하드웨어였고, 연 성장률은 약 37%로 모든 산업 중 1위였다. 세계 무역 전체 성장률이 6.5%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6배 속도로 달린 것이다. 맥킨지의 티아고 데베사(Tiago Devesa), 정민 성(Jeongmin Seong), 올리비아 화이트(Olivia White), 닉 렁(Nick Leung)을 비롯한 공동 저자들은 의료기기, 전자제품, 의약품도 세계 평균을 웃돈 반면, 에너지 무역은 감소하고 자동차 무역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수치만 보면 ‘AI가 1등’이라는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핵심은 격차의 방향이다. 기술 집약적인 소수 산업이 무역 성장을 거의 독식하고, 오랫동안 무역의 기둥이었던 산업은 동력을 잃었다. 무역이 성장한 게 아니라 ‘무역의 무게중심이 통째로 옮겨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림1.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 제조 상품의 무역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자료: McKinsey Global Institute)

그림1.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 제조 상품의 무역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자료: McKinsey Global Institute)



미국 AI 품목 무역 66% 급증, 데이터센터 붐이 끌어올린 2200억 달러

지역별로 보면 AI 부품 무역의 폭발은 데이터센터를 누가 많이 짓느냐에 따라 갈렸다. 미국의 AI 관련 품목 무역은 2025년 약 66% 늘어 금액으로 약 2200억 달러가 증가했다. 미국이 그해 전 세계 신규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절반을 혼자 추가하면서 세계 최대 수요처가 됐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돌리기 위해 수만 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모아 둔 거대한 전산 창고를 말하는데, 이걸 한 채 지을 때마다 첨단 칩, 서버, 네트워크 장비가 컨테이너 단위로 움직인다.

같은 기간 중국의 AI 관련 품목 무역은 16% 증가, 금액으로는 약 850억 달러에 그쳤다. 중국이 데이터센터를 두 번째로 많이 지었는데도 성장률이 미국의 4분의 1 수준에 머문 이유는 수출 통제 때문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이 첨단 칩과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은 2025년 대부분을 국내 공급에 의존해야 했다. 유럽연합(EU)의 AI 관련 품목 무역은 22% 늘었지만 워낙 낮은 기반에서 출발해 미국·중국과는 체급이 달랐다. 미국 한 나라만 놓고 보면, AI 관련 품목 수입이 2025년 한 해에만 약 1800억 달러 증가했다.

AI 부품 공급망의 핵심에 선 대만·한국·동남아

AI 부품 무역이 폭증한 메커니즘은 ‘데이터센터 한 채를 짓는 데 필요한 부품 목록’을 따라가면 한눈에 보인다.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지으려면 막대한 양의 반도체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한데, 이 부품들은 대만, 한국, 그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일부를 관통하는 촘촘하게 연결된 공급망에서 나온다. 미국이 수입한 AI 부품에는 대만산 첨단 로직 칩, 동남아산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포함됐다.

여기서 한국과 대만의 위치가 결정적이다. 미국이 중국산 스마트폰과 노트북 수입을 인도·베트남·태국으로 돌렸을 때도,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은 여전히 대만의 프로세서와 한국의 메모리 칩에서 왔다. 완성품 조립 공장은 옮겨갈 수 있어도, 두뇌에 해당하는 칩은 쉽게 갈아치울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만은 칩 수요 급증으로, 동남아는 중국을 대체한 전자제품 조립으로 미국과의 무역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센터를 돌리려면 칩뿐 아니라 발전용 가스터빈, 냉방용 공조 설비, 광케이블까지 따라붙기 때문에, 이 수요는 한동안 식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에너지는 뒷걸음, 유럽은 ‘이중 압박’에 갇혔다

AI가 끌어올린 무역의 그늘에서는 전통 산업이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에너지 무역은 물량은 유지됐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액 기준으로 감소했고, 자동차 무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특히 유럽연합은 보고서가 ‘이중 압박(double squeeze)’이라고 부른 상황에 갇혔다. 한쪽에서는 값싼 중국산 전기차와 제품이 밀려들어 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의 높은 관세가 수출길을 막은 것이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독일이다. 반세기 넘게 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던 독일이 2025년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한 차보다 중국에서 수입한 차가 더 많아졌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80만 대를 넘겨 2024년보다 약 50% 늘었고, 연말에는 중국에서 조립된 전기차가 EU 전기차 판매의 약 15%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 시장이 막히자 완성품 대신 부품과 장비를 전 세계 공장에 파는 ‘공장들의 공장(factory to the factories)’으로 변신하며 중간재 수출을 9% 늘렸다.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사람과 반도체 장비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같은 해를 전혀 다르게 기억하게 된 한 해였다.

한국에 주는 함의, 수혜의 크기만큼 커지는 의존의 무게

이번 보고서는 한국 산업에 양면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진다. AI 데이터센터 붐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칩 공급망에서 한국이 중심에 서 있는 만큼, 무역 구조의 무게중심이 AI로 옮겨가는 흐름은 당분간 한국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데이터센터를 지을수록 한국산 메모리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성장이 지정학적으로 정렬된 경제권 사이에서 주로 일어났다는 점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무역이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대중국 수출과 기술 협력에서 받는 제약은 이미 현실이 됐고, 보고서가 지적한 수출 통제와 핵심광물 통제의 줄다리기는 2026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 AI라는 한 줄기 성장 엔진에 수출이 집중될수록, 그 엔진의 속도가 꺾이거나 공급망 규칙이 바뀔 때 받는 충격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 둘 만하다. 보고서가 강조한 ‘장기 구조 변화에 올라타되 단기 충격에 민첩하게 대응하라’는 조언은 기업뿐 아니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전체에도 유효하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AI 관련 품목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가요?

AI를 개발하고 작동시키는 데 쓰이는 하드웨어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그래픽카드, 서버, 라우터 등이 포함되며, 이 부품들은 AI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필요한 냉방 설비나 발전 장비까지 넓게 보기도 하지만, 맥킨지 보고서에서는 데이터 처리 장비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고 설명합니다.

Q. 관세 전쟁이 심했는데 어떻게 세계 무역이 늘었나요?

2025년 미국 관세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지만, 세계 무역은 줄지 않고 세계 경제 성장 속도에 맞춰 늘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에 물건을 미리 사들인 ‘선구매’ 효과와, 관세와 무관하게 폭증한 AI 부품 수요가 무역을 떠받쳤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은 약 30% 줄었지만, 그 빈자리를 동남아·인도 등 다른 나라가 상당 부분 메웠습니다.

Q. 이 변화가 한국 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칩 공급망에서 한국이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 신규 데이터센터의 절반가량을 지으면서 한국산 메모리와 부품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다만 무역이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수출 통제가 이어지는 흐름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기회인 동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McKinsey & Company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Geopolitics and the geometry of global trade: 2026 update (McKinsey Global Institute, 2026년 3월 19일) / AI-related goods lead global trade growth (Week in Charts, 2026년 5월 13일, 원문 링크)
이미지 출처: AI 생성 콘텐츠, McKinsey Global Institute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