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에서 영감을 받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신생 기업 ‘플러리시(Flourish)’가 초기 펀딩에서 5억 달러(약 7,790억 원)를 유치했다. 6월 5일 주간 크런치베이스 집계에서 가장 눈길을 끈 라운드 중 하나다. 투자자 명단에는 제프 베이조스, 룩스 캐피털, 구글 벤처스(GV)가 이름을 올렸다. 검증된 매출도, 출시 제품도 아직 없는 극초기 단계의 회사가 단번에 거액을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화제가 됐다.
플러리시는 현재 주류인 트랜스포머 기반 거대언어모델(LLM)과는 다른 길을 모색한다. 인간 두뇌의 작동 방식에서 착안한 새로운 아키텍처로, 더 적은 데이터와 에너지로 학습하고 추론하는 효율적 AI를 목표로 한다.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쏟아붓는 현행 스케일링 경쟁의 한계를 우회하려는 시도다. 뇌가 적은 에너지로 복잡한 판단을 해내는 방식을 모방하면, 데이터센터 전력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더 크게’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로 방향을 틀겠다는 접근이다.
초기 단계 회사가 5억 달러를 한 번에 끌어모았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AI 투자 시장의 과열을 보여준다. 같은 주 가장 큰 라운드는 지출관리 플랫폼 램프(Ramp)의 7억 5,000만 달러(약 1조 1,700억 원)였고, 그 뒤를 AI·우주항공 분야의 5억 달러 라운드 세 건이 이었다. 개발자·AI 앱 빌더용 오픈소스 플랫폼 수파베이스도 5억 달러를 유치해 105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한 주에만 메가라운드가 줄을 이었다.
거시 지표는 더 극적이다. 5월 한 달 글로벌 스타트업 펀딩은 920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 월간 기록을 세웠고, 2026년 1분기에는 3,000억 달러에 달했다. 그중 약 80%가 AI 분야로 흘러 들어갔다. 자금이 ‘AI’라는 한 단어로 쏠리는 현상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다른 산업이 투자 한파를 겪는 동안에도 AI만은 예외라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조스와 GV 같은 거물이 트랜스포머 대신 ‘뇌 모방’ 아키텍처에 베팅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현재의 LLM 패러다임이 비용·에너지 측면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가장 부유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차세대 AI의 방향을 둘러싼 베팅이 모델 경쟁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과 스타트업에도 효율 중심의 차세대 아키텍처가 거대 모델 경쟁의 틈을 파고드는 새로운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자세한 내용은 크런치베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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