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으로 검색하고 이메일까지 쓰는 사람들이 정작 옷과 화장품을 살 때는 AI에게 등을 돌렸다. 패션 전문 매체 보그 비즈니스(Vogue Business)가 2026년 3~4월 영국·미국·유럽의 독자 251명을 설문해 발표한 ‘AI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상에서 AI 챗봇을 항상 또는 자주 쓴다는 사람은 43%였지만 패션과 뷰티 쇼핑에 AI를 써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람은 54%에 달했다. AI 소비자 인식 조사란 패션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AI를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사용 빈도, 신뢰도, 데이터 공유 의향까지 정량적으로 측정한 조사를 말한다. 같은 사람이 도구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AI를 쇼핑에 끌어들이려는 모든 브랜드에게 중요한 신호다.
일상은 AI, 쇼핑은 거부하는 두 얼굴의 소비자
보그 비즈니스 조사에서 소비자는 일상 속 AI와 쇼핑 속 AI를 완전히 다르게 대했다. 챗GPT(ChatGPT),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같은 AI 챗봇을 항상 또는 정기적으로 쓴다는 응답이 43%, 가끔 쓴다가 26%로, 전체의 약 3분의 2가 어떤 식으로든 AI를 일상에 들였다. 그러나 옷이나 화장품을 살 때 AI 챗봇을 항상 쓴다는 응답은 단 2%에 그쳤고, 자주 쓴다도 12%뿐이었다. 절반이 넘는 54%는 쇼핑 목적으로는 AI를 아예 써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림1. 패션·뷰티 쇼핑 시 AI 챗봇 사용 빈도 (출처: Vogue Business Survey)
이 격차는 단순한 습관 차이가 아니다. 검색이나 요약처럼 정답이 분명한 일에는 AI를 믿고 맡기지만, 취향과 감각이 개입하는 영역에서는 기계의 판단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막상 쇼핑에 AI를 쓰는 사람들은 챗GPT(63%)를 가장 많이 골랐고, 구글 제미나이(38%),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23%)가 뒤를 이었다. 같은 사람이 정보 검색에는 손이 가지만, ‘이 옷이 나한테 어울릴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손을 멈추는 셈이다.
인플루언서는 27%, AI는 8%, 신뢰가 갈린 결정적 이유
소비자는 AI 챗봇(8%)보다 인플루언서 추천(27%)을 세 배 넘게 신뢰했고, 둘 다 안 믿는다는 응답도 49%나 됐다.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더 믿는 이유는 패션을 본질적으로 인간의 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응답자는 “AI는 제품을 직접 입어볼 수 없다”며, 인플루언서는 “옷이 몸에 걸쳐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열 명 중 일곱 명 넘게 AI 인플루언서는 결코 믿지 않겠다고 답했는데, 인간 추천에 편견이 섞일 수 있다는 건 알지만 그 정도는 알아챌 수 있는 반면 AI는 “더 흐릿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AI가 더 많이 쓰일 때 가장 걱정되는 점을 묻자 응답은 고르게 갈렸다. 창의성 상실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응답이 23%로 가장 많았고, 일자리 대체(19%), 인간적 교류 감소(18%), 데이터와 프라이버시(17%), 럭셔리 특유의 감각 상실(11%)이 뒤따랐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AI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AI가 패션의 미래에 흥미롭고 유망하다는 데 46%가, AI가 패션의 창의성을 도울 도구라는 데 58%가 동의했다. 다만 AI가 만든 이미지나 영상이 사람이 만든 것만큼 가치 있다고 본 응답은 24%에 그쳤고, 럭셔리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AI를 쓰면 그 브랜드를 더 부정적으로 보겠다는 응답이 51%였다. 효율이 오히려 갖고 싶은 마음을 깎아낼 수 있다는 모순이 여기서 드러난다.
카드 정보는 72%가 거부, 신뢰가 막아선 진짜 장벽
조사 전반을 관통한 핵심 장벽은 ‘신뢰’였다. AI 챗봇을 적어도 가끔은 쓴다는 사람이 69%였지만, 패션·뷰티 분야에서 AI의 추천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고 절반이 넘는 55%가 적극적으로 불신을 드러냈다. 신뢰는 데이터 영역에서 더 분명하게 갈렸다. 드레스 사이즈처럼 위험이 낮은 정보는 49%가 공유할 수 있다고 했지만, 카드 정보는 공유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72%, 검색 기록은 46%, 위치 정보는 40%였다. 한 응답자는 “드레스 사이즈가 유출돼도 신경 안 쓴다. 하지만 카드 정보가 새는 건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 불신은 AI가 알아서 쇼핑을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에게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 내 취향과 구매 이력을 다 아는 AI에게 쇼핑을 통째로 맡기겠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AI 비서에 열려 있는 사람조차 정확성, 투명성, 보안을 전제로 깔았고, 무엇보다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 “차라리 내가 통제권을 갖고 싶다. AI가 대신 구매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거나 “너무 쉽고 자동화되면 내 쇼핑 습관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것 같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편리함보다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스타일 영감은 잡지 57%, AI 3%, 결국 발목 잡은 건 실력
소비자가 AI 쇼핑을 멀리하는 진짜 이유는 거부감이 아니라 성능이었다. 정작 사람들이 쇼핑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일은 ‘가진 옷으로 코디 짜기’와 ‘예산 안에서 내 스타일 찾기’인데, 이 문제를 풀어줄 데이드림(Daydream), 도지(Doji), 알타(Alta), 피아(Phia) 같은 AI 스타일링 도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도구가 뭔지 모른다는 응답이 30%, 실제로 쇼핑에 쓴다는 응답은 11%뿐이었다. 가상 피팅 앱을 써본 사람은 6%에 불과했다(써보고 싶다는 응답은 25%).
성능의 한계는 수치로 드러난다. AI가 내 스타일을 항상 맞힌다는 응답은 2%뿐이었고, 가끔 맞힌다가 62%, 아예 못 맞힌다가 21%였다. 한 응답자는 “기계는 무엇이 나에게 영감을 주는지 그 미묘한 결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고, 또 다른 응답자는 “온라인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를 원하는데, AI는 결국 내가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만 넣어준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스타일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잡지(57%), 스트리트 스타일(47%), 인플루언서(35%)가 앞섰고 AI 챗봇은 단 3%에 머물렀다. 취향과 큐레이션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는 신호다.
효율과 욕망 사이, 브랜드가 풀어야 할 숙제
이번 조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소비자가 AI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지금의 AI가 패션이 요구하는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는 데 가깝다. 일상에서는 AI를 능숙하게 쓰면서도 쇼핑에서는 추천 신뢰가 24%에 그친다는 점은, 사용 경험이 쌓일수록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지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응답자들이 매장에서 AI 로봇이 응대하면 쇼핑 경험이 오히려 나빠진다고 답한 비율이 66%였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눈에 보이지 않게 재고 관리나 매장 직원 지원처럼 뒤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AI’가 더 현실적인 길일 수 있다. 다만 개인화가 추천을 반복시켜 새로운 발견을 막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던 만큼, 예측의 정확도만 높이는 방향이 정답인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럭셔리의 오랜 목표가 고객이 예상한 것을 그대로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몰랐던 욕망을 건드리는 데 있다는 점에서, AI를 어떻게 쓰느냐의 답은 아직 열려 있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AI 챗봇으로 옷을 사는 사람이 정말 이렇게 적나요?
네, 보그 비즈니스 조사에 따르면 패션·뷰티 쇼핑에 AI 챗봇을 항상 쓴다는 응답은 2%, 자주 쓴다는 12%에 그쳤습니다. 절반이 넘는 54%는 쇼핑 목적으로 AI를 아예 써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Q. 사람들이 쇼핑할 때 AI를 못 믿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뢰와 성능 문제 때문입니다. AI 추천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4%뿐이고 55%가 불신을 드러냈으며, AI가 내 스타일을 항상 맞힌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습니다. 카드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72%로 데이터 보안 우려가 컸습니다.
Q. 그럼 패션 브랜드는 AI를 아예 쓰지 말아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응답자의 46%는 AI가 패션의 미래에 유망하다고 봤고 58%는 창의성을 돕는 도구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매장에서 AI 로봇 응대를 꺼리는 응답이 66%였던 만큼, 소비자에게 직접 보이지 않는 재고 관리나 직원 지원 같은 영역부터 활용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입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보그(Vogu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You Cannot Trust a Machine”: The AI Consumer Perception Survey (Vogue Business)
관련 시리즈: The Future of AI
이미지 출처: AI 생성 콘텐츠, Vogue Business Survey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