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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남아도는데 데이터센터는 못 켠다, AI 시대 미국이 마주친 황당한 전력 병목

이미지 출처: 챗GPT
이미지 출처: 챗GPT

55조 원짜리 AI 데이터센터가 멈춰 서는 이유는 전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전기는 충분한데, 그 전기를 데이터센터까지 연결하지 못해서다. 기술과 경제 발전을 다루는 매체 웍스인프로그레스(Works in Progress)가 2026년 6월 22일 공개한 분석 기사 ‘미국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못 쓰는 이유(Why American data centers can’t plug in)’는 AI 시대의 진짜 병목이 발전소가 아니라 전력망 연결 대기열에 있다고 짚는다. 전력망 연결 대기열(interconnection queue)이란 새로 지은 발전소나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합류하기 위해 안전성 검토를 받으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절차를 말한다. 이 줄이 막히면 아무리 전기를 많이 만들어도 쓸 수가 없다. AI 투자 붐의 성패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줄에 달려 있다.

40조 원 스타게이트와 전력에 갇힌 AI

오픈AI(OpenAI)와 소프트뱅크(SoftBank)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는 역사상 가장 비싼 건설 프로젝트 중 하나로, 미국 텍사스 애빌린에 들어서는 AI 학습용 컴퓨팅 단지에만 4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조 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 단지 하나가 최대 부하 때 끌어 쓰는 전력은 1.2기가와트로, 미국의 중간 소득 가정 31만 3,000가구가 동시에 쓰는 양과 맞먹는다. 에포크AI(EpochAI)와 한 에너지 연구기관은 2025년의 성장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2030년에는 전 세계 AI 컴퓨팅 전력 수요가 100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이 부족하다는 위기감은 업계 수장들의 입에서 거듭 확인된다.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미래의 모든 데이터센터는 전력에 발목 잡힐 것”이라고 말했고,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전력만 구할 수 있다면 더 큰 AI 학습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은 미국 의회에서 “AI의 풍요는 에너지의 풍요만큼만 가능하다”고 증언했다. AI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싶어도 전기라는 천장이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발전소가 아니라 ‘연결’이 진짜 병목

AI 전력난의 핵심은 발전량 부족이 아니라 전력망 연결 지연이다. 새 발전소나 데이터센터를 전력망에 붙이려면, 전력망 운영자가 이 설비가 들어왔을 때 전기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디를 보강해야 하는지를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이 검토가 심각하게 밀려 있다는 점이다. 2005년만 해도 발전소가 연결을 기다린 기간은 중간값 기준 20개월이 채 안 됐지만, 2023년에는 55개월로 늘었다. 4년 7개월을 줄만 서다가 끝나는 셈이다.

이 지연은 곧바로 가정의 전기 요금으로 돌아온다. 미국 최대 전력망인 PJM은 시카고에서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까지를 아우르는데, 연결 대기열이 가장 느린 곳으로 꼽힌다. PJM의 전력 공급사들이 미래에 쓸 전력을 미리 확보하려고 경매에서 치른 비용은 2024년 22억 달러에서 2025년 147억 달러로 약 7배 뛰었다. 분석에 따르면 줄을 서 있던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중 30%만 제때 연결됐어도 이 경매 비용은 63%나 낮아졌을 것이라고 한다. 발전소는 다 지어졌는데 연결이 안 돼 전기가 비싸지는,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다.

선착순 대기열이 만든 유령 프로젝트 143.5기가와트

미국 전력망 연결 대기열의 가장 큰 결함은 프로젝트의 가치와 무관하게 무조건 먼저 신청한 순서대로 처리하는 선착순(first-come, first-served)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정작 중요한 프로젝트가 덜 중요한 프로젝트 뒤에 몇 년씩 묶인다. 게다가 신청만 해두고 진짜 지을 생각은 없는 투기성 신청, 좋은 자리를 노리고 같은 사업을 여러 곳에 중복으로 넣는 신청이 줄을 더럽힌다. 2000년 이후 접수된 연결 신청의 72%가 결국 철회됐다는 사실이 이 혼잡을 잘 보여준다.

규모도 비현실적이다. 텍사스 전력의 90%를 책임지는 전력망 ERCOT에는 2025년 10월 기준 무려 143.5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연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ERCOT이 기록한 역대 최고 수요인 2024년 8월의 85.9기가와트를 훌쩍 넘는 양이다. 줄에 선 데이터센터를 다 켜면 텍사스 역사상 가장 더웠던 날의 전력 수요보다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한 셈인데, 상당수는 실제로 지어지지 않을 ‘유령 프로젝트’다. 진짜 사업자와 허수가 한 줄에 뒤섞여 있으니, 검토는 더 느려지고 줄은 더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제도는 전기 사용량이 거의 늘지 않던 2005년부터 2023년까지의 평온한 시대에 맞춰 설계됐고, AI가 불러온 폭발적 수요 앞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어업 쿼터에서 찾은 해법, 경매와 커넥트 앤 매니지

기사가 제시하는 첫 번째 해법은 연결 순번을 경매로 파는 것이다. 누구나 일단 줄부터 서고 보는 지금의 구조는 모두가 공유지를 남용하는 ‘공유지의 비극’에 가깝다. 기사는 1970년대 세계 어업에 도입된 거래 가능한 어획 쿼터(fishing quota)를 비교 사례로 든다. 쿼터가 없던 시절에는 누가 더 빨리 잡느냐가 시장 점유율을 갈랐기에, 어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며칠 만에 한 시즌 물량을 쓸어 담았다. 쿼터를 도입하자 더 효율적인 어부가 더 높은 값을 치르고 쿼터를 가져가면서 질서가 잡혔고, 소비자 가격도 내려갔다. 전력망 연결도 마찬가지여서, 빠른 처리를 받는 ‘패스트트랙’ 자리를 경매에 부치면 성사 가능성이 높고 가치가 큰 프로젝트가 먼저 연결될 수 있다.

두 번째 해법은 보강 공사가 끝나기 전이라도 발전소나 데이터센터를 먼저 연결하되, 전력망이 가장 붐비는 몇 시간 동안만 스스로 빠지기로 약속하는 방식이다.

그림1. 1년의 대부분을 놀고 있는 텍사스 전력망 용량, 잠깐의 피크 (출처: Works in Progress / ERCOT 데이터)

그림1. 1년의 대부분을 놀고 있는 텍사스 전력망 용량, 잠깐의 피크 (출처: Works in Progress / ERCOT 데이터)



전력망 보강 공사는 1년에 몇 시간뿐인 최대 부하를 견디도록 설계되는데, 그 공사를 다 기다리느라 멀쩡한 발전소가 몇 년을 놀린다. ERCOT은 이 방식을 ‘커넥트 앤 매니지(connect and manage)’, 즉 일단 연결하고 관리한다는 이름으로 기본값으로 삼았고, 그 덕분에 어느 전력망보다 빠르게 대기열을 처리한다. 한 연구는 새 수요처가 1년에 단 22시간만 전력망에서 빠져 주기로 하면, 미국 대부분 지역에 76기가와트의 새 부하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22시간은 연속이 아니라 한 번에 몇 시간씩 흩어져 있어, 데이터센터는 비상 발전기 대신 배터리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데이터센터 트릴레마, 그리고 우리에게 남는 질문

이 기사가 던지는 마지막 화두는 ‘데이터센터 트릴레마(trilemma)’다. 데이터센터는 크게 짓거나, 빨리 가동하거나, 안정적인 전력망 연결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세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xAI가 멤피스에 세운 데이터센터는 2024년 가동 초기 전력망에서 겨우 8메가와트밖에 끌어 쓰지 못해, 연결 보강을 기다리는 대신 부지에 422메가와트짜리 가스 터빈을 직접 설치해 한동안 전력망 밖에서 돌렸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62%가 이런 자가 발전 같은 오프그리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크고 빠른 데이터센터를 원한다면 ‘유연함’, 즉 피크 때 잠시 빠져 줄 각오가 전제 조건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이 해법들이 곧장 적용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전력망에 연결을 신청한 설비의 87%(용량 기준)는 여전히 느리더라도 전력 공급을 보장받는 기존 방식을 택하는데, 빠른 연결 방식을 고르면 수요가 몰릴 때 대기 대가로 받던 보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와 요금 체계를 함께 바꾸지 않으면 사업자들이 굳이 빠른 길을 택할 이유가 없다. 기사는 전력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전기를 필요한 곳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본다. 없는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보다, 이미 있는 전기를 더 똑똑하게 흘려보내는 쪽이 풀기 쉬운 숙제이기 때문이다. AI 경쟁의 승패가 첨단 반도체뿐 아니라 한 세기 전에 설계된 전력망의 줄서기 규칙에도 달려 있다는 사실은, 기술 혁신의 병목이 늘 우리가 보던 곳에만 있지는 않다는 점을 다시 일깨운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 전기가 충분한데 왜 데이터센터가 전력 부족을 겪나요?
발전량 자체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새로 지은 발전소나 데이터센터를 전력망에 연결하려면 안전성 검토를 거쳐 줄을 서야 하는데, 이 대기열이 심각하게 밀려 있어 전기를 만들고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미국에서는 이 대기 기간이 2005년 20개월 미만에서 2023년 55개월로 늘었습니다.

Q. 전력망 연결 대기열이 길어지면 일반 가정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연결이 늦어지면 저렴한 발전소가 줄에 묶여 전력망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급사들이 비싼 값에 전력을 확보하게 되어 그 비용이 전기 요금으로 전가됩니다. 미국 최대 전력망 PJM의 전력 확보 경매 비용은 2024년 22억 달러에서 2025년 147억 달러로 약 7배 뛰었습니다.

Q.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연결 순번을 경매로 배정해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를 먼저 처리하고, 보강 공사가 끝나기 전이라도 일단 연결한 뒤 전력망이 가장 붐비는 1년에 몇 시간만 스스로 빠지는 ‘커넥트 앤 매니지’ 방식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Works in Progres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Why American data centers can’t plug in (Chris Gillett, Works in Progress, 2026년 6월 22일)
이미지 출처: AI 생성 콘텐츠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