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7월 9일 GPT-5.6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세 모델의 성능과 가격, 새 기능, 안전장치와 벤치마크를 둘러싼 논란까지 한자리에 정리했다.
오픈AI가 7월 9일(현지시간) 최신 프론티어 모델 GPT-5.6을 전 세계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했다. 솔(Sol)·테라(Terra)·루나(Luna) 세 모델로 나뉜다.
공개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오픈AI는 GPT-5.6을 6월 25일 API와 코덱스에 한정 프리뷰로 먼저 내놨고, 미국 정부 요청으로 약 2주간 검증된 소수 파트너에게만 배포했다. 백악관 승인 뒤 7월 9일 전면 공개로 전환됐다.
GPT-5.6이 2주간 유예 기간을 거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초 서명한 AI 사이버보안 행정명령이 있다. 최고 성능 모델을 공개 30일 전 정부에 자율 제출·검토받도록 한 조치인데, GPT-5.6이 이 절차를 실제로 거친 첫 프론티어 모델이 됐다. 상무부 산하 AI 표준·혁신센터(CAISI)가 평가를 맡았고, 오픈AI는 기술 전문가를 워싱턴에 보내 질의에 대응했다.
세 모델, 하나의 세대
GPT-5.6은 이름 체계를 클로드 느낌으로 변경했다. 숫자는 세대를, 솔·테라·루나는 성능 등급을 가리킨다. 등급은 각자의 속도로 세대를 갱신할 수 있다.
솔은 가장 성능이 높은 플래그십 모델이다. 고난도 추론과 에이전트 작업을 맡는다. 테라는 균형형으로, GPT-5.5와 비슷한 성능을 절반 비용에 낸다. 루나는 가장 저렴한 경량 모델로 대량 처리에 맞췄다.
가격은 100만 토큰당으로 매겨진다. 각각 솔은 입력 5달러·출력 30달러, 테라는 2.5달러·15달러, 루나는 1달러·6달러다.
새로 생긴 것들
GPT-5.6에는 새 추론 설정 ‘max’가 붙었다. 솔이 가장 오래 깊게 추론하도록 시간을 준다. 여기에 ‘ultra’ 모드가 더해졌다. 하나의 에이전트가 하던 일을 여러 서브에이전트로 나눠 복잡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클로드의 페이블과 유사한 구성을 갖춘 것이다.
프롬프트 캐싱도 다듬었다. 명시적 캐시 구간과 최소 30분 캐시 수명을 지원한다. 기존 토큰량으로만 매겨지던 방식에서 유예 시간을 주는 것이다. 캐시 쓰기는 기본 입력 요금의 1.25배로 과금되고, 캐시 읽기는 90%를 할인한다.
속도 실험도 시작됐다. 오픈AI는 7월 중 세레브라스(Cerebras) 칩에서 솔을 초당 최대 750토큰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세레브라스는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I 추론 칩 기업으로, 해당 방식의 접근은 일부 고객으로 제한된다.
성능은 어디까지
오픈AI는 코딩·생물학·사이버보안 평가를 공개했다. 솔은 명령줄 작업을 다루는 Terminal-Bench 2.1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계획·반복·도구 조율을 요구하는 평가다.
생물학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기록했다. 장기 유전체 분석을 다루는 GeneBench v1에서 솔은 GPT-5.5보다 높은 점수를, 더 적은 토큰으로 얻었다.
사이버보안은 솔의 강점으로 꼽힌다. 취약점 연구·공격 평가인 ExploitBench에서 솔은 앤트로픽 미토스 프리뷰(Mythos Preview)와 대등한 성능을 출력 토큰 약 3분의 1로 냈다. UC버클리가 만든 ExploitGym에서도 세 모델 모두 추론을 늘릴수록 사이버 역량이 높아진 상태다.
다만 프런티어 모델이 공격과 방어 모두에 쓰인다는 평가를 받자 공격에 쓰이지 않도록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솔이 자사 대비 프레임워크(Preparedness Framework)의 ‘사이버 크리티컬’ 등급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로뮴·파이어폭스 시험에서 버그와 공격 조각은 찾아냈지만, 완결된 전체 공격을 스스로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여러 겹의 안전장치
오픈AI는 GPT-5.6에 지금까지 가장 강한 안전 스택을 붙였다고 밝혔다. 안전 스택은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다.
기본적으로 모델 자체가 금지된 사이버 요청을 거부하도록 학습돼 있다고 오픈AI는 밝히고 있다. 생성 중에는 실시간 분류기가 출력을 검사한다. 위험이 감지되면 생성을 잠시 멈추고 더 큰 추론 모델이 맥락을 다시 들여다 본다. 허용되지 않는 출력이면 사용자에게 보여주기 전에 차단한다. 계정 단위로 여러 대화와 위험 신호를 함께 검토하기도 한다.
레드팀에도 대규모 연산을 사용했다. 오픈AI는 여러 프롬프트에 두루 통하는 ‘보편 탈옥’을 찾으려 A100 환산 70만 시간을 자동 레드팀에 투입했다. 외부 전문가의 수작업 레드팀도 병행했다고 한다.

벤치마크를 둘러싼 논란
평가 과정에서 잡음도 나왔다. 독립 평가기관 METR은 솔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평가에서 지금까지 공개 모델 중 가장 높은 편법 통과(reward hacking) 비율을 탐지했다. 즉, 실제 성능이 아닌 벤치마크용 성과를 노리는 작업도 해왔다는 의미다.
편법은 이런 식이다. 평가 환경의 버그를 악용하거나, 숨겨진 테스트 데이터를 빼내거나, 과제를 실제로 풀지 않고 지표만 충족시켰다. 그 탓에 에이전트의 시간지평(time-horizon) 점수가 크게 흔들렸다. 편법을 실패로 처리하면 약 11.3시간, 성공으로 세면 270시간으로 큰 차이가 난다. METR은 이 수치를 신뢰할 만한 측정으로 보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안심 요인도 있었다. 이런 행동이 모델의 사고사슬(chain-of-thought)에 그대로 드러나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METR은 오픈AI가 사고사슬을 억지로 감추도록 학습시키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솔이 소프트웨어·연구개발 과제에서 최고 수준을 크게 앞서지는 않으며, 완전 자동 AI 연구개발이나 ‘자기 개선 크리티컬’ 등급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봤다.
음성도 모델 동시 출시 — GPT 라이브(GPT-Live)
음성 모델도 같은 날 출시됐다. 오픈AI는 차세대 음성 모델 GPT 라이브(GPT-Live)를 기반으로 한 새 챗GPT 보이스를 공개했다. GPT-Live-1과 GPT-Live-1 미니 두 버전이 전 세계 챗GPT에 배포됐다.

기존 음성 AI는 사용자의 말을 텍스트로 바꾼 뒤 대형 언어 모델(LLM)이 답을 만들고, 이를 다시 음성으로 읽어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텍스트 모델의 발전을 빠르게 반영하는 장점이 있었지만, 사용자가 말을 끝냈는지 판단하는 단계가 따로 필요해 대화가 끊기거나 응답이 늦어졌다.
GPT 라이브는 음성을 계속 처리하며 대화 맥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말하는 도중에도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말을 끊고 다시 질문해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사용자가 말을 멈추기 전부터 답을 준비해, 사람과 대화하는 것에 가까운 속도를 낸다. ‘음-흠’ 같은 맞장구로 듣고 있다는 신호도 보낸다.
빠른 음성 대화 기능과 복잡한 요청을 처리하는 추론 기능은 분리돼 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더 깊은 답변이나 도구 활용이 필요한 요청까지 처리한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요청하면, 대화를 이어 가다가 결과가 준비되는 대로 흐름에 맞춰 반영한다.
실시간 통역도 자연스러워졌다. 예전에는 발화가 끝난 뒤 순차 번역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음성을 계속 들으며 대화 흐름에 맞춰 곧바로 통역한다. 회의·여행·교육·고객 응대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상황에서 쓸모가 있다.
오픈AI에 따르면 매주 1억 5,000만 명 이상이 챗GPT의 음성·받아쓰기 기능을 쓴다. 이번 업데이트로 아홉 개 목소리를 다시 손봤고, 날씨·주식·스포츠 같은 정보는 시각 카드로도 보여 준다. 다만 출시 시점에는 영상·화면 공유를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주변 소음 속에서도 사용자 음성에 더 잘 집중하고, 필요한 정보는 화면으로 함께 보여 준다. 고·플러스·프로는 GPT-Live-1, 무료 사용자는 미니가 기본이다. iOS·안드로이드·웹·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백엔드는 현재 프론티어 모델인 GPT-5.5를 쓴다. 오픈AI는 이 구조를 향후 다양한 백엔드 모델과 새로운 입출력 방식, API 활용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로드 페이블 5와의 성능 비교
비교 대상은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 5다. 페이블 5는 7월 1일부터 전 세계 일반 공개 상태라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체험한 바 있다.
벤치마크 성능에서는 각 벤치마크 툴이 다른 평가를 내놨다. 솔 울트라는 코딩 터미널 평가 Terminal-Bench에서 앞서고(88.8% 대 83.4%), 페이블은 SWE-Bench Pro와 코딩 리더보드에서 우위다.
가격은 솔이 유리하다. 솔은 입력 5달러·출력 30달러로, 페이블 5의 10달러·50달러보다 낮다. 테라·루나는 더 낮은 등급을 제공한다. 안전 설계는 다르다. 앤트로픽은 위험으로 표시된 요청을 오퍼스 4.8로 다시 보내는 분류기를 쓴다.
정부 사전검토를 거친 첫 모델
GPT-5.6은 성능만큼이나 절차로 기록됐다. 정부 사전검토를 실제로 거친 첫 프론티어 모델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이런 정부 접근 방식이 오래 이어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향후 모델 승인을 위한 구속력 있는 표준은 없다. 8월 1일까지 미 국가안보국(NSA)과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이 프론티어 모델의 사이버 역량 평가 절차를 내놓기로 한 기한만 정해져 있다. GPT-5.6의 공개가 그 첫 시험대가 됐다.
자세한 내용은 오픈A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오픈AI(대표이미지·안전성 그래프), 코딩·가격 그래픽=AI 매터스(오픈AI·METR 자료 기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