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에서만 돌던 코딩 에이전트를 물리 버튼·다이얼·조이스틱으로 끌어낸 오픈AI의 첫 하드웨어. 왜 하필 키보드일까.
오픈AI가 첫 하드웨어로 키보드를 출시했다. 당초 알려졌던 AI 스피커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현지 시각 7월 15일 오픈AI가 내놓은 ‘코덱스 마이크로(Codex Micro)’는 AI 코딩 도구 코덱스(Codex)를 손으로 조작하는 230달러(약 34만원)짜리 소형 조작 패드로, 코딩 에이전트를 물리 버튼과 다이얼, 조이스틱으로 다루게 한 것이 핵심이다.
제품은 오픈AI의 하드웨어 브랜드 ‘서플라이 코(Supply Co.)’가 몬트리올 키보드 업체 워크 라우더(Work Louder)와 함께 만든 한정판이다. 즉, 품절되면 더 이상 판매를 하지 않는다. 정식 모델명은 kbd-1.0-codex-micro이고(코덱스 마이크로는 제품명), 오픈AI가 붙인 홍보 문구는 ‘에이전틱 작업의 지휘 본부(command center for agentic work)’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하는 작업을 이 기기 하나에서 띄우고 조종·관리한다는 뜻이다.
손바닥만 한 지휘 본부
코덱스 마이크로는 기본 키보드 옆에 두고 쓰는 손바닥만 한 조작 패드로, 코덱스 전용 단축키 패드 역할을 한다. 기계식 키 13개에 회전식 다이얼과 평면 조이스틱, 터치센서를 탑재했다. 스위치는 소리가 나는 클릭(Clicky)과 조용한 사일런트(Silent) 중에 고를 수 있고, 코덱스 아이콘이 그려진 커스텀 키캡 32개를 함께 제공한다.
조작과 제어는 챗GPT 데스크톱 앱과 워크 라우더 인풋(Work Louder Input) 소프트웨어로 할 수 있다. 키보드지만 자판이 아닌 에이전트 리모컨에 가깝다.
조이스틱·커맨드 키·다이얼 세 가지 조작 방식
코덱스 마이크로가 제공하는 조작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조이스틱을 튕기면 자주 쓰는 코덱스 워크플로가 곧바로 실행된다. PR(코드 변경 요청) 리뷰, 에러 디버깅, 코드 리팩터링 같은 작업이다. 둘째, 커맨드 키에는 자주 쓰는 동작을 지정한다. 제안 수락, 거절, 눌러 말하기(push-to-talk), 새 챗 시작 등이다. 오픈AI는 이를 두고 “덜 전환하고, 더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셋째, 다이얼을 돌리면 그 순간의 추론 수준을 조절한다. 간단한 일은 빠르게 처리하고, 무거운 일은 사고량을 높인다. 여기서 사고량은 곧 AI가 쓰는 시간과 연산량을 뜻한다.
대부분의 작업이 마우스로 메뉴를 찾던 과정을 단축키로 옮긴 것이다.

색으로 말하는 ‘에이전트 키’
코덱스 마이크로의 각 ‘에이전트 키’는 코덱스의 실시간 상태를 RGB 색으로 표시한다. 대기, 생각 중, 실행 중, 응답 대기, 완료를 색으로 구분한다. 채팅 창을 하나하나 열어 보지 않아도 어떤 에이전트가 무엇을 하는지 색만 보고 파악할 수 있다.
에이전트 키는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영하는 개발자에게는 현재 개발 상태를 한눈에 보는 작은 대시보드 역할을 한다. 에이전트가 여러 개로 늘면서 ‘지금 무엇이 돌고 있나’를 확인하는 일 자체가 하나의 업무가 됐는데, 이 과정을 빠르게 단축시킨다.

스펙 한눈에
| 연결 | 블루투스 / USB-C |
| 호환 | 맥 / 윈도우 |
| 조명 | RGB |
| 재질·마감 | CNC 폴리카보네이트+알루미늄, 샌드블라스트 아노다이즈 바닥, PBT·PC 키캡, 고무 조이스틱 캡, POM/POK 스위치 |
| 입력부 | 기계식 스위치 13 · 터치센서 1 · 로터리 엔코더(다이얼) 1 · 평면 조이스틱 1 |
| 스위치 | 클릭 / 사일런트(저프로파일 POM/POK, 작동력 40±10gf, 눌림 2.8±0.25mm, 내구성 5,000만 타) |
| 키셋 | 커스텀 아이콘 32 + 단색 캡 11 |
| 소프트웨어 | ChatGPT Codex · Work Louder Input |
| 구성품 | 크리에이터 마이크로 본체, USB-C to USB-C 케이블, 코덱스 아이콘 키셋(30×1U, 1×2U) |
| 가격 | 230달러(약 34만원), 한정판 |
베이스는 워크 라우더의 기존 제품 크리에이터 마이크로 2(Creator Micro 2) 섀시다. 완전히 새로 설계한 기기가 아니라, 검증된 매크로 패드에 코덱스용 소프트웨어와 아이콘을 적용한 협업 제품이다.
왜 하필 키보드인가
개발자용 물리 기기를 낸 배경에는 코덱스를 반복해서 쓰는 층이 두껍다는 판단이 있다. 코덱스와 챗GPT 워크(ChatGPT Work)의 활성 사용자는 최근 700만 명을 돌파했다.
자연어로 지시하면 여러 에이전트가 대신 코드를 쓰는 ‘바이브 코딩’이 대세가 되면서, 화면 안 내부 클릭의 빠른 처리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오픈AI의 하드웨어 야심, 그리고 소송
오픈AI는 이 키보드를 대량 판매용이 아니라 한정 협업(limited-run)이라고 밝혔다. 실용품이라기보다 하드웨어 시장 진입을 알리는 상징적 제품이다.
오픈AI는 전 애플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Jony Ive)와 소비자용 AI 기기도 따로 개발하고 있는데, 화면 없는 이동형 AI 스피커로 전해진다. 이번 키보드와는 무관한 별개 프로젝트다.
다만 해당 제품은 출시에 난항이 예상된다. 애플은 7월 10일 오픈AI가 영업비밀을 훔쳤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안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키보드를 출시하며 오픈AI는 하드웨어도 제공 가능한 기업이 되었다. 물론 실용성보다 상징성이 앞서는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34만원짜리 키보드로 오픈AI는 처음으로 손에 잡히는 물건을 내놓았다. 한정판이라 아무나 살 수 없고, 실용성보다 상징이 앞선다.
자세한 내용은 오픈AI 서플라이 코(Supply C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오픈AI
영상 출처: 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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