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 삼성전자는 현지시간 11일, 기존 스마트워치나 이어버드를 넘어 귀걸이, 목걸이, 반지 같은 액세서리 형태의 AI 기기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보도에 따르면, 삼성 모바일 익스피리언스 부문 최원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터뷰에서 “AI 덕분에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빠르게 소통하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들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 COO는 삼성이 개발을 검토 중인 새로운 기기 형태로 “목에 걸거나 귀에 매달거나 손가락에 끼는 것들”을 언급했다. 그는 “웨어러블이어야 한다. 들고 다니거나 휴대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며 “안경, 귀걸이, 시계, 반지, 때로는 목걸이 같은 착용 가능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와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 같은 AI 서비스는 단순한 텍스트 명령을 넘어 복잡한 작업도 잘 처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술 기업들은 화면 터치나 스와이프가 주된 조작 방식인 스마트폰보다 수동 입력이 적은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 안경 분야에서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Meta)는 2023년부터 200만 개가 팔린 AI 기반 레이밴(Ray-Ban) 스마트 안경을 성공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레이밴 모회사인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 지분까지 인수해 AI 웨어러블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삼성과 구글, 스냅(Snap)도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고, 오픈AI는 전 애플(Apple)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와 함께 내년 출시 예정인 새로운 AI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CNN이 삼성의 스마트 주얼리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묻자, 최 COO는 “모든 종류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안경, 귀걸이, 목걸이, 시계, 반지 같은 것들”을 예로 들었다. 다만 이런 가능성들이 모두 실제 제품으로 나올 것은 아니다. 삼성을 비롯한 기술 기업들은 프로토타입 개발과 내부 기술 검토를 일상적으로 진행하지만, 모든 아이디어가 시장에 출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스타트업들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기기 개발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애플 출신 인력들이 만든 휴메인 AI 핀(Humane AI Pin)은 높은 가격과 잦은 오류로 외면받았고, 회사는 지난 2월 제품을 중단한 뒤 일부 사업을 HP에 매각했다. 래빗 R1(Rabbit R1)도 작년 출시 당시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고, 프렌드(Friend)의 AI 목걸이는 출시가 올해 3분기로 연기됐다.
삼성은 이런 실패 사례들과 다른 접근법을 택할 계획이다. 최 COO는 삼성의 AI 웨어러블이 독립형 제품이 아닌 스마트폰의 보조 기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방식과 유사하다는 뜻이다. 삼성은 우선 스마트 안경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최 COO는 “안경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외모 변화를 우려해 안경 착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래서 다른 형태의 기기들도 함께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CNN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