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가 자사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생성형 인공지능(GenAI)을 활용한 시각 효과를 최초로 화면에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할리우드 전반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AI 기술을 실제 콘텐츠 제작에 도입한 것이다. 로이터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를 “창작자들이 더 나은 영화와 시리즈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놀라운 기회”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제작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창작 활동 자체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사란도스는 아르헨티나 공상과학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El Eternauta)’를 예로 들었다. 제작진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구현하려 했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제작 예산을 초과하는 비용이 들 상황이었다. 이에 넷플릭스 내 제작 혁신 그룹인 아이라인 스튜디오(Eyeline Studios)와 협력해 AI를 활용한 시각 효과를 완성했다. “기존 시각 효과 도구와 작업 방식으로 했다면 10배 더 오래 걸렸을 것”이라며 “해당 예산 규모의 프로그램으로는 아예 불가능한 비용이었다”고 사란도스는 설명했다. 이번 장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나 영화에서 생성형 AI로 제작된 최종 영상이 화면에 등장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AI는 2023년 할리우드 노동 분쟁 이후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당시 파업을 통해 AI 기술 사용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그렉 피터스(Greg Peters) 공동 최고경영자는 생성형 AI를 사용자 경험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청자가 음성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을 예로 들었다. “80년대 다크 심리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 결과를 보여주는 것처럼,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광고 분야도 생성형 AI의 또 다른 활용 기회가 될 것이라고 피터스는 덧붙였다. 브랜드와 마케터들이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지점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발표는 넷플릭스가 AI 기술을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창작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할리우드 전반의 AI에 대한 우려와 달리, 넷플릭스는 기술을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창작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로이터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