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내 일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인 10명 중 4명이 집이나 직장에서 AI를 쓰고 있을 정도로 AI 사용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는 개인용 컴퓨터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도 빠른 속도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연구진은 실제 직장인들이 AI를 어떻게 쓰는지 대규모로 조사를 진행했다. 기존 연구들이 전문가들의 예측에만 의존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실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동안 미국 직장인들이 마이크로소프트 빙 코파일럿(Bing Copilot)과 나눈 대화 20만 건을 분석했다. 모든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되고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됐다.
연구진은 미국 노동부의 O*NET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직업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분석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미국의 모든 직업을 332개의 중간 업무 활동(IWA)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났다.
사람들이 AI에게 가장 많이 시키는 일은 ‘자료 찾기’와 ‘글쓰기’
조사 결과, 직장인들이 AI에게 가장 많이 부탁하는 일은 정보를 찾아달라는 것과 글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또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자료 찾기와 글쓰기 분야에서는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실제로 일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는 비율도 높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사람들이 AI에게 부탁하는 일과 AI가 실제로 하는 일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사용자 목표’와 ‘AI 행동’으로 구분해서 분석했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컴퓨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사용자의 목표는 ‘사무기기 조작’이지만 AI는 ‘기술 지원 제공’을 한다. 또 다른 예로 “특정 주제에 대한 자료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사용자의 목표는 ‘정보 수집'(기자나 연구원이 하는 일)이지만 AI는 ‘정보 제공'(사서나 고객상담원이 하는 일)을 한다.
실제로 대화 10건 중 4건에서 사람이 하려는 일과 AI가 실제로 하는 일이 아예 달랐다. 또한 대화 10건 중 9.6건에서는 사람과 AI가 서로 완전히 다른 종류의 업무를 했다. AI는 주로 ‘코치’, ‘조언자’, ‘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사람의 업무를 도와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용자들이 AI를 검색엔진 대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결국 AI는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지금까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업무 동반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AI 영향을 많이 받을 직업? 번역가가 1위, 역사학자가 2위
직업별로 AI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점수로 매긴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1위는 번역가와 통역사로 0.49점을 받았고, 2위는 역사학자로 0.48점을 받았다. 이들 직업은 AI가 업무의 거의 절반 정도를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40개 직업을 보면 승무원(0.47점, 2만 명 고용), 서비스업 영업사원(0.46점, 114만 명 고용), 작가(0.45점, 4만9천 명 고용), 고객상담원(0.44점, 286만 명 고용) 등이 포함됐다. 이들 직업의 공통점은 고객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문의사항에 답하고, 도움을 제공하는 일들이었다. 방송 아나운서, 증권사 직원, 텔레마케터, 호텔 직원, 정치학자, 기자, 수학자, 교정사, 편집자, 홍보 전문가 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업 분야별로는 영업직이 0.3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그다음이 컴퓨터 관련직(0.30점), 사무직(0.29점) 순이었다. 반면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의료 보조직이 0.0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농업(0.06점)이나 건설업(0.08점) 같은 몸을 쓰는 일들도 AI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측됐다.
AI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들도 명확히 드러났다. 시각 디자인과 예술 창작 분야에서는 사용자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복잡한 수학적 원리를 사용한 데이터 분석이나 과학 데이터 분석도 AI가 잘 못하는 영역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객과 직접 만나서 상담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일 등도 AI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예측 연구와 73%나 일치했다. 특히 일라운두(Eloundou) 등이 2024년 발표한 연구에서 전문가들이 예측한 직업별 AI 영향도와 실제 사용 패턴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다만 클로드(Claude) 같은 다른 AI 플랫폼과는 사용 패턴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프로그래밍과 수학 관련 업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고소득일수록 AI 위험하다는 건 착각, 업무 내용이 더 중요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연봉이 높은 직업일수록 AI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법칙은 성립하지 않았다. 실제로 연봉과 AI 영향도 사이의 관계는 0.07에 불과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최고 소득층을 제외하고 계산해도 0.13으로 여전히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고용인원을 가중치로 적용해서 계산한 결과다. 만약 고용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직업별로만 계산하면 상관관계가 0.17~0.21 정도로 조금 높아지지만, 여전히 강한 관계는 아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영업직이나 사무직처럼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고용인원이 많고 AI 영향이 큰 직업들 때문이다.
학력 면에서는 대학교를 졸업해야 하는 직업들이 고등학교 졸업 수준의 직업들보다 AI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 요구 직업의 평균 점수는 0.27인 반면, 그 이하 학력 요구 직업은 0.19였다. 하지만 같은 학력 수준 내에서도 편차가 크게 나타나 학력보다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줬다. 고소득 직업에서도 편차가 매우 컸다. 예를 들어 같은 고소득 전문직이라도 의사는 상대적으로 AI 영향이 적은 반면, 변호사나 회계사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상대적인 비교가 더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ATM 사례처럼 자동화가 오히려 일자리 늘릴 수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한계도 솔직히 인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업무용으로 쓴 대화와 개인적 용도로 쓴 대화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요리 레시피를 물어봤을 때, 그 사람이 요리사인지 아니면 그냥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한 플랫폼의 데이터만 분석했기 때문에 다른 AI 서비스들의 사용 패턴은 반영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AI가 특정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은행 ATM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ATM이 은행원의 핵심 업무인 예금과 출금 업무를 자동화했지만, 오히려 은행이 더 많은 지점을 열 수 있게 되면서 은행원 일자리가 늘어났다. 은행원들은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 관계 관리 같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AI 기술이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기업들이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지난 100년간 새로운 기술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직업들이 현재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AI 시대에도 어떤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지, 기존 직업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AQ
Q: AI가 가장 잘하는 일은 뭔가요?
A: 조사 결과 AI는 자료 찾기와 글쓰기를 가장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문서 작성이나 편집, 정보 조사, 상품 비교 같은 일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만족했습니다.
Q: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과 적게 받는 직업의 차이는 뭔가요?
A: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은 주로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나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입니다. 반대로 몸을 직접 써야 하는 일, 기계를 다루는 일,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일 등은 AI 영향이 적습니다.
Q: 연봉이 높은 직업일수록 AI 때문에 위험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 연봉과 AI 영향도는 거의 관계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아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다루는 일이 많은 직업에서 AI 영향이 더 컸습니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논문 원문은 arvix에서 확인 가능하다.
논문 명: Working with AI: Measuring the Occupational Implications of Generative AI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