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H20 칩에 해킹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엔비디아는 1일(현지 시간) “그런 위험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최근 엔비디아를 불러 “당신들 칩에 ‘백도어’라는 게 있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백도어란 컴퓨터나 칩에 몰래 만들어진 비밀 통로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해커가 남의 컴퓨터에 몰래 들어갈 수 있다. 쉽게 말해 집에 주인 모르게 만들어진 숨겨진 출입구 같은 개념이다.
중국이 이런 의혹을 제기한 이유는 미국이 “해외에 파는 첨단 칩에는 위치 추적 기능을 넣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리를 감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 것이다. 엔비디아 측은 “사이버보안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우리 칩에는 누군가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백도어 같은 건 절대 만들지 않는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서로를 견제하는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86리서치의 찰리 차이 분석가는 “중국이 엔비디아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대체할 만한 기술이 없어서 중국도 엔비디아 칩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칩은 중국의 기술 회사들뿐만 아니라 군사 기관, 연구소, 대학교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주에만 30만 개의 칩을 추가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
중국은 과거에도 미국 기술 회사들을 상대로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2023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Micron) 제품을 “보안 위험이 있다”며 구매를 금지했고, 작년에는 인텔(Intel) 제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현재 중국에서 독점 행위 의혹으로도 조사를 받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로이터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