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립대학교 연구팀이 2000년대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말투와 표현을 그대로 재현하는 AI 챗봇 ‘레트로챗(RetroChat)’을 개발했다. 이 챗봇은 GPT-4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20년 전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제 사용된 대화 내용을 학습해 당시 인터넷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연구진은 인터넷 기록 보관소인 웨이백 머신을 통해 티엔야 클럽 같은 초기 중국 온라인 게시판에서 15만 6천여 개의 대화 데이터를 수집했다. 레트로챗은 2008년 버전 MSN 메신저 화면에서 작동하며,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당시 유행했던 인터넷 용어들을 사용한다.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옛날 인터넷 말투 따라 하기 시작
18명의 실험 참가자 중 7명이 레트로챗과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2000년대 인터넷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직장 스트레스를 표현할 때 “천상패래오개자, 이도불시사얼(天上飘来五个字,这都不是事儿)”이라는 당시 유행 표현을 썼다. 이는 “하늘에서 다섯 글자가 떠내려왔다, 이건 별일 아니야”라는 뜻으로 여유로운 태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다른 참가자는 연예인 이야기를 할 때 “818”이라는 숫자로 “가십”을 표현했고, 검색이 잘 안 될 때는 “배구료(杯具了)”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단어는 “비극”과 발음이 비슷한 “컵”이라는 글자를 써서 만든 당시 인터넷 유행어다. 이런 언어 변화는 특히 2000년대 중국 인터넷 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한국판 레트로챗이 나온다면? “방가방가, 추카추카”로 시작되는 추억 여행
만약 한국 버전의 레트로챗이 개발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챗봇은 아마도 “하이루”, “방가방가”, “추카추카”와 같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인사말로 대화를 시작할 것이다. 채팅창에는 알록달록한 이모지 대신 “OTL”, “^○^”, “≥∇≤”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초기 싸이월드 미니홈피 댓글 문화인 “일촌평 써주세요!”, “도토리 선물해요” 같은 표현들도 재현될 수 있다.
한국판 레트로챗과 대화하는 사용자들은 아마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BGM을 깔고 다이어리를 꾸미던 추억,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를 하며 친구들과 채팅하던 기억, 그리고 ‘슈 게임’, ‘동물농장’, ‘고향만두 게임’ 같은 플래시 게임을 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특히 30~40대 사용자들에게는 더욱 강렬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안전한 공간 역할
레트로챗은 중국 인터넷 문화의 ‘수동(树洞)’ 역할도 했다. 수동은 나무 구멍에 비밀을 속삭인다는 옛 이야기에서 나온 말로, 마음속 이야기를 안전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참가자들은 다이어트 고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빠르게 변하는 기술에 대한 불안감 등 개인적인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한 참가자는 “일주일 내내 야근을 했는데 상사가 더 많은 일을 요구해서 지쳤다”고 털어놓았고, 다른 참가자는 “지금 하는 일이 그냥 재미를 위한 것 같고 실제 영향력이나 상업적 가치가 없는 것 같다”며 걱정을 표현했다.
참가자들은 레트로챗을 “신뢰할 수 있는 오래된 친구 같다”고 평가했으며, “예전에는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구가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표현이 너무 다듬어져 있다”고 과거를 그리워했다.
온라인 대화가 어린 시절 추억까지 되살려
레트로챗과의 대화는 단순히 인터넷 경험만 떠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 추억까지 생생하게 되살렸다. 한 참가자는 어린 시절 주말에 엄마, 사촌과 수영장에 가기로 했지만 온라인 친구와 채팅하기 위해 집에 남았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결국 나타나지 않아 혼자 기다리게 되었다는 씁쓸한 기억이었다.
다른 참가자는 초등학교 시절 등하교길에 50센트에 사 먹던 길거리 튀김에 대한 추억을 나누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가 오르고 도시 규제가 강해져 그런 길거리 음식 장수들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해피팜 같은 소셜 게임에서 가상의 농작물을 기르고 친구들의 농장에서 작물을 훔치던 재미있는 경험들을 자발적으로 이야기했다.
2000년대 감성 되살리며 예술적 가치까지 인정받아
실험에 참여한 8명이 “그리움”이라는 말로 자신의 경험을 표현했다. 특히 두 참가자는 대화 도중 어린 시절의 생생한 기억들이 영화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몇몇 참가자는 “따뜻함”과 “감동”을 느꼈다고 했고, 어떤 참가자는 약간의 슬픔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두 참가자는 “괴리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뜻한다. 한 참가자는 “과거 시대의 누군가와 대화하면서도 오늘날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들만의 옛날 방식으로 대답을 듣는 게 독특한 2000년대 감성이지만 동시에 신기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가자는 이 경험을 중국의 “옛날 감성” 인터넷 예술 작품과 연결해서 해석하기도 했다.
FAQ
Q: 레트로챗은 어떻게 20년 전 인터넷 말투를 재현하나요?
A: 레트로챗은 GPT-4 AI 기술을 사용해서 2000-2010년 중국 온라인 게시판의 실제 대화 내용을 학습했습니다. 당시 사용되던 인터넷 용어와 말투를 분석해서 그 시대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Q: 일반 사람들도 레트로챗을 사용할 수 있나요?
A: 현재 레트로챗은 연구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시험 버전입니다. 하지만 이 연구 방식은 다른 나라나 다른 시대의 인터넷 문화 보존에도 활용될 수 있어서,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AI 챗봇으로 옛날 인터넷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 기존 방식보다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기존 방식은 옛날 웹사이트 화면이나 글들을 그냥 저장만 했지만, AI 챗봇은 실제로 그 시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용자가 직접 대화하면서 자신의 추억도 되살리고 그 시대 문화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훨씬 의미 있는 보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논문 원문은 arvix에서 확인 가능하다.
논문 명: RetroChat: Designing for the Preservation of Past Digital Experiences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