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청소 가전 1위 기업 로보락이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마케팅 캠페인으로 전통적인 제품 광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미드저니,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결합해 독창적인 먼지 캐릭터를 제작한 ‘I Hate Roborock 2’ 캠페인은 별도의 디지털 광고 없이도 유튜브 조회수 13만 회를 기록하며 2025 부산 국제 마케팅 광고제 AI Stars 부문 크리스탈상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해당 캠페인을 기획한 로보락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로보락 인터뷰
Q1. 로보락에서 ‘I Hate Roborock 2’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번 캠페인에서 AI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기존 마케팅 방식 대신 AI를 활용해야겠다고 판단한 계기가 있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AI 제작 방식을 도입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텔링의 확장성과 실험적인 크리에이티브 구현에 대한 가능성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과 기대감 모두 존재했는데요. 기존의 광고 제작 방식에서는 물리적 제약이나 예산, 시간적 리소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AI 영상 제작 방식의 장점이라면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기획 의도에 맞는 다양한 시각적 스타일과 상징적 장면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유연함이 있습니다.
Q2.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제품의 핵심 기술인 옴니그립을 어떻게 AI 콘텐츠에 녹여내려고 하셨나요?
AI 기술을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기술을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옴니그립을 먼지 캐릭터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설정하여, 제품의 기술력을 ‘I Hate Roborock 세계관의 핵심 서사로 활용했습니다. AI로 구현된 먼지가 옴니그립에 꼼짝없이 당하는 모습을 통해, 로보락의 뛰어난 성능이 곧 먼지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위협이라는 메시지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Q3. AI 활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기술적 한계는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I 콘텐츠 제작에서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저작권과 표현 윤리였습니다. 오마주나 상징적 레퍼런스를 활용할 때도 직접적인 복제나 모방이 아닌, 새로운 문맥에서의 재해석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프롬프트와 비주얼 가이드를 오리지널 컨셉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 역시 사전에 내부 검토를 거쳐 저작권 리스크와 스타일 유사성을 철저히 점검했고, 특히 먼지 캐릭터와 유사한 기존 캐릭터가 있는지 면밀히 살폈습니다. AI가 콘텐츠를 생성하더라도 윤리적 책임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Q4. 완성된 캠페인 결과물에 대한 내부 만족도는 어땠나요? 기대했던 수준과 비교해서 어떠셨는지요?
캠페인과 연관된 담당팀들은 영상을 자주 접하였기에, 캐릭터가 자연스러운지 AI 티가 나는지 등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캠페인 공개 전, 내부적으로 자체 시사를 진행했으며,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습니다.
시사 후 AI를 활용한 콘텐츠임을 밝혔을 때 다들 놀라던 기억이 있습니다. 혹자들은 AI를 활용한 영상임을 왜 영상에서 알리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AI를 활용한 캐릭터임이 티가 나지 않았고, 자연스러웠다는 생각이 들며 내부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며 캠페인 공개 전부터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Q5. 2025 부산 국제 마케팅 광고제에서 AI Stars 부문 크리스탈상을 수상했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그리고 이번 수상이 로보락의 브랜드 가치나 마케팅 역량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두가 다 같이 고생하며 만든 결과물이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뿌듯한 일입니다. 특히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2025 부산 국제 마케팅 광고제에서의 수상은 그 뿌듯함이 더욱 배가 됐습니다. 단지 상을 받았다는 것을 넘어, 국제적으로 로보락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국제적 광고제 수상이 이런 로보락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 더욱 뿌듯합니다.
Q6. 이번 캠페인의 제작사 선정 이유는 무엇인가요? AI 기술을 보유한 제작사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셨으며, 캠페인 제작에 소요된 시간과 비용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어떠했나요?
현재 상업적 커머셜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제작사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로보락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는 SM C&C 내에 AI 제작 인프라와 전문 팀이 마련되어 있어,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제작 비용과 시간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캠페인 대비 시간과 비용이 체감상 크게 단축 및 절감되었습니다.
Q7. 캠페인의 실제 마케팅 효과(조회수, 브랜드 인지도, 매출 등)는 어떻게 측정하고 있나요? 구체적인 성과 지표가 있다면 수치로 제시해 주세요.
영화 예고편 및 시네마틱 콘텐츠의 특성을 살려 CGV 극장 OOH에서 캠페인을 노출했습니다.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간 전국 CGV에서 노출 결과 일 평균 약 1.1만 회가 노출됐으며 462만 명 정도에게 도달됐습니다. 또한, 디지털 광고는 거의 집행하지 않았음에도 약 1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90초 Full 버전 약 1.3만 회, 30초 예고편 12만 회)하며 다수의 소비자가 콘텐츠를 향유했습니다.
캠페인이 진행되면 캠페인 전/후 간단한 소비자 조사를 통해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합니다. ‘I Hate Roborock2’ 캠페인 이후 로보락은 로봇청소기 브랜드 내 독보적인 TOM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TOM 39.2%), 보조인지도는 약 4.8%p가 상승하며(캠페인 전 67.6% à 캠페인 후 72.4%) 긍정적 반응을 이끌고 있습니다.
Q8.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 있나요? Saros Z70 외 다른 제품 마케팅에도 유사한 AI 기법을 적용할 예정인가요?
현재 로보락의 무선 청소기 제품인 H60 Hub Ultra(H60 허브 울트라) 제품을 위한 캠페인 영상에서도 AI를 활용한 제작물을 준비 중입니다.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가 추가되는 등 지속적으로 세계관을 활용할 계획이며, 신제품 출시 시 각 제품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제작물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9. AI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려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 조언한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신가요?
AI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려하는 기업들에는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AI는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명확한 기획 의도와 창의적인 스토리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하고 콘텐츠에 윤리적 판단과 감성을 불어넣는 역할은 더욱 커집니다.
셋째, AI를 통해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AI는 방대한 작업량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명확한 전략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한다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보락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AI 기술에 대한 실용적이면서도 신중한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단순히 트렌드를 쫓아 AI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기획 의도와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기술적 한계와 윤리적 책임을 모두 고려한 전략적 활용이었는데요.
AI 시대의 마케팅에서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활용할지 결정하는 사람의 역할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로보락의 성공 경험은 AI를 마케팅에 도입하려는 기업들에 기술적 효율성과 창의적 스토리텔링, 그리고 윤리적 책임감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