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AI)이 F-16 전투기를 조종하는 경진대회가 열렸다. 한국항공대는 12일 ‘2025 F-16 AI Pilot 경진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16일(한국 시각) 발표했다.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개최된 이번 대회는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AI 기반 전투기 자율 교전 기술을 개발해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실제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는 지난 6월 참가 신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7월 특강을 시작으로 두 달간 사전 교육이 이어졌으며, 알고리즘 설계 워크숍과 베타 테스트 시뮬레이션, AI 전문기업 리얼타임비주얼의 기술 지원, 전투기동 특강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도왔다.
참가 학생들은 F-16 전투기를 제어하는 ‘AI 파일럿 에이전트(AI Pilot Agent)’를 직접 개발해야 했다. 단순한 프로그래밍을 넘어 적기의 위치와 속도 예측, 회피 및 추격 전략 수립, 연료와 고도까지 고려한 전술 알고리즘 구현이 필요한 고난도 과제였다.
10일 예선을 거쳐 4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12일 본선은 4강 토너먼트와 결승전으로 치러졌다. 각 경기는 5판 3선승제로 운영돼 보다 정밀한 전투 상황 평가가 가능했다. 치열한 경합 끝에 대상인 총장상은 안정적이고 정교한 기동을 구현한 FalcoPilot 팀(김경태, 전지훈, 박도희, 김재호)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KAU RML 팀(홍지훈, 석재우, 최민서), 우수상은 Ctrl Alt Fly 팀(장동민, 천재용, 박성현)과 FalconAI 팀(박도솔)에게 각각 돌아갔다.
대회를 기획한 임상민 겸임교수(방위사업청)는 “이번 대회는 AI가 물리적 전장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미래지향적 교육의 현장이었다”며 “실제 국방 응용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도 이번 대회의 수준은 매우 높았다”고 평가했다.
한국항공대는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겨울방학부터 전국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AI 기반 무인항공기, 전술 드론, 시뮬레이션 전략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