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AI 시네마 설명회] 제2화 ‘HOME’

[AI 시네마 설명회] 제2화 ‘HOME’
이미지 출처: 프롬

* 본 기사는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운영하고 있는 ‘생각’의 기고로 진행됩니다. 쏟아지는 AI 영상 중 진짜 주목할 만한 ‘작품’을 선별하고 그 안에 담긴 가치에 대해 알아보는 인공지능 영화 해석 및 해설 시리즈입니다.


1. 프롤로그

오늘 소개할 AI 시네마는 런웨이 ‘Gen:48 4th Edition’ 그랑프리 수상작 ‘HOME’입니다. 지난 1화에서 우리는 데이브 클락 감독의 ‘프로스트바이트’를 통해 AI 영화의 가장 큰 적이 ‘일관성’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색 공간, 광학 문법, 텍스처 위계, 그리고 시간의 물리적 적분. AI는 이 모든 것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죠.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AI 영화의 일관성 문제, 정말 해결 불가능한 걸까요? 오늘 소개할 ‘HOME’은 하나의 명확한 답을 제시합니다.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가라고 말이죠.

‘Gen:48’은 ‘런웨이’가 주최하는 AI 단편 영화 공모전입니다. 2023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의 에디션을 거쳐왔죠. 오늘 소개할 ‘홈’은 ‘Gen:48’의 4번째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쥔 작품입니다. 홈은 크라이오슬립에서 깨어난 한 여행자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의 주인공 ‘홈’을 감상해보시죠.


2. 작품 소개


3. 진격의 애니메이션

2025년,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극장에선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주술회전’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틈새 장르가 아닌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죠. 그리고 올해를 빛낸 역대급 주인공.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시청 기록을 모두 갱신하며, OTT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AI 시네마도 같은 방향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왜 애니메이션일까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비현실’을 전제로 설계된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실사 영화에서 AI가 만든 이미지는 ‘가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스타일’이 됩니다. 센서 노이즈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광학 왜곡이 없어도 문제없습니다. 초당 24 프레임의 모션블러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12 프레임 단위로 그려진 일본의 리미티드 애니메이션 기법을 떠올리면 됩니다.

AI의 약점이 오히려 애니메이션에서는 강점이 됩니다.

4. 회색의 액트원, 흰색의 알레프

AI 애니메이션 ‘홈’을 만든 핵심 기술은 런웨이의 ‘Act-One’이라는 기술입니다.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을 떠올려보세요. 모션캡처 장비, 페이셜 리깅, 복잡한 3D 파이프라인 등, 배우의 연기를 디지털 캐릭터로 옮기려면 수많은 단계와 전문장비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액트원은 이 모든 것을 단 하나로 압축했습니다. 배우의 연기영상 하나면 충분하죠.

액트원은 일반카메라로 촬영한 배우의 퍼포먼스를 입력 받아, 그 표정과 감정을 AI 캐릭터에 직접 이식합니다. 모션캡처 장비도, 페이셜마 커도, 복잡한 리깅작업도 필요 없습니다. 더 놀라운 건 원본 배우와 전혀 다른 비율의 캐릭터에도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인간배우의 연기가 외계인캐릭터의 표정이 되고, 현실의 감정이 판타지 세계의 생명체에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홈’은 이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2025년 7월, 런웨이는 ‘Aleph’라는 또 다른 혁신을 공개했습니다. 액트원이 ‘연기의 이식’이라면, 알레프는 ‘영상의 재구성’입니다.

회색의 간달프가 흰색의 간달프로 진화했다고 할까요?

이미 존재하는 영상의 오브젝트를 추가제거하고, 조명과 스타일을 바꾸며, 같은 장면을 다른 각도로 재생성할 수 있죠. 이제 AI 영상생성은 ‘무작위생성’에서 ‘정밀한제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말이죠.

런웨이 ‘Gen:48’ 공모전 참가자들은 런웨이로부터 30만 크레딧과 추가 제작 리소스를 지원받아 48시간 안에 단편 영화를 완성해야 합니다. ‘홈’의 제작자는 제한된 시간안에 창의적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5. 전략적 서사의 ‘홈런’

첫째, 우주선이라는 폐쇄적 공간.

광활한 우주나 복잡한 도시 대신, 제한된 복도와 방으로 구성된 우주선 내부를 무대로 삼았습니다. 공간이 좁아질수록 AI가 제어해야 할 변수는 줄어듭니다.

둘째, 한정된 등장인물.

‘홈’의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여성 한 명. 그리고 목소리만 존재하는 인공지능 빌런. 플래시백 속 여성 연인 한 명. 이것으로 끝입니다. 캐릭터가 적을수록 일관성 유지는 쉬워지죠.

셋째, 차분한 나레이션과 예상 밖의 반전.

작품은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해 감정을 차근차근 쌓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잠에서 깨어 확인한 임무 수행 시간이 이미 613년이나 지났다는 반전을 던지며 관객의 심장을 얼려버리죠.

‘홈’은 독특한 컨셉의 공모전을 영리하게 공략한, AI 디렉터의 ‘전략적 내러티브 설계’의 승리입니다. 액트원은 그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죠.

‘홈’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AI시네마의 진짜 미래는 실사의 복제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언어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일관성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홈’은 다른 길을 보여줬습니다. 문제를 피하지 말고, 그것을 스타일로 만들라고. AI시네마의 첫 발자국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리고 그 발자국은 지금, 여러분이 만들어갈 차례입니다.


✒️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AI 시네마 설명회] 제2화 ‘HOME’ – AI 매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