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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네마 설명회] 제4화 ‘Rainy Day’

[AI 시네마 설명회] 제4화 ‘Rainy Day’
이미지 출처: 프롬

1. 프롤로그

비 오는 날의 고양이 한 마리. 창밖을 바라보며 빗방울을 세는 시선. 그리고 일본어로 속삭이는 나레이션.

오늘 살펴볼 작품은 2025년 클링 AI ‘NextGen Creative Contest’의 수상작 ‘Rainy Day’입니다.

사실 AI영상이 넘어야 할 불편한 골짜기는 사람의 얼굴만이 아닙니다. 시계를 그리면 물리법칙이 무너지고, 와인잔을 채우면 중력이 사라지죠. 그럼 이 모든 함정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그 질문에 대한 매우 현명한 답을 제시합니다.

2. 작품소개


3. 소이랩

2023년 5월, 현재 8만 명이 넘는 생성형 AI유저그룹 ‘스테이블 디퓨전코리아’가 설립됩니다. 그 도전은 20년 넘게 광고, VFX,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래픽스 슈퍼바이저로 활동한 최돈현 대표가 시작했죠.

그는 영화 ‘차우’, 게임 ‘레이븐’ 그리고 애니메이션 ‘레드슈즈’ 등에 참여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입니다. 1년 후, 그는 ‘Soylab’을 창업합니다. 그리고 그 ‘소이랩’에서 최두진 감독이 ‘Rainy Day’의 씨앗을 꽃피울 수 있었죠.

4. 세 가지 부드럽고 특별함

최두진 감독의 ‘Rainy Day’는 세가지 측면에서 부드럽고 특별합니다.

첫째, 동물의 부드러움.

지난 3화에서 다룬 신우석 감독의 전략을 기억하시나요? 검은 개를 주인공으로 세워 언캐니 밸리를 피했던 그 선택. ‘Rainy Day’는 고양이를 선택했습니다.

AI는 사람의 미묘한 표정을 재현하는 데 여전히 서툽니다. 하지만 동물의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감정 표현에는 강점을 보이죠.

고양이. 그것도 창밖을 바라보는 고요한 고양이의 눈빛, 귓바퀴의 미세한 움직임, 꼬리의 흔들림은 복잡한 대사 없이도 부드럽게 감정을 전달하는 마술이 됩니다.

둘째, 일본어 나레이션.

이 작품의 가장 혁신적인 선택은 바로 언어입니다. 한국 작품임에도 일본어 나레이션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또 다른 ‘언캐니 밸리’에 있습니다. AI 음성합성기술은 놀랍도록 발전했지만, 한국인에게 한국어 표준발음으로 생성된 목소리는 여전히 어딘지 모를 미묘한 위화감이 있죠.

일본어는 이문제를 우회합니다. 한국관객에게 일본어는 이미 ‘외국어’이기 때문에,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이국적감성으로 받아들여지죠. 게다가 일본감성 브이로그의 익숙한 톤앤매너는 이 작품에 특유의 서정성을 부여합니다.

즉, 언어자체가 연출도구가 된 것이죠.

5. 최소한의 움직임

셋째, 최소한의 움직임.

비오는 날, 창가에 앉은 고양이. 폐쇄된 공간, 한정된 설정, 그리고 관조적인 시선. ‘Rainy Day’는 역동적인 액션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요함 속의 미세한 변화에 집중하죠.

빗방울이 창을 타고 흐르는 장면,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찻잔이 놓인 테이블의 정물화 같은 구도.

AI 생성의 가장 큰 약점은 복잡한 움직임의 일관성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움직임을 최소화함으로써 그 약점을 완전히 회피합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이 오히려 관객의 감정을 증폭시키죠.

6. 시네마의 본질

영화를 뜻하는 ‘시네마’의 어원은 그리스어 ‘키네마’, 즉 ‘움직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무비’ 역시 ‘moving picture’,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뜻이죠.

결국 영화의 본질은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을 만드는 방법은 시대마다 달랐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찍던 시절,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하던 시절,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이 움직임을 생성하는 시대까지 말이죠.

결국 시네마든 무비든, 모든 영화는 움직임을 담은 ‘빛’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AI 시네마’란 무엇일까요? AI 시네마는 인공지능으로 움직임을 컴퓨터에 담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카메라가 없어도, 배우가 없어도, 세트가 없어도 프롬프트 하나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그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영화 형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7. 에필로그

비가 내립니다. 창-밖을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우리도 지금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AI 시네마라는 빗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 속에서 수많은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죠.

비오는 날의 고요함처럼, AI 시네마도 때로는 화려함보다 잔잔함이, 완벽함보다 감성이 더 강력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Rainy Day’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AI 시네마 설명회] 제4화 ‘Rainy Day’ – AI 매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