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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네마 설명회] 제6화 AI Copyright

[AI 시네마 설명회] 제6화 AI Copyright
이미지 출처: 생각

1. 프롤로그

2025년 11월 13일,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는 실적 발표에서 AI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가 더 역동적이고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디즈니 플러스에서 사용자들이 직접 AI 기반 단편 영상을 만들고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11월 28일, 모로코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활약 중인 봉준호 감독은 AI 기술의 부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군대를 조직해서 AI를 파괴하는 임무를 맡기겠다고 말했죠. 다만 그는 이 말이 개인적인 답변이라고 전제했습니다.

한쪽은 AI를 인정하고 한쪽은 부정합니다. 하지만 두 입장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 시대, 창작의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오늘 우리는 그 답을 찾아갑니다. AI 시네마를 만드는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저작권의 모든 것.

지금 시작합니다.

2. 저작권이라는 법

한국의 저작권법은 명확합니다.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인간이라는 단어죠. 생성형 AI가 단독으로 만든 결과물은 인간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아무리 정교해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다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바뀝니다

어디까지가 인간의 창작이고, 어디부터가 AI의 생성일까?

답은 두 가지 키워드에 있습니다

예측 가능성과 통제력. 당신이 결과를 예측하고 통제했다면 그건 창작입니다. AI에게 맡기고 나온 대로 받았다면 그건 생성입니다.

3. 한국의 AI 저작권 가이드

2025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안내서에 따르면 AI 창작물의 저작권 등록은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로 나뉩니다.

그럼 언제 가능할까요?

크게 세 가지 경우가 존재합니다. 첫째, AI 이미지에 인간이 수작업으로 인페인팅, 배경 설정, 디테일 보완 등 창작적 개입을 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미드저니로 생성한 캐릭터에 포토샵으로 의상 디테일을 추가하고 배경을 직접 그려 넣었다면 등록 가능합니다.

둘째, 인간이 만든 스케치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디자인을 렌더링한 경우. 당신이 손으로 그린 러프 스케치를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정교화했다면 그 스케치 부분은 당신의 창작물입니다.

셋째, AI가 만든 다양한 이미지 중 일부를 선택하고 구성해 창작적 조합을 한 경우. 런웨이로 생성한 50개의 클립 중 10개를 선택하고, 순서를 배치하고 전환 효과를 넣어 하나의 시퀀스를 만들었다면 이건 편집 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그럼 등록 불가능한 경우는 무엇일까요?

첫째, 단순한 색상 조정이나 크기 변경. 이런 작업은 창작적 기여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둘째,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결과물이 생성된 경우. 판타지 배경, 중세 기사, 비 오는 들판이라고 입력해서 나온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저작권 등록은 불가능합니다.

영화는 더 복잡합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음악, 영상이 모두 섞여 있으니까요. 시나리오의 경우 클로드에게 SF 영화 시나리오 써줘 라고 했다면 그 텍스트는 당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AI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당신이 플롯을 재구성하고 대사를 다듬고 장면을 배치했다면 그건 당신의 창작물입니다.

물론 저작권 등록이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특정 작가 스타일로 수정을 지시한 경우입니다. 이런 식으로 AI로 스타일을 입힐 경우에는 최종 결과물을 보고 인간이 창작한 저작물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인도 변호사의 실험

2023년, 인도의 지식재산권 변호사인 안킷 사니는 자신이 촬영한 일몰 사진을 AI를 통해 고흐 스타일로 바꾸어 저작권 등록을 시도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인도와 캐나다 지식재산청에서는 안킷이 사용한 생성형 AI를 공동 저작자로 등록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저작권청은 인간 저작자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해 주지 않았죠.

안킷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행위 자체로는 인간의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프롬프팅은 산출물을 생성하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제시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해서 미국은 프롬프트만으로는 AI 사용자가 출력물의 저작자가 되는데 기여했다고 보지 않으며 프롬프트는 보호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지시로서 기능한다고 판단합니다.

일본의 경우 프롬프트의 분량과 내용, 생성 시행 횟수, 복수의 생성물 중에서 선택 행위 여부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창작적 기여가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프롬프트만 입력한 경우에도 AI 산출물에 대한 창작적 기여를 인정해서 AI 생성물을 저작물로 판단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AI가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견해는 여전히 분분한 것이 현실입니다.

5. 음성과 음악 생성의 저작권

음성의 경우, 일레븐랩스로 생성한 내레이션에 대한 저작권은 애매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작성한 대본 그리고 그 음성을 영상에 배치한 편집은 당신의 창작물입니다.

중요한 건 복제한 음성의 경우, 원음성 소유자의 동의가 필수라는 점입니다. 유명 배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행위는 저작권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25일, 수노 AI는 워너뮤직과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수노가 생성한 음악의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작권 분쟁이 합의점을 찾았고, 소송을 중지하고 함께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적 파트너십이죠.

물론 이에 따라 워너뮤직 그룹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목소리나 곡이 사용되면 그 대가로 수익을 공유받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럼 만약 유명 아티스트가 아닌 당신이 수노로 배경음악을 만들었다면, 수노의 이용약관에 따라 상업적 사용 권한은 받을 수 있지만 그 음악 자체의 저작권은 불명확합니다.

6. 영상 생성의 저작권

영상의 경우 런웨이, 클링 등으로 만든 클립들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저작권 등록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르게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런웨이로 생성한 20개의 클립 중 5개를 선택하고, 캡컷으로 컷 편집을 하고 색 보정을 하고 자막과 음악을 추가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면?

그건 영상 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AI 저작권의 기준은 있지만 아직 불명확하고 모든 생성물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모순이죠. 결국 저작권 등록은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나의 결과물을 창작물로 인정받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내가 모르게 나의 노력이 다른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면 그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합니다.

챗GPT와 클로드 모두 생성된 텍스트에 대한 사용 권한을 사용자에게 부여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호 가능한 저작물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미드저니는 유료 구독자에게 생성 이미지의 소유권을 줍니다. 하지만 수노의 사례처럼 법적 저작권은 다른 문제죠. 런웨이, 클링, 소라 등의 영상 생성 엔진도 정책은 모두 비슷합니다. 생성된 영상에 대한 사용 권한은 구독자에게 있지만 저작권은 여전히 불명확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플랫폼이 사용 권한을 준다고 해서 그게 법적 저작권까지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점.

7. AI 크리에이터의 태도

2025년 9월,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은 작가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소송에서 15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화로 약 2조 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앤트로픽은 50만 권의 책에 대해 한 권당 약 3천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불법적으로 확보된 것으로 지목된 데이터는 파기하기로 했죠. 이처럼 큰 AI 기업들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AI 크리에이터인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단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의 창작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세요. 프롬프트 히스토리, 수정 과정, 선택의 이유까지. 저작권 등록 시 이 모든 것들이 증거가 됩니다

둘째, AI를 숨기지 마세요. 당당히 밝히되 당신의 창작적 기여를 명확히 증명하세요. 법은 기술의 속도를 결코 따라잡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노력과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작업의 과정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스스로에게 당당하다면 분명 AI 시대의 새로운 창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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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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