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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네마 설명회] 제 11화 블랙스완 거장의 AI 슬롭

[AI 시네마 설명회] 제 11화 블랙스완 거장의 AI 슬롭
이미지 출처: 생각

1. 프롤로그

블랙스완, 더 레슬러, 더 웨일. 인간 심리의 심연을 그려온 할리우드의 거장, 대런 아로노프스키. 그가 구글 딥마인드와 손잡고 AI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죠.

“안 본 눈 삽니다.”

유튜브 댓글창을 가득 채운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예고편에서만 2천 개가 넘는 공감을 받은 댓글창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감독의 커리어를 위한 진혼곡.”

할리우드 거장이 빅테크와 협업해도 피할 수 없는 AI의 함정. 오늘은 그 이유를 류츠신의 소설 ‘삼체’를 통해 찾아보겠습니다.

작품명: On This Day… 1776


2. 문제의 장면들

거장의 이름과 빅테크의 기술력. 최고의 조합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되자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녹아내리는 얼굴. 어긋나는 입술. 2초마다 일렁이는 부자연스러운 컷. 실제 배우들의 음성이 입혀졌지만, 불쾌한 골짜기를 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비꼬았죠.

“미국 독립 혁명이 불쾌한 골짜기에서 일어났는지 미처 몰랐다.”

더 치명적인 건 기존 팬들의 배신감입니다. 할리우드의 유명 쇼러너는 이를 “영화에 대한 완전한 배신”이라 불렀고, 한 평론가는 “아로노프스키가 마침내 예술을 죽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AI 슬롭”이라는 단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3. 삼체의 경고: 혼돈의 시작

여기서 류츠신의 삼체가 떠오릅니다. 삼체문제는 물리학의 난제입니다. 두 천체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있지만, 세 번째 변수가 추가되면 궤도는 혼돈에 빠집니다.

아로노프스키의 프로젝트도 삼체문제에 빠졌습니다. 감독의 비전, AI 기술, 관객의 기대. 세 변수가 얽히면서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나왔죠. 그의 뛰어난 연출력도, 구글의 최첨단 기술도, 이 혼돈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삼체에는 또 다른 과학 이론이 등장합니다. 페르미의 역설. 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별이 있는데, 왜 외계 문명의 신호는 들리지 않을까요?

2026년 인터넷에서 같은 역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십억 개의 AI 콘텐츠가 쏟아지는데, 진짜 인간의 목소리는 왜 들리지 않을까요? 탈레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웹 트래픽의 51%가 봇이었습니다. 인터넷은 시끄럽지만, 의미 있는 신호는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아로노프스키의 작품은 그 잡음 속에 파묻혔습니다. 거장의 이름도, 구글의 브랜드도, 봇과 슬롭의 홍수 속에서 구분되지 못했습니다.


4. 암흑의 숲: 신뢰만이 살길

삼체에 등장하는 ‘암흑의 숲’ 이론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주는 어두운 숲이고, 모든 문명은 총을 든 사냥꾼이다. 발견되는 순간이 곧 멸망이다. 그래서 모든 문명은 숨을 죽입니다.

AI 슬롭이 범람하는 인터넷도 암흑의 숲을 닮아갑니다. 눈에 띄려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쏟아내

는 순간, 알고리즘의 먹잇감이 됩니다. 거장의 이름을 걸고 AI 슬롭을 내놓은 순간, 아로노프스키도 그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비평이 정곡을 찌릅니다. “이것은 예술이 아니라 콘텐츠다. 가장 경멸적인 의미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환경운동가인 아로노프스키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5. 에필로그: 도구보다 먼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돌고래 유괴단의 일레인 뮤직비디오는 100% AI로 제작되었지만 호평 받은 작품이었죠. 신우석 감독은 검은 개를 주인공으로 세워 언캐니밸리를 피했고, 음악이 주인공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차이가 무엇일까요? 신우석 감독은 AI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회했습니다. 아로노프스키는 빅테크의 힘을 믿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삼체문제처럼, 변수가 많아질수록 혼돈은 깊어질 뿐입니다.

도구가 좋아진다고 작품이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좋은 카메라가 좋은 사진을 담보하지 않듯, 좋은 AI가 좋은 영화를 만들지 않습니다. 매끄러운 기술보다 울퉁불퉁한 신뢰가 힘을 갖는 시대.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영화를 만들고 있는 기성 영화감독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기술을 배우기 전에, 한계를 이해하고 계신가요?

카메라를 잡기 전에, 카메라 메뉴얼은 읽으셨나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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