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환경 : AI 광고, 이제 세계 최대 무대에 오르다
슈퍼볼은 광고계의 올림픽입니다. 30초 광고 한 편에 수백만 달러가 오가고, 전 세계 수억 명이 경기만큼이나 광고를 기다리는 자리입니다. 그만큼 보수적인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수십 명의 제작진, 스타 모델, 정교한 후반 작업이 당연한 공식이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슈퍼볼 LX에서 이 공식이 처음으로 깨졌습니다. iSpot 집계에 따르면 2026 슈퍼볼에서 방영된 광고 66편 중 15편, 즉 23%가 AI를 활용한 광고였습니다. AI가 슈퍼볼 무대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올라선 해였습니다. 그 중심에 보드카 브랜드 Svedka가 있었습니다.
캠페인 개요
브랜드는 미국 보드카 브랜드 Svedka(모회사 Sazerac)이며, 캠페인명은 ‘Shake Your Bots Off’입니다. 2026년 2월 8일 슈퍼볼 LX에서 방영된 30초 분량의 TV 광고로, AI 에이전시 Silverside AI와 협업해 제작했습니다. 슈퍼볼 역사상 최초로 AI로 주도적으로 제작된 전국 방영 광고로 공식 기록되었습니다.
캠페인 내용 : 로봇이 돌아왔다, AI를 타고
광고의 주인공은 Svedka의 상징적 마스코트 Fembot입니다. 12년간 자취를 감췄던 캐릭터가 새로운 동반자 Brobot과 함께 클럽 파티 무대에 등장합니다. Rick James의 ‘Super Freak’ 리믹스에 맞춰 춤을 추고 칵테일을 만드는 두 로봇. 그런데 Brobot이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자 목 관절 사이로 액체가 새어나오며 전기 스파크가 튑니다. 기계는 인간의 즐거움을 완전히 따라 할 수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광고 제목 ‘Shake Your Bots Off’는 중의적입니다. 몸을 흔들어 춤을 추라는 의미이자, 손에서 기기를 내려놓고 인간답게 살라는 권유이기도 합니다. AI로 만든 광고가 ‘AI를 내려놓으라’는 메시지를 담은 역설적 구조가 이 캠페인의 핵심 화법입니다.
Sazerac의 CMO Sara Saunders는 캠페인의 의도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로봇들이 돌아온 이유는 인간에게 더 인간답게 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메시지는 결국 친인간적(pro-human)입니다.”
AI 활용 전략 : 4개월의 학습, AI로 완성한 캐릭터
AI를 활용한 이유
Svedka가 AI를 선택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브랜드 정체성과의 일치입니다. Svedka는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미래의 보드카’로 포지셔닝해왔습니다. CMO는 “AI처럼 미래지향적으로 인식되는 기술로 Svedka를 미래로 데려오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겠느냐”고 밝혔습니다. AI로 만든 광고 자체가 브랜드의 세계관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둘째, 12년간 잠들었던 캐릭터의 재건입니다. Fembot을 현실에서 다시 촬영하는 대신 AI로 재창조함으로써, 오히려 ‘로봇이 AI로 만들어졌다’는 메타적 서사가 가능해졌습니다. CMO는 “로봇을 로봇과의 협업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유머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셋째, 대화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목표였습니다. 슈퍼볼이라는 무대에서 보드카 광고 자체가 이미 파격인데, AI 제작이라는 요소를 더함으로써 논쟁과 화제를 의도적으로 설계했습니다. “우리는 리스크를 알면서 선택했고, 그러니 차라리 대화를 만들어내자고 생각했다”는 것이 CMO의 설명입니다.
AI가 어떻게 활용되었는가
제작은 Svedka 내부 크리에이티브 팀과 AI 에이전시 Silverside AI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Silverside AI는 앞서 Coca-Cola의 AI 크리스마스 광고를 제작한 팀입니다.
제작 과정에서 AI는 다음과 같이 활용되었습니다. 먼저 Fembot 캐릭터 재건에 약 4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AI 모델이 표정과 신체 움직임을 학습하는 데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안무는 TikTok을 통한 공개 공모로 선정했습니다. 내슈빌 출신의 23세 댄서 Jessica Rizzardi가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상금 1만 달러와 함께 그의 춤 동작이 AI 로봇 캐릭터에 이식되었습니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촬영해야 했을 동작을, AI가 영상 학습만으로 구현해냈습니다. 광고 방영 불과 1주일 전에도 주요 수정이 이루어졌을 만큼 유연한 제작 과정이 가능했던 것도 AI 덕분이었습니다.
성과와 의미 : 논쟁이 곧 성과였다
이 광고는 찬반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AI로 배우와 뮤지션을 대체하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과 “광고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공존했습니다. Svedka는 이 논쟁 자체를 처음부터 캠페인 성과로 설계했고, 실제로 슈퍼볼 광고 중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낳은 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CMO가 “AI는 효율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명시했다는 점입니다. 실제 제작비가 기존 대비 크게 절감되지 않았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AI는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도구였습니다. AI로 로봇을 만들고, 그 로봇이 인간에게 인간답게 살라고 말하는 이 역설적 구조가 바로 캠페인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였습니다.
AI 광고의 다음 질문은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Svedka는 그 전환을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먼저 보여준 브랜드로 기록될 것입니다.
본 콘텐츠는 TechCrunch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Svedka
![[리얼 캠페인 탐구] 로봇이 슈퍼볼에 나왔다 — Svedka 'Shake Your Bots Off' AI 광고 캠페인](https://aimatters.co.kr/wp-content/uploads/2026/03/스베드카-이미지.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