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TIME)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실제 영향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전문가들과 선거 감시단체들은 초기에 딥페이크와 맞춤형 정치 광고 캠페인을 통한 허위정보 확산을 우려했다. 퓨리서치(Pew Research)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AI가 선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지만, 선거를 1주일 앞둔 현재 AI로 인한 선거 혼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치 딥페이크, 제한적 영향력 보여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와 같은 외국 세력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했지만, 이러한 시도가 ‘혁신적인 수준’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하이어 그라운드 랩스(Higher Ground Labs)의 설립자 벳시 후버는 “많은 선거운동과 조직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예상하거나 우려했던 수준의 영향력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AI 관련 정치적 사건들도 있었다. 2월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AI 생성 음성으로 뉴햄프셔 주민들에게 투표를 말리는 자동 전화가 있었다. 이에 연방통신위원회(FCC)는 AI 생성 음성을 사용한 자동 전화를 금지했으며, 이를 제작한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는 형사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9월에는 ‘도플갱어’로 알려진 러시아의 AI 허위정보 캠페인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민자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생성해 활용했다.
AI 활용한 선거 캠페인 현황
선거 캠페인에서 AI는 주로 후보자 이미지 분석, 상대 후보 조사, 뉴스 기사 요약, 맞춤형 소셜미디어 콘텐츠 작성 등에 활용됐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대변인은 모금 이메일 작성, 코드 작성, 유권자 정보 분석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AI(BattleGroundAI)와 그로우 프로그레스(Grow Progress)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정치 캠페인을 위한 AI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그로우 프로그레스의 공동 창업자 조시 베레진은 “수십 개의 선거 캠페인이 광고 제작을 위해 자사의 챗봇을 실험적으로 사용했다”면서도 “AI 도입은 느린 편”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소수의 후보만이 AI를 사용했으며, 일부는 이 사실을 공개하기를 꺼렸다.
2028년 대선이 분수령
엔코드 저스티스(Encode Justice)의 정치 담당 부사장 서니 간디는 “1~2년 내에 AI 모델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2026년과 2028년 선거에서의 영향력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퍼듀대학교 연구진의 크리스티나 워커는 “대부분의 정치적 딥페이크가 기만이 아닌 풍자나 교육, 정치 논평 목적으로 제작됐다”면서도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면서 의미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지타운대학교 안보신흥기술센터의 연구원 미아 호프만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허위정보 탐지와 영향력 분석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왓츠앱(WhatsApp)과 같은 폐쇄형 메시징 플랫폼에서 AI 생성 허위정보가 확산되고 있어, 실제 영향력 평가는 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Meta)의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전술은 영향력 캠페인에서 “점진적인 생산성과 콘텐츠 생성 이점만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AI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한 기술 업계의 전략이 “현재로서는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번 선거에서 AI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특히 더욱 정교해질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정치적 허위정보 확산과 메시지 신뢰도 하락이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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