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마케팅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살펴볼 사례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잘 알려진 토스(Toss)가 경찰청과 협업하여 진행한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입니다. 9월 17일 ‘도박중독추방의 날’을 기점으로 2024년 9월 중순,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작한 이 캠페인은 이름 없는 유명 모델이나 연예인이 아닌, AI로 탄생한 가상의 인물 ‘박도영’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과연 이 실험적인 캠페인은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요?
토스의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 무엇이 특별했나?
토스는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금융 브랜드로서 안전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해당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문제인 청소년 도박에 주목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한층 더 창의적인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존 캠페인처럼 유명인의 얼굴을 내세우는 대신, 피해 청소년들의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인물 ‘박도영’을 SNS상에서 활동하게 했죠. 캠페인이 주목받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진짜 사람 같은 AI 캐릭터
여러 명의 도박 피해 청소년들의 실제 사연과 얼굴 특징을 반영해 탄생한 ‘박도영’은, 그 자체로 캠페인의 스토리에 설득력을 더했습니다. - SNS 스토리텔링의 활용
해당 캠페인은 ‘박도영’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5주간 총 35개의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청소년이 도박에 빠지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들과 모여 축구를 하던 주인공이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만지고, 축구에 참여하지 않고, 평소 쓰지 않던 도박 관련 용어나 은어를 사용하고, 여자친구에게 고가의 물건을 선물하는 등 도박에 빠져드는 과정과 징후를 자연스럽게 담아냈습니다. 이후 ‘박도영’이 AI로 만들어진 인물임이 밝혀지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으며, 청소년 도박 문제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죠.

캠페인에 활용된 2가지 AI 기술
- AI 페르소나 생성
토스는 여러 피해 청소년들의 얼굴 특징을 합성해, ‘박도영’이라는 단일 페르소나를 만들었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인물처럼 보이는 얼굴을 구현해냈고, 이를 통해 대중의 몰입감과 메시지 전달력을 크게 높였습니다. - 페이크퓨전(FakeFusion) 영상 기술
이미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토스는, 인물의 표정·입 모양·목소리까지 재현하는 페이크퓨전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SNS에 공개된 영상 콘텐츠에서 ‘박도영’은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하며, 청소년 도박의 문제점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 652만회, 릴스 조회수 98만회
이번 토스 캠페인은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토스 유튜브에 공개된 캠페인 영상은 438만회, 경찰청 유튜브에 공개된 캠페인 영상은 124만회, 총 562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박도영 SNS에 올라간 릴스는 총 98.3만 조회수를 기록하여 캠페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AI로 생성된 영상이란 걸 알게 되고 감탄했다”거나 “AI얼굴 + 공익광고였다니 헉했다”, “AI로 만든 얼굴이라니 놀랐다… 이런 공익 영상 제작은 언제나 좋다”는 등의 긍정적인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모든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가상의 인물을 ‘속이듯’ 활용하는 방식이 과하진 않았나?”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피해 청소년들의 민감한 이야기를 AI 모델에 합성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죠.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반응, 그리고 도전 과제
토스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단순 결제 서비스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의 인물을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스토리텔링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죠. 그러나 ‘AI 캠페인’이라는 성격상 윤리·법적 리스크를 어떻게 최소화할지, 또한 개인정보 및 초상권 보호 이슈를 어디까지 고려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었습니다. 앞으로 유사한 캠페인을 기획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AI가 단순 기술을 넘어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대, 토스의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은 “공익적 목표를 가진 브랜드가 AI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AI 제작 캠페인들이 어떤 윤리 기준과 기술 활용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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