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캠페인 탐구] ‘우리 브랜드로 마음껏 놀아보세요’ 브랜드를 캔버스로 만든 코카콜라

130년 브랜드 역사를 가진 코카콜라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우리의 브랜드 자산을 세상 모든 창작자들에게 맡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답은 생성형 AI와 함께 찾았습니다. GPT-4와 DALL·E를 활용한 ‘Create Real Magic’ 캠페인은 브랜드가 단순한 광고주를 넘어 창작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죠.

전 세계 12만 명이 참여해 15만 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낸 이 캠페인의 핵심은 ‘개방’이었습니다. 산타클로스, 북극곰, 클래식 보틀 같은 코카콜라의 상징적 요소들을 누구나 자유롭게 재해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AI를 통해 나만의 코카콜라 아트를 만들어 보세요”라는 메시지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숨어있었습니다. 브랜드를 보호하고 통제하는 기존 방식을 버리고, 오히려 창작자들에게 완전히 열어준 것입니다.

“당신의 상상을 우리 빌보드에 걸어드립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딜리 서커스의 대형 빌보드였습니다. 일반인들이 AI로 만든 작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판에 전시되는 순간이었죠. 온라인에서 시작된 창작 활동이 오프라인의 프리미엄 공간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선정된 작품마다 창작자의 실명이 함께 노출되어, 단순한 UGC를 넘어 진정한 협업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내가 만든 작품이 코카콜라 광고가 되었다”는 경험은 그 어떤 마케팅 메시지보다 강력했죠.

30명의 우수 창작자를 미국 본사로 초청한 ‘Real Magic Creative Academy’는 캠페인의 백미였습니다. 3일간의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단순한 공모전 참여자가 아닌 코카콜라의 공식 협업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제작된 작품들은 실제 상품 라이센싱과 NFT 컬렉션으로 발전했고, 창작자들에게는 로열티까지 지급되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죠.

브랜드가 플랫폼이 되는 순간

코카콜라의 혁신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130년간 축적된 브랜드 자산을 ‘창작 재료’로 전환한 발상이 핵심이었죠. CreateRealMagic.com이라는 전용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브랜드 요소를 활용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습니다. Emma Sofija, Chris Branch 등 4명의 시드 크리에이터가 먼저 시범 작품을 공개한 것도 영리한 전략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세요”가 아닌 “이런 것도 가능해요”라는 영감을 제공한 것이죠.

AI 시대, 브랜드의 새로운 역할을 묻다

흥미롭게도 이 캠페인의 진짜 성과는 숫자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12만 명이 넘는 콘텐츠가 게시되고, 해당 플랫폼의 체류 시간이 평균 7분 이상이라는 성과도 돋보였지만 더 본질적인 변화는 따로 있었죠. 바로 ‘브랜드의 역할 재정의’입니다. 코카콜라는 이 캠페인을 통해 단순한 제품 판매자에서 창작 생태계의 조력자로 포지셔닝을 확장했습니다. “우리는 음료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창의성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죠.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인간적인

물론 모든 것이 순탄했던 건 아닙니다. AI 사용 장벽으로 인한 참여 제한, 창작자 권리 문제, 지역별 문화적 차이 등의 과제도 있었죠. 하지만 코카콜라는 이런 한계조차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는 메시지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브랜드가 창작 도구가 되고, 소비자가 브랜드 스토리텔러가 되는 시대를 맞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기술이 아닌 ‘사람’이 있겠죠. 코카콜라의 ‘Create Real Magic’이 보여준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이 깨달음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