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가지 레시피가 난무하는 치킨 세계에서, “KFC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이길 수 있는 치킨이 과연 존재할까?”라는 질문은 꽤 오래된 화두였습니다. 85년 전통의 시그니처 레시피와, 인터넷상의 수많은 ‘최고의 치킨 레시피’를 모두 집대성해 만들어낸 AI표 레시피가 맞붙는 ‘KFC vs AI’ 캠페인은 바로 이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공개된 KFC 캐나다의 신규 캠페인은 AI가 제안한 ‘최고의 프라이드치킨 레시피’와 KFC 오리지널 레시피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직접 비교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담아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블라인드 테스트 “치킨 맛은 역시 원조!”
영상 출처: AD chive
광고 영상 속, 실험 참가자들은 두 가지 치킨을 번갈아 맛보며 솔직한 평가를 내놓습니다. 첫 번째 치킨(=AI 레시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나쁘진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누구도 확실히 만족스럽다는 코멘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치킨을 맛보자마자 반응이 확 바뀌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두 번째 치킨에 엄지를 치켜세웠고, 이는 곧 KFC 오리지널 레시피임이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AI는 그냥 대학 에세이랑 이메일 작성에나 쓰라고 해.”며 농담을 던졌고, 또 다른 이는 “AI가 만든 치킨 먹으려니 무섭다. 터미네이터 치킨은 싫어.”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국 “프라이드 치킨만큼은 원조에게 맡기라”는 메시지로 영상은 마무리됩니다. KFC는 전통 레시피가 가진 맛의 힘을 유머러스하게 증명해 보임과 동시에, 최신 기술인 AI조차 쉽게 넘볼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습니다.
AI를 활용한 마케팅, 하지만 초점은 ‘인간의 감각’

이 캠페인은 AI를 단순 도구로 쓰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 vs 인간의 대결 구도’를 활용해 재미와 메시지 전달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완벽하게 계산된 레시피가 현실의 미각을 전부 대체할 수 없음을 보여주며, 인간의 미각과 경험, 전통이 여전히 건재함을 부각시킨 것입니다. “맛에 대한 신뢰는 스스로 쌓아가는 것”이라는 KFC 캐나다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부문 시니어 마케팅 매니저의 말처럼, 오랜 시간 축적된 레시피의 저력이 가장 큰 무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참여형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도하고,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AI 레시피 치킨도 실제로 맛볼 기회를 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소비자 체험을 확장시키면서, KFC라는 브랜드와의 접점을 다각도로 넓힌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의 가치, 그리고 기술의 활용
이번 ‘KFC vs AI’ 프로젝트는, KFC가 자신들의 85년 전통 레시피에 대한 자부심을 AI라는 최신 트렌드와 결합시켜 더욱 극적으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기술·트렌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 대신, 이를 역으로 활용해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는 영리한 접근이었습니다. KFC 캐나다는 행사 기간 동안 누구나 KFC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볼 수 있도록 배포를 진행했으며, “맛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가 스스로 느끼는 것”이라는 태도로 직접 비교를 권장했습니다.
결국 이 캠페인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AI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오랜 경험과 감각으로 쌓아올린 오리지널 맛은 결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KFC는 이를 유쾌한 실험을 통해 입증하며, 그들이 왜 ‘프라이드 치킨의 원조’로 불리는지 다시 한번 각인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