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제 상상을 그림과 영상으로 구체화하는 순간,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창작 파트너처럼 느껴졌어요.”
곽란(@ran)은 조금은 차가워 보이는 AI를 활용해 따뜻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2025 한일 괴담 AI 숏폼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AI가 사람의 상상력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시작이었죠.”
하지만 AI가 자신의 상상을 그림과 영상으로 구체화하는 순간,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창작 파트너처럼 느껴졌다. AI를 통해 잊고 있던 창작의 즐거움과 내면의 상상력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육아 중 발견한 새로운 세계
원래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AI 관련 박사과정 휴학생이었다. 코로나 시기 육아로 인해 잠시 학업과 일을 중단한 사이, AI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호기심으로 직접 AI 툴을 사용해보면서, 상상을 즉각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매력을 느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새로운 창작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현재는 AI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시각적 스토리텔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화장실 괴담, 그리고 대상
2025 한일 괴담 AI 숏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그의 작품은 <화장실 귀신 이야기(The Toilet Ghost Story)>다. 이 작품은 한국의 전형적인 재래식 화장실 괴담을 바탕으로, 세대를 넘어 전해진 보편적 공포를 가족 간의 대화 속에서 아이의 사랑스러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담아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화장실 괴담을, AI를 통해 따뜻하면서도 섬뜩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AI는 창작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파트너
그의 창작 철학은 감사에서 시작한다.
“AI 덕분에 여러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해볼 생각조차 못 했던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기술에 감사하면서 창작하려고 합니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작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파트너로 생각한다. 자신이 상상한 아이디어를 여러 방향으로 빠르게 구현하고 탐색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빠르게 탐색하고, 그 안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트너’인 거죠. 그래서 창작 과정에서 수백, 수천 장의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보며 가장 적확한 감정과 장면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창작자로서의 책임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AI를 활용한 창작은 저작권 문제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AI 아트란, 명확한 의도와 감정을 가진 작품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왜 보여주려 하는가에 대한 창작자의 확실한 생각과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곽란에게 ‘좋은 AI 아트’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명확한 의도와 감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AI로 만든 결과물은 누구나 비슷하게 멋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시선이 명확하지 않다면, 결국은 금세 잊히는 이미지로 남는 것 같아요. 좋은 AI 아트는 보는 사람에게 ‘이건 단순한 AI 생성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이 담겨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은 캐서린 존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최근에는 NASA의 흑인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Catherine Johnson)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그는 1960년대 극심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속에서 NASA에서 복잡한 궤도 역학 계산을 수행하며 유인 우주 비행 성공에 기여했다.
“당시 사람들은 ‘기계보다 사람의 계산을 더 믿던 시대’에 살고 있었죠. 존슨은 ‘그녀가 계산했다면 틀릴 리 없다’는 신뢰를 얻을 만큼 인정받았어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맞이한 AI 시대의 전환점과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AI 정말 믿을 수 있을까?”라고 묻지만, 언젠가 AI를 신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날이 올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존슨이 실제로 3일 동안 계산에 몰두했던 그 시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신념과 기술의 경계, 그리고 신뢰의 전환점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따뜻한 감정을 전하는 크리에이터
AI 시대,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AI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그래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더 많이 묻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안에서 ‘따뜻한 감정과 이 시대를 향한 시사점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예술은 기술보다 감정과 진심의 영역이니까요.”
AI가 만들어낸 수많은 결과물 중에서, 무엇이 진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선택하고 해석하는 역할이 앞으로의 크리에이터에게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정말 모두가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해요. AI 시대에 창작을 시작하기엔 늦은 때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이라도 ‘나만의 영화’를 구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나만의 시선’을 믿고, 그것을 표현하는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AI는 그 상상을 돕는 도구일 뿐,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니까요.”
곽란 / 란 크리에이터 프로필
![[AI 크리에이터] 2025 한일 괴담 AI 숏폼 공모전 대상 크리에이터, 곽란](https://aimatters.co.kr/wp-content/uploads/2025/11/AI-매터스-기사-썸네일_ran.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