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아랍에미리트)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법률을 작성하고 검토하는 국가가 됐다. 이는 걸프 국가의 광범위한 디지털화 전환의 일환으로, 연방 및 지방 법률, 사법 판결, 행정 절차, 공공 서비스까지 모두 컴퓨터에 의해 작성될 예정이다.
파이낸셜 타임즈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주 ‘Regulatory Intelligence Office(규제 인텔리전스 사무소)’라는 새로운 내각 부서가 승인되어 이 전환을 감독할 예정이다. UAE 부통령이자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마크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Maktoum)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이 새로운 입법 시스템은 법률 제정 방식을 변화시켜 과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미리트 정치 논평가인 압둘칼레크 압둘라(Abdulkhaleq Abdulla)는 “UAE는 AI에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및 물류 허브인 것처럼 글로벌 AI 및 디지털 경제 허브가 되길 원한다”고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물리적 인프라에 관대하게 투자했던 것처럼, 앞으로 50년 동안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디지털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UAE는 ‘인공지능 전략(UAE Strategy for Artificial Intelligence)’ 출범 직후 세계 최초로 AI 장관인 오마르 술탄 알 올라마(Omar Sultan al-Olama)를 임명했다. 이는 정부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하는 UAE의 수십 년에 걸친 목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걸프 국가는 2030년까지 AI가 15.7조 달러(11.8조 파운드)의 글로벌 시장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며, UAE의 GDP를 35% 증가시키고 정부 비용을 50%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호사이자 UAE 법률 입안자인 헤샴 엘라페이(Hesham Elrafei)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UAE는 단순히 AI를 사용해 법률을 작성하는 것 이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의회 모델 대신 – 법률이 끝없는 정치적 논쟁에 갇혀 통과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 이 접근법은 더 빠르고, 명확하며, 실제 문제 해결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AI는 법원 판결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며, 격차를 메우는 법률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법률을 연구하고 UAE에 적합한 더 나은 버전을 초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의 약 10%만이 현지인인 국가에서, 약 200개 국적이 거주하는 국가에서 법률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이는 또한 아랍어와 영어, 그리고 다른 언어로 명확하고 평이한 언어로 법률을 작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거주자들이 아랍어 원어민이 아닌 국가에서 이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원인 빈센트 스트라우브(Vincent Straub)는 “우리는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 그들은 계속해서 환각을 일으키고 신뢰성 문제와 견고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의 강사인 키건 맥브라이드(Keegan McBride)는 UAE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광범위한 정부 디지털화를 수용하는 데 “더 쉬운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들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그들은 일종의 실험을 할 수 있다”고 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야망 측면에서, UAE는 최상위권에 있다.”
크림슨 리걸(Crimson Legal)의 파트너인 아흐마드 알 할릴(Ahmad al-Khalil)은 UAE 신문 칼리지 타임스(Khaleej Times)에 법률 초안 작성에 AI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은 근본적으로 공정성, 판단력, 맥락에 깊이 뿌리를 둔 인간의 노력이다”라고 알 할릴은 말했다. “AI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추세를 드러낼 수 있지만, 특히 권리, 형평성, 해석과 관련하여 인간의 감독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번 UAE의 AI 기반 법률 제정 시스템 도입은 현대 정부가 법률을 만드는 방식을 재정의할 수 있는 움직임으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통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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