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Claude)에게 블로그 운영을 맡겼다. 테크크런치가 3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일주일 전 조용히 ‘클로드 익스플레인스(Claude Explains)‘라는 새로운 웹페이지를 출시했다. 이 블로그는 대부분 앤트로픽의 AI 모델 패밀리인 클로드가 생성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복잡한 코드베이스를 클로드로 단순화하기”와 같은 클로드 활용 사례와 관련된 기술적 주제의 게시물들로 채워진 이 블로그는 클로드의 글쓰기 능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 역할을 한다.
다만 클로드가 작성한 원본 글이 얼마나 그대로 게시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이 블로그가 회사의 “주제별 전문가와 편집팀”의 감독을 받으며, 이들이 클로드의 초안을 “통찰력, 실용적인 사례, 맥락적 지식”으로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것은 단순한 클로드의 결과물이 아니다. 편집 과정에는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여러 차례 반복 작업을 거친다”고 말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클로드 익스플레인스는 클로드가 교육 콘텐츠를 생성하고 우리 팀이 이를 검토, 개선, 강화하는 협업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클로드 익스플레인스 홈페이지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홈페이지에는 “클로드가 모든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앤트로픽 우주의 작은 공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설명만 있어, 독자들이 클로드가 블로그 전체를 단독으로 담당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익스플레인스를 “인간의 전문성과 AI 역량이 협력하는 방법의 실증”으로 보고 있으며, 교육 자료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클로드 익스플레인스는 팀이 AI를 활용해 업무를 보강하고 사용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의 초기 사례”라며 “인간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 전문가가 달성할 수 있는 것을 AI가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창작 글쓰기부터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 전략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앤트로픽의 실험은 경쟁사 오픈AI(OpenAI)가 창작 글쓰기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지 몇 달 만에 나왔다. 이는 업계 최초의 시도는 아니다.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종단간 AI 광고 도구 개발 의사를 밝혔고, 오픈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은 최근 AI가 언젠가 “현재 마케터들이 에이전시, 전략가, 창작 전문가를 위해 사용하는 업무의 95%”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곳에서도 출판업체들이 생산성 향상과 경우에 따라서는 채용 필요성 감소를 위해 AI 뉴스 작성 도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개넷(Gannett)은 특히 공격적으로 AI가 생성한 스포츠 요약과 헤드라인 아래 요약문을 도입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4월에 기사 상단에 AI가 생성한 요약문을 추가했다. 지난주 직원의 21%를 해고한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작가들에게 보조 AI 도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언론사들도 AI에 투자하거나 최소한 그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직원들에게 편집, 헤드라인 제안, 심지어 인터뷰 질문 제안을 위해 AI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엠버(Ember)’라는 “AI 기반 스토리 편집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 중 상당수가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현재 AI가 자신 있게 거짓 정보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AI가 생성한 수십 개의 기사 요약을 수정해야 했고, G/O 미디어(G/O Media)의 오류투성이 AI 작성 기사들은 편집자들의 의사에 반해 게시되어 광범위한 조롱을 받았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앤트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