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WWDC 2025 키노트를 마무리하면서 앱 개발자들에 대한 찬사를 노래로 표현했다. 싱어송라이터 앨런 스톤(Allen Stone)이 고객들의 긍정적인 앱스토어 리뷰를 가사로 만들어 “별 5개 중 6개”라는 제목의 곡을 유머러스하게 불렀다. 테크크런치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이 개발자들을 위한 노래 공연으로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정작 개발자 커뮤니티가 직면한 핵심 문제들은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실망은 AI 기술 지연이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약속했던 “더욱 개인화된” AI 기반 시리(Siri)를 3월에 연기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데리기(Craig Federighi)는 이 작업이 애플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간략히 인정했을 뿐이다.
애플이 이번에 선보인 AI 기능들도 대부분 구글(Google)이 이미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AI 기반 번역 기능이나 비주얼 인텔리전스(Visual Intelligence) 기능은 구글의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나 렌즈(Lens) 기능보다 뒤처져 보였다. 심지어 애플의 비주얼 인텔리전스 시연에서는 구글 앱을 활용했다.
오픈AI(OpenAI)와의 협력 확대는 있었지만, 소문이 돌았던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나 앤트로픽(Anthropic)과의 협력 발표는 없었다. 애플의 단축어(Shortcuts) 앱에 AI 기능을 추가한 것도 AI 시리가 완성될 때까지의 임시방편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앱스토어 수수료 논란에 대한 침묵이다. 애플은 포트나이트(Fortnite) 제작사 에픽 게임즈(Epic Games)와의 법정 싸움에서 패배해 미국 개발자들이 대안 결제 방식을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1시간 30분 키노트에서 앱스토어의 장점이나 수수료 정당성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애플은 개발자들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iOS 26 베타에서 앱스토어가 기본적으로 검색 페이지로 열리도록 변경한 것은 개발자들이 검색 광고에 더 많이 지출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리퀴드 글라스(Liquid Glass)라는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발표했지만, 개발자들이 기존 앱을 개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제공하지 않았다. 이 디자인이 V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에서 영감을 받았고 향후 AR 안경 등 새로운 플랫폼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힌트조차 주지 않았다. 결국 개발자들을 위한 노래 공연은 진정한 감사 표현이라기보다는 AI 지연과 수익 추구로 실망시킨 개발자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달래려는 연출된 퍼포먼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테크크런치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