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자사의 음성 비서 시리(Siri)를 대폭 개편하면서 자체 인공지능 모델 대신 앤트로픽(Anthropic)이나 오픈AI(OpenAI)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부진한 AI 사업을 되살리기 위한 전략적 대전환의 일환으로 앤트로픽과 오픈AI 양사와 시리 구동을 위한 대화형 언어 모델 사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제쳐두고 외부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의미로, 애플의 AI 전략에 있어 중대한 방향 전환이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은 두 회사에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구동할 수 있는 맞춤형 모델 버전을 테스트용으로 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애플은 현재 시리가 기기를 벗어날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사용자 정보를 알리지 않고 지식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 중이다. 이들 소식통은 비공개 논의 사항이라며 익명을 요구했다. 이번 움직임은 애플이 그동안 견지해 온 자체 기술 개발 우선 정책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핵심 기능들을 내부에서 개발하는 것을 선호해왔지만, 급격히 발전하는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외부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는 2011년 출시 이후 애플의 대표적인 AI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몇 년간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나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 등 경쟁 제품들에 비해 기능과 성능 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더욱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음성 비서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Claude) AI 모델로 유명한 AI 스타트업이며, 오픈AI는 챗GPT(ChatGPT)를 개발한 회사다. 두 회사 모두 대화형 AI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애플의 파트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결정이 AI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자체 AI 모델 개발에만 의존할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이며, 두 회사 중 어느 쪽과 파트너십을 맺을지 또는 자체 모델 개발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블룸버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