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이 100미터 달리기를 10초 안에 완주하는 로봇 개를 공개했다. 이는 로봇공학 분야의 새로운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는 성과다. 신화통신이 지난 1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블랙 팬서 2.0(Black Panther 2.0)이라 명명된 이 인상적인 기계는 무게 38킬로그램, 높이 0.63미터로 초당 5회라는 놀라운 최대 보폭 빈도를 달성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족보행 로봇 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연구진은 저장대학교(Zhejiang University) 산하 휴머노이드 혁신연구소와 항저우 소재 스타트업 미러 미(Mirror Me)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흑표범과 저보아(jerboa) 같은 동물의 관절과 발가락에서 영감을 얻어 로봇의 고속 이동 시 힘, 유연성, 파워, 정밀도, 유동성을 개선했다.
연구소의 진용빈(Jin Yongbin) 연구원은 “팀에서 블랙 팬서 2.0의 무릎 관절에 스프링을 장착해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속 6미터로 달릴 때 로봇의 정강이가 부러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보아 사막 설치류의 다리에서 영감을 얻은 탄소섬유 정강이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무게는 16% 증가에 그쳤지만 강성은 135% 향상됐다.
로봇 개에는 치타의 발톱을 모델로 한 “러닝화”도 장착되어 있어 그립 성능이 200% 향상됐다. 진 연구원은 “동물들은 오랜 학습을 통한 경험이 있지만, 우리의 다리 달린 로봇들은 매 걸음마다 다시 학습해야 한다”며 사족보행체가 통일된 보행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하위헌스의 결합 진자 원리(Huygens’ coupled pendulum principle)를 언급했다. 이 원리는 두 진자가 공통 지지대로 연결되면 결국 움직임이 동기화된다는 것이다.
또한 AI 머신러닝을 통해 로봇 개가 특정 상황에서 보행을 조정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고전력밀도, 고부하 모터 드라이버를 개발해 차세대 산업용 사족보행 로봇의 기반을 마련했다. 저장대학교 교수이자 연구소장인 왕훙타오(Wang Hongtao)는 “소프트웨어와 부품의 통합을 통해 단 3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블랙 팬서 2.0은 이제 대부분의 인간보다 빠른 속력으로 달리지만, 치타, 타조, 누우 같은 육상의 빠른 주자들보다는 여전히 뒤처진다. 연구팀은 향후 로봇과 생물체 간의 격차를 더 깊이 이해해 잠재적으로 생물체의 이동성을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