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한 신사가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AI로 생성한 무녀 이미지를 사용했다가 극심한 반발과 함께 살해 협박까지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산케이신문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예인과 예술가들이 성공을 기원하며 찾는 쿠루마자키 신사(Kurumazaki Shrine)가 생성형 AI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교토 우쿄구에 위치한 쿠루마자키 신사는 공연예술계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곳으로, 연예계 종사자들이 성공을 빌기 위해 자주 찾는 명소다.
문제는 지난 3월 이 신사가 X(구 트위터) 프로필 아이콘으로 AI가 생성한 여성 캐릭터를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이미지는 벚꽃이 흩날리는 가운데 무녀 복장을 한 여성이 포즈를 취한 모습이었다. 반발은 즉각적이고 격렬했다. 신사의 계정에는 “생성형 AI를 지지하는 건가?”라는 분노에 찬 댓글들이 쏟아졌고, 해당 계정은 당일 삭제됐다. 비판은 곧 살해 협박으로 번졌고, 결국 체포자까지 나왔다.
“신뢰를 보내준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다”, “부끄럽다”는 등의 비판적 메시지들이 신사 계정에 올라왔다. 많은 사람들이 AI 생성 이미지 사용을 생성형 AI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이며 반대했다. 신사가 계정을 삭제한 후에도 괴롭힘은 계속됐다. 수십 통의 협박 이메일이 발송됐고, 일부는 극도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 메시지에는 “너희 쓰레기 같은 신사가 언젠가는 의문스럽게 불타 없어질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타오르는 불꽃 이미지가 첨부되기도 했다. 이에 신사 측은 보안과 순찰을 강화해야 했다.
7월 교토부 경찰은 시가현 야스시에 거주하는 38세 무직 남성을 살해 협박과 업무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며 신사의 AI 생성 작품 지지에 분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와 신사 사이에는 개인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괴롭힘은 신사에서 그치지 않았다. 체포 소식이 알려진 후 AI 생성 이미지를 제공한 아티스트도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 “현금 300만 엔을 가지고 내 집에 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이었고, 일부 메시지는 살인을 암시하기도 했다. 놀란 아티스트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아티스트는 “이건 장난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는 온라인 콘텐츠를 학습하기 때문에 일러스트에서 유사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의도적으로 다른 아티스트의 스타일을 복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생성형 AI 관련 법적 문제 전문가인 마스다 마사시(Masashi Masuda) 변호사는 이러한 비판이 AI 아트가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공짜로 이용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AI 생성 이미지가 특정 작품을 의도적으로 모방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저작권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개적 토론은 중요하지만 AI 아티스트에 대한 반발의 상당 부분이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다 변호사는 AI가 가져올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을 환영하면서도 특정 의견이 고립된 상태에서 증폭되는 온라인 에코챔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사람들이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문화적 진보가 저해될 수 있다”며 기술의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사용을 촉구했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산케이신문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산케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