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프롬프트 관리, 대규모 언어모델(LLM) 평가, 관찰 가능성 플랫폼인 휴먼루프(Humanloop)의 공동창립자들과 대부분의 팀을 영입했다고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기업 전략 강화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술 업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인재영입형 인수(acqui-hire) 방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휴먼루프의 공동창립자 3명인 라자 하비브(Raza Habib) CEO, 피터 헤이즈(Peter Hayes) CTO, 조던 버지스(Jordan Burgess) CPO가 모두 앤트로픽에 합류했으며, 엔지니어와 연구원 약 12명도 함께 이직했다.
앤트로픽은 에이전트 및 코딩 역량에서 앞서면서 기업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회사가 휴먼루프의 자산이나 지적재산권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확인했지만, 지식재산이 사람의 두뇌에 있는 업계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휴먼루프 팀이 앤트로픽에 가져다주는 것은 기업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 개발 경험이다.
앤트로픽의 API 제품 책임자인 브래드 에이브럼스(Brad Abrams)는 “AI 도구 및 평가 분야에서의 검증된 경험은 AI 안전성과 유용한 AI 시스템 구축을 위한 우리의 작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매우 귀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 품질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도구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은 앤트로픽이 성능과 기업 준비성 측면에서 오픈AI(OpenAI)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를 앞서는 지위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휴먼루프는 2020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스핀아웃으로 설립됐다. 이후 Y컴비네이터(Y Combinator)와 퓨즈 인큐베이터(Fuse Incubator)에 참여했고,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YC와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주도한 2차례 시드 펀딩을 통해 791만 달러를 조달했다. 휴먼루프는 듀오링고(Duolingo), 구스토(Gusto), 반타(Vanta) 등 기업 고객들이 견고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평가, 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지난달 휴먼루프는 고객들에게 인수 준비를 위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이번 인재영입형 인수 시점은 앤트로픽이 기업 고객에게 더 긴 컨텍스트 윈도우 같은 기능을 제공하면서 모델의 역량과 적용 범위를 개선하고 있는 때와 맞물린다. 이번 주 초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의 중앙구매기관과 계약을 체결해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전체 정부기관에 첫해 기관당 단 1달러에 AI 서비스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오픈AI의 비슷한 가격 제안을 견제하려는 명확한 움직임이다. 정부와 기업 구매자 모두 휴먼루프가 전문으로 했던 평가, 모니터링, 규정 준수 기능을 요구한다.
이번 인수는 스스로를 ‘안전 우선’ AI 회사로 표방하는 앤트로픽의 브랜드와도 일치한다. 휴먼루프의 평가 워크플로우는 지속적인 성능 측정, 안전 가드레일, 편향 완화를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사명과 부합한다.
휴먼루프의 전 CEO인 라자 하비브는 성명에서 “초기부터 우리는 개발자들이 AI 애플리케이션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 개발에 집중해 왔다”며 “AI 안전 연구와 책임감 있는 AI 개발에 대한 앤트로픽의 약속은 우리의 비전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테크크런치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휴먼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