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한 와이너리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제조한 와인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와인 경연대회 중 하나에서 최고의 화이트와인으로 선정됐다. 이는 와인 제조 분야에서 AI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헝가리 투데이(Hungary Today)가 지난달 3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콩쿠르 몽디알 드 브뤼셀(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CMB)에서 헝가리 솜로(Somló) 지역의 칸첼라르 에스테이트(Kancellár Estate)가 생산한 ‘솜AI 2021(SomlAI 2021)’ 블렌드가 ‘리벨레이션 화이트와인(Revelation White Wine)’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 와인의 특별한 점은 제조법이 와인메이커가 아닌 인공지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빈체.hu(Vince.hu)의 보도에 따르면, 와이너리 직원 중 한 명이 “재미삼아” 챗GPT(ChatGPT)에게 2021년 큐베를 어떻게 만들지 물어봤다고 한다. AI가 제공한 22페이지 분량의 답변 중 20페이지는 마케팅성 내용이었지만, 나머지 2페이지의 조언은 실제로 적용됐다. 인공지능이 추천한 블렌드는 푸르민트(Furmint)를 베이스로 하르슬레벨뤼(Hárslevelű), 유파르크(Juhfark), 체르세기 퓌세레스(Cserszegi Fűszeres)를 조합한 것이었다. 이는 일반적이지 않은 조합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에서는 정확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CMB 전문가들은 이 와인에 대해 “생동감 있는 산미, 긴 여운, 꿀 향과 풍미”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와인은 2400개의 화이트와인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와인 이름인 ‘솜AI’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솜로’와 인공지능을 뜻하는 ‘AI’를 결합한 것이다.
와인 제조에서 인공지능 활용은 흔하지 않지만, 이번 사례는 AI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기계가 와인메이커를 대체할 것인지 궁금해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이번 사례는 AI가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CMB 역사상 헝가리의 첫 번째 성공이 아니다. 2021년에는 빌라니(Villány)의 야머탈 와이너리(Jammertal Winery)에서 생산한 ‘2015 카시오페이아 메를로(Cassiopeia Merlot)’가 대회 최고의 레드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제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헝가리는 화이트와인 부문에서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헝가리 투데이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Hungarianwines.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