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지산 폭발 상황을 가정한 AI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해 도쿄 수도권 3,700만 주민들의 재난 대비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도쿄도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화산 재해 대비의 날’을 맞아 컴퓨터와 AI 기술로 제작한 후지산 분화 시뮬레이션 영상을 발표했다. 영상은 분화가 “언제든지 예고 없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화산재가 약 100km 떨어진 도쿄 중심부를 수 시간 내에 뒤덮어 교통마비와 식량·전력 공급 중단을 초래하는 상황을 묘사했다.
1707년 이후 분화하지 않은 후지산에 대해 도쿄도 정부는 “현재 분화 징후는 없다”며 “주민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정확한 지식과 대비책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57세 병원 직원 가리야 신이치로는 “왜 지금에 와서 도쿄에도 화산재가 내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 건가?”라며 혼란스러워했다. 반면 후지산 인근 미시마시 거주자 오키 히로미는 “자연의 힘이 워낙 크니까 조금 무서워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며 비상 용품 구입 계획을 밝혔다.
도쿄대학교 위기 소통 전문가인 세키야 나오야 교수는 “정부가 수년간 화산 폭발 시나리오를 모델링해왔지만, 이것이 후지산이 곧 분화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에는 전 세계 활화산 1,500개 중 111개가 위치해 있으며, 과거 30년마다 분화했던 후지산은 18세기 이후 휴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