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전 전문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중국 기업 과반수 지분 소유 그룹에 대한 인공지능 서비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AI 기업이 이런 정책 변화를 단행한 것은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클로드(Claude) AI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중국 정부가 자사 기술을 군사 및 정보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즉시 발효되는 이 정책은 바이트댄스(ByteDance), 텐센트(Tencent),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 기업들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앤트로픽 경영진은 “중국 기업들이 최첨단 AI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허점을 막기 위한 조치다”라며 “이 정책은 러시아, 이란, 북한 등 미국의 적대국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변혁적 AI 역량이 민주주의적 이익과 AI 분야 미국 리더십을 발전시킨다는 우리의 더 넓은 약속과 일치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술 획득 시도를 은폐하려고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반영한다. 직접 고객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앤트로픽 서비스에 접근하는 그룹들도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앤트로픽 측은 이번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매출 타격이 “수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사에 일부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문제가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부터 핵무기 모델링까지 다양한 군사 목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올해 초 오픈소스 R1 모델을 공개해 AI 업계에 충격을 줬다. 이 모델은 미국의 주요 모델들과 비교할 만한 성능을 보여줬다. 오픈AI(OpenAI)는 이후 딥시크가 자사 모델에 부적절하게 접근해 R1을 훈련시켰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딥시크는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미국 AI 기술 획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광범위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거의 새로운 통제 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다.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정책이 부분적으로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미국 기술에 대한 감시를 피해 접근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있는 중국 자회사 증가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내 그룹들이 정부 요청 시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므로 미국에 국가안보 위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또한 중국이 미국 AI 기업들보다 상업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미국 AI 기술을 도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낸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기업들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AI 안전을 우선시하려는 전 오픈AI 직원들이 2021년 설립한 회사다. 회사는 화요일 130억 달러의 신규 자금 조달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170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초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최고경영자는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를 주장했다. 앤트로픽의 주요 경쟁사인 오픈AI도 AI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보호”하기 위한 통제 조치에 지지를 표명했다.
클로드, 오픈AI의 챗GPT(ChatGPT),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 메타(Meta)의 AI 등 미국 챗봇에 대한 접근은 중국에서 금지돼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이런 기술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플랫폼 서비스 약관에 위배되는 행위다.
자세한 내용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앤트로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