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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걱정 많아”… 먼저 고민 털어놓는 AI 챗봇에 청소년 70% 마음 열었다

An empathic GPT-based chatbot to talk about mental disorders with Spanish teenagers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스페인 하엔 대학 연구팀이 인공지능 챗봇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미리 찾아내는 실험을 했다. 놀랍게도 청소년 10명 중 7명이 로봇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 챗봇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 챗봇의 특별한 점은 질문만 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나도 요즘 이런 걱정이 있어”라며 먼저 자신의 고민을 말한다. 마치 같은 나이 친구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대화를 시작할 때 세 가지 성별 중 선택할 수 있다. Ada(여성), Hugo(남성), Big(성별 없음) 중에서 자신이 편한 상대를 고르는 것이다. 연구진은 성별과 마음 열기가 관련 있다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이런 선택권을 줬다. 연구진은 이것을 ‘자기노출 기법’이라고 불렀다. 쉽게 말해 로봇이 먼저 속마음을 보여주면 사람도 따라서 마음을 연다는 원리다. 이는 ‘사회침투이론’이라는 심리학 이론과 마음을 바꾸는 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 원리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실제로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은 모든 청소년들이 먼저 챗봇을 도와주고 위로해줬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102명의 청소년 중 44명이 실제로 대화를 나눴고, 이들 중 70% 이상이 챗봇에게 깊은 감정을 털어놨다.

23시간마다 친근한 알림과 10초 기다려주는 세심함

이 챗봇은 두 가지 방식으로 대화한다. 첫 번째는 심리학자들이 미리 만들어둔 100여 개의 안전한 질문들이다. 두 번째는 GPT-3라는 인공지능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이 텔레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보안이 뛰어나고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스페인 청소년들이 주로 쓰는 메신저는 왓츠앱이지만, 실제로는 텔레그램 사용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한다.

챗봇의 세심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23시간 동안 대화하지 않으면 “안녕, 어떻게 지내? 주제를 바꿀 수도 있어”라며 친근하게 알림을 보낸다. 또한 사용자가 여러 메시지를 연달아 보낼 수 있도록 10초간 기다려준다. 스페인어로 대화하기 위해 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청소년이 스페인어로 말하면 영어로 번역해서 인공지능에게 전달하고, 다시 스페인어로 번역해서 답변한다.

심리학자와 상담받은 학생들이 AI와 3배 더 많이 대화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보낸 1,860개의 메시지를 분석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과 힘든 청소년이 말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가장 눈에 띈 차이는 참여 방식이었다. 처음부터 심리학자와 상담을 받았던 학생들은 평균 50.72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나중에 새로 참여한 학생들은 16.91개만 보냈다. 상담을 받은 학생들은 애초에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고, 연구진이 직접 연락해서 참여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흥미로웠다. 남학생들은 평균 15.67번 대화했고, 여학생들은 12.77번 대화했다. 하지만 메시지 하나당 단어 수는 반대였다. 여학생들이 평균 9.42단어를 쓴 반면, 남학생들은 8.29단어만 썼다. 여학생들이 한 번에 더 자세히 표현한다는 뜻이다.

언어 사용에서 가장 큰 차이는 연결어였다. ‘그리고’, ‘하지만’, ‘또는’ 같은 단어를 마음이 힘든 청소년들이 훨씬 자주 사용했다.

14가지 주제 중 ‘섭식장애’가 1위, 5번마다 주제 변경 가능

청소년들은 14가지 주제 중에서 대화하고 싶은 내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실제 병명 대신 부드러운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어 ‘음식 I, II’는 실제로는 거식증과 폭식증이고, ‘슬픔 I, II’는 기분저하증과 우울증이다. ‘게임’은 도박중독, ‘괴롭힘’은 사이버불링, ‘분리’는 분리불안, ‘긴장’은 일반불안장애를 뜻한다. 분석 결과 음식과 관련된 문제(거식증, 폭식증)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두려움, 분리불안, 우울함, 게임 중독, 강박증 순이었다. 연구진은 “음식 문제가 다른 모든 주제보다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고 분석했다.

대화 시스템도 유연하게 설계됐다. 5번 자유 대화를 할 때마다 챗봇이 선택권을 준다. 같은 주제를 계속 이야기할지, 그 주제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받을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주제로 바꿀지 결정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청소년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했다.

사생활 보호도 철저했다. 모든 참가자는 가명(별명)을 사용해서 완전히 익명으로 대화했다. 실제 개인정보는 어디에도 저장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에 대화 횟수 순위를 보여주는 게임 요소도 넣었지만, 실제로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청소년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가장 자주 나온 단어 중 하나가 ‘고마워’였다. 청소년들이 챗봇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조언해 주는 것에 진심으로 고마워했기 때문이다. 한 청소년은 “내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31명의 청소년이 챗봇을 도와주고 조언하려고 노력했고, 22명이 자신의 걱정거리를 털어놨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청소년들은 모두 먼저 챗봇에게 공감하고 도움을 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코로나로 3배 증가한 청소년 우울, 조기 발견이 답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8명 중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의 우울과 불안이 3배나 증가했고, 자살률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계속 감시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어서,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챗봇을 만든 것이다. 기존에도 Woebot이나 Wysa 같은 정신건강 챗봇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질문만 던지는 방식이었다. 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챗봇이 먼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서 신뢰를 쌓는다는 점이다.

GPT-4와 IoT 기기로 더 똑똑하고 세심한 상담사 될 것

연구진은 앞으로 더 발전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GPT-4 같은 최신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번역 없이도 자연스러운 스페인어 대화가 가능하다. 또한 사진과 음성도 함께 처리할 수 있어서 더 풍부한 소통이 가능하다.

IoT 기기와 연결하면 더욱 세심한 상담이 가능하다. 카메라로 표정을 읽고, 마이크로 목소리 톤을 분석하고, 센서로 자세나 심박수까지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은 말로만 표현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사용하면 인공지능이 엉뚱한 답변을 하는 ‘환각 현상’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쓰는 은어나 신조어를 실시간으로 학습해서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FAQ

Q: 이 챗봇은 다른 상담 앱과 뭐가 다른가요?

A: 기존 앱들은 계속 질문만 하는데, 이 챗봇은 먼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나도 요즘 이런 걱정 있어”라며 친구처럼 대화를 시작해서 청소년들이 더 편하게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또한 성별을 선택할 수 있어서 더 편안한 상대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Q: 로봇과 대화하는 게 안전한가요?

A: 심리학 전문가들이 안전한 질문들을 미리 만들어뒀고, 위험한 말이 나오면 즉시 전문가에게 알림이 갑니다. 또한 5번 대화할 때마다 전문가가 준비한 메시지로 대화 방향을 조정하고, 모든 개인정보는 가명으로 처리되어 완전히 익명입니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논문 원문은 arvix에서 확인 가능하다.

논문 명: An empathic GPT-based chatbot to talk about mental disorders with Spanish teenagers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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