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MS 빌드는 단순한 개발자 컨퍼런스가 아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가 진행한 키노트 세션에서는 AI 산업의 정점을 이끄는 세 명의 인물이 원격으로 화상 연결되어 등장했습니다. 오픈AI의 샘 알트만, 엔비디아의 젠슨 황, 그리고 xAI의 일론 머스크. 이들이 나눈 대화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인공지능 산업이 향하는 방향성과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AI, 이제는 팀원이 된다 – 샘 알트만, “진짜 가상 동료와 일하는 시대”
먼저 등장한 오픈AI의 샘 알트만은 프로그래밍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근 발표된 코덱스 에이전트(Codex Agent)를 언급하며, 그는 AI가 이제 개발자의 보조를 넘어 ‘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진짜 가상 팀원에게 작업을 맡기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시대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코덱스는 이제 단순히 코드 조각을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서, 개발자가 맡기면 실제로 알아서 일하는 가상 동료처럼 행동합니다. 전체 프로젝트 코드에 접근해 오류를 고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질문에 답하거나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샘 알트만은 이런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진짜로 일 시킬 수 있는 가상의 팀원”이라고 설명하며, 이것이 프로그래밍 방식 자체를 바꾸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향후 모델이 더 단순해지고, 다양한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며, 사용자는 복잡한 설정 없이 “그냥 동작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또한 기술 진보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도입하고 적응하는 기업과 개발자가 큰 보상을 얻게 될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기술 변화의 물결 속에서 조기에 깊이 뛰어든 자는 항상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진실을 향한 AI – 일론 머스크, “물리학은 AI의 나침반”
다음으로는 MS 애저(Azure)에 그록(Grok)이 도입됨을 알리며 xAI의 일론 머스크가 영상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는 AI 모델 그록 3.5의 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기술적 관점보다 더 근본적인 주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AI가 어떻게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물리학은 법칙이고, 나머지는 권고일 뿐입니다. AI가 진짜로 똑똑해지려면 현실과 일치해야 합니다.”
그록은 물리학적 추론 방식, 즉 ‘첫 원칙(First Principles)’에 기반한 사고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진실에 도달하는 방법은 단순한 통계 예측이 아니라, 물리 세계와 일치하는 사고 구조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가 현실 세계에서 적용되려면, 자율주행차나 로봇처럼 물리적 제약 조건을 스스로 인식하고 따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빠르게 고치려 노력합니다. 진실을 향해 가는 속도, 그것이 AI의 안전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그록이 이미 테슬라, 스페이스X, xAI의 고객 응대 시스템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 기반의 빠른 개선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I가 현실에 발 딛고 있을 때에만 진짜로 똑똑해질 수 있다는 그의 주장에는 기술뿐 아니라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하드웨어 진화의 복리 효과 – 젠슨 황, “AI 팩토리를 짓고 있다”
마지막으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사티야 나델라와 함께 지난 2년간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며, 지금 우리가 맞이한 AI 시대가 단순한 컴퓨팅 진보가 아닌 근본적 구조 전환임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AI 팩토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전통적인 데이터 센터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연산 기반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PC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AI 팩토리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젠슨황은 NVIDIA와 Microsoft가 함께 이뤄낸 아키텍처 혁신이 2년 만에 40배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기존의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다시 한번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과거에는 성능 향상이 점진적이었다면, 이제는 매년 새로운 GPU 세대를 도입할 수 있을 만큼 혁신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두 해 만에 40배 성능 향상, 이것이 바로 혁신의 복리(compounding effect)입니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CUDA라는 일관된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바뀌어도 개발자와 고객이 투자한 소프트웨어는 계속해서 활용될 수 있으며, 성능 역시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꾸준히 개선됩니다. 젠슨황은 이를 통해 전 세대 GPU가 새로운 세대만큼의 가치를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CEO의 말에서 본 AI의 내일
세 명의 CEO는 서로 다른 기술적 출발점과 전략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AI는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하며, 개발자 중심으로 더 정교해지고 단순해져야 하며, 현실 세계와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샘 알트만은 AI를 동료로 받아들이는 개발자 생태계의 변화에 주목했고, 일론 머스크는 AI의 판단력이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선 물리적 세계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원칙을 이야기했습니다. 또 젠슨 황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협력적 혁신이 만들어내는 복리 효과를 강조했죠.
MS 빌드 2025 키노트 무대 위에 직접 오르진 않았지만, 이들이 영상으로 전한 말들은 산업과 사회를 향한 하나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말들이 그리는 미래의 초입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