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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교육으로 도매 시장을 혁신하다] “AI 시대, 작게 시작해도 협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앤지커머스 하병록 커머스 대표가 그리는 유통의 미래

[AI와 교육으로 도매 시장을 혁신하다] "AI 시대, 작게 시작해도 협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앤지커머스 하병록 커머스 대표가 그리는 유통의 미래
이미지 출처: 지앤지커머스

2016년, 도매꾹에 합류한 하병록 대표는 10년 가까이 한국 B2B 유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왔다.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플랫폼을 넘어 교육과 AI를 결합한 생태계를 구축하며, 34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도매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AI를 일찍부터 도입해 전문셀러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중소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어온 그의 이야기를 AI 매터스가 들어봤다.

지앤지커머스는 어떤 기업?

지앤지커머스는 도매꾹과 도매매를 운영하는 B2B 유통 플랫폼 기업이다. 도매꾹은 2000년대 초반 커뮤니티로 시작해 현재 34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도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도매매는 무사입(사입 없이 위탁 배송) 방식의 B2B 배송 대행 서비스로, 소량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어 1인 전문셀러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하병록 대표는 2016년 합류 이후 교육 사업과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플랫폼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에 개발 법인을 두고 글로벌 인재를 활용해 빠르게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Q. 2016년 도매꾹에 합류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셨나요?

사실 공고를 보고 제가 먼저 전화드렸어요. “이거 저한테 맞을 것 같다”고요. 그전에는 교육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했습니다. 초/중/고 교육 서비스를 기획했고, 이후 홈쇼핑 유통과 광고 대행사를 거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 전반을 경험했죠.

입사해서 한 2주 정도 업무를 파악해 보니 도매꾹이 도매 시장에서 굉장히 인지도가 높고 130만 명 정도의 회원이 있더라고요. 일이 많아 당시 대표님이 직접 파트너십 업무까지 챙기고 계시는 상황이었습니다.

Q. 그래서 어떤 사업부터 시작하셨나요?

제일 먼저 제휴와 협력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도매꾹이 직접 할 수 없는 창고, 물류, 교육 같은 분야의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었어요. 그래서 제가 맡게 된 게 ‘B2B 위탁 배송 대행’ 모델인 도매매입니다. 도매꾹의 기획전 메뉴로 확장해 나간 거였죠.


Q. 도매꾹과 도매매의 차이가 뭔가요?

도매꾹은 ‘사입 채널’이에요. 상품을 먼저 사서 창고에 쌓아놓고 판매하는 전통적인 도매 방식이죠. 반면 도매매는 ‘무사입 채널’입니다. 위탁 배송이라는 구조인데요, 전문셀러가 도매매의 상품 상세페이지를 퍼가서 오픈마켓에 먼저 올립니다. 판매가 되면 그때 도매매에 주문을 넣고, 상품이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되는 방식이에요. 지금 흔히 보는 알리에서 상품 페이지 가져가서 판매하는 모델을 그때 벌써 시작한 거죠.

Q. 그런데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네, 정말 힘들었어요. 도매 상품 공급사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소량 주문을 받으려 하지 않았거든요. “이거 하나 팔아서 뭐 남겠냐”, “공수에 비해 이익이 없다”는 반응이었죠.

도매꾹에서 우수 상품 공급사이면서 창고도 보유한 업체들을 선별해서 찾아다녔어요.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이런 사업을 하는데 상품을 주시면 우리가 잘 팔아드리겠습니다. 대신 도매꾹 메인에 노출해서 대표님의 창고를 같이 홍보해 드릴게요”라고 제안했죠. “그렇게 여러 공급사와 상품을 확보해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Q. 상품을 모았으면 이제 팔 사람이 필요했겠네요?

맞습니다. 그때부터 2017년 7월에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전 회사들이 교육 회사였다 보니까, 유통에 교육을 접목하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판매 교육을 통해 전문셀러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거죠.

1기로 20명을 모아서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70~80%가 거래액을 냈어요. 이분들이 성과를 내니까 더 열심히 하더라고요.  2기에서는 거래액이 급격히 증가한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성공 사례를 토대로 20명씩 모아서 교육 과정을 하나하나 늘려나갔습니다.


Q. 지금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됐나요?

첫해인 2017~18년에 거래액 기준 30억 정도였는데, 지금은 천억 가까이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 교육이 60개 정도, 500여 명의 전문셀러가 매달 증가하고 있어요. 팬데믹 이후로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운영 볼륨을 확대해 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육이 정말 핵심이네요. 그런데 AI는 언제부터 접목하기 시작하셨나요?

처음부터 교육으로 시작했지만, 도매꾹으로 락인(lock-in)할 수 있는 AI 서비스가 필요했어요. 전문셀러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거죠.

첫 번째로 만든 게 ‘스피드고전송기’입니다. 도매꾹·도매매 상품을 쿠팡,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 쉽게 대량으로 등록할 수 있는 AI 툴이에요. 주문 수집부터 클레임 관리까지 가능한 판매·거래액 관리 시스템이죠. 도매꾹 회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도매매 사용자는 PC 버전으로 쓸 수 있습니다. 사용 교육도 무료로 제공하고요.

두 번째는 ‘N잡AI전송기’입니다. 부업처럼 전문셀러로 활동할 수 있도록 PC와 모바일로 만들었어요. 최대한 자동화해서 상품 큐레이션부터 올린 상품 체크, 스케줄링에 맞춰 AI가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매매 외에도 동종업계 제품도 같이 연동해서 제공하고 있어요.

원가 기준, 연동할 채널 기준으로 과금하는 구조입니다.

Q. 다른 AI 서비스도 있나요?

네, ‘톡탁AI’는 숏폼, SNS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구독형 서비스예요. 도매꾹뿐만 아니라 도매매와 그 외 서비스에도 붙이고 있습니다. 사업자회원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쓸 수 있도록 오픈했어요. 쿠팡·도매꾹·알리 파트너스로 활동하는 개인 셀러들도 다양하게 쓰고 있어요. URL을 입력하면 멀티링크를 통해 다양한 채널 유입을 연결하고, 어필리에이트 방식으로 수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에그돔’이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해외 도매몰에 직접 가입하지 않아도 한국어로 검색해 소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입니다. 해외 구매대행으로 중국 상품 판매를 준비할 때, 상세페이지 이미지를 한국어 기반으로 변환하는 AI툴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경쟁 상황은 어떻게 보시나요?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그치는 서비스가 많아요.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셀러 회원들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모두 붙여놓았습니다. 전문셀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가 결합된 거죠.

모든 서비스를 플랫폼 내에서 추가로 구독하는 형태로 옵션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제품 판매를 원할 경우 한국어 전환 AI 툴을 개별 옵션으로 추가하면 됩니다.

Q. AI 개발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셨다고요?

네, 하노이법인은 대부분 AI 개발자입니다. 운영과 기획은 한국법인에서 진행하며, 중국법인은 도매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개발해서 운영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국법인은 교육과 제휴하는 사업 조직이고, 도매꾹 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제공하는 API를 기반으로 해외법인별로 맡은 영역에 따라 기술 개발과 운영을 분담하는 구조입니다.



Q. 왜 굳이 해외에 개발 조직을 두셨나요?

기술만 본다면 글로벌이 훨씬 빠른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중국은 공대 인력이 정말 많아요. 중국법인은 테스트와 적용이 빠르게 진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에서 보다 시간을 훨씬 더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나 중국의 개발자들도 한국 못지않게 퍼포먼스가 나와요. 다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좀 있기 때문에 안착하는 데까지 시간은 걸리죠. 메신저와 내선 전화, 주 단위 미팅 등을 통해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협업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AI 시대에 개발자의 역할은 어떻게 변할까요?

한 명의 코어 개발자가 100명의 일반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한 사람이 구조를 설계하면 AI로 대체해 24시간 쉬지 않고 개발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협업하기 위해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면 프로덕트의 수준이 높아서 놀라는데, 개발자는 CTO 한 명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요.

Q. 전문셀러들이 주로 판매하는 대형 유통 플랫폼과도 협업하고 계시나요?

쿠팡하고는 3개의 협업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켓그로스 사업부, 마켓플레이스, 1688 상품 교육까지요. 쿠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전문셀러들이 상품 소싱이나 교육이 필요할 때 도매꾹 교육을 함께 참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Q. 교육이 정말 핵심 경쟁력이네요.

교육은 저희 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기반 중 하나였습니다. 도매 쪽에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여의도에 직영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그 외 지역은 제휴 형태의 교육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 교육 중 50%는 AI 관련 교육입니다.

교육받았는지 여부로 거래액 차이가 확연해요. 입문까지의 교육은 무료로 진행합니다. 실전과 심화 교육은 강사비 정도만 책정하고 있어요.

Q.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교육입니다. 교육을 꾸준히 제공 해왔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플랫폼과 교육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AI 기반 서비스를 계속 확장하고 계신데, AI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들에 해주실 말씀이 많으시겠어요.

플랫폼을 기반으로 340만 회원이 모여 있고, 상품들이 쌓여 있고, 전문셀러를 양성하는 교육이 있습니다. 이게 우리의 경쟁력이에요. 수입·수출 현지화해서 만들어둔 인프라가 있으니 협력할 게 있다면 얼마든지 열려 있어요. 스타트업에서 우리하고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제안 환영합니다.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 같은 곳에서 전문셀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뭔가를 만들 때 아무리 자기들이 좋다 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고 만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휴처, 같이 할 파트너사를 찾고 그 파트너사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채널을 먼저 만들어놓고 기술 개발을 들어가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Q.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협업이 중요하겠네요.

큰 기업 입장에서도 직접 서비스를 만들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서로 강점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협업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때가 많습니다. 함께 테스트해 보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고, 각자의 전문성을 연결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내가 못하는 걸 잘하는 업체를 찾아서 같이 가는 게 맞습니다.

Q. 마지막으로, AI 매터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챗GPT, 팔란티어 같은 AI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고 유료 사용자도 우리나라가 제일 많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교육에 투자한 결과라고 봅니다. 한국 자체가 교육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유통은 교육이 없으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매꾹이 진행하는 무료 교육이 많은데, 한 달 내내 이 교육만 들어도 최근 돌아가는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니 추천합니다. 40개 넘는 교육이 있거든요.

두 번째는, AI가 어려운 게 아니라 작게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내 생활, 내 업무에 작게라도 일단 적용해 보세요. 이게 실제로 진짜 업무 효율이 10%, 20%, 30% 올라가는 걸 경험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자주 쓰는 게 중요해요. AI를 생활의 일부처럼 활용하지 않으면 금세 떨어져 나갑니다. 장난감 다루듯이 활용하면서 쓰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많이 생겨요.

제가 딱 1년 집중해서 다양하게 써봤거든요. 그랬더니 AI한테 물어보면 자서전도 기가 막히게 만들어주더라고요. 무섭게 생각하지 말고 AI를 계속 써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가 하나 있습니다. 윈도우 OS처럼 도매를 시작한다면 도매꾹을 먼저 접속하게 만드는, 도매 분야의 OS가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건 하병록 대표가 ‘협업’과 ‘교육’을 강조하는 자세였다. 혼자 모든 걸 다 하려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끼리 모여서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AI를 일찍부터 도입해 전문셀러들의 실질적인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점이 돋보였다.

“작게 시작해도 협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AI 시대를 맞이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이 될 것이다. 340만 회원을 보유한 플랫폼의 힘, 매월 60회 이상의 교육으로 다져진 생태계, 그리고 해외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글로벌 전략까지. 지앤지커머스의 사례는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업 전략의 핵심이 되는 시대를 보여준다.

추후 도매꾹이 진정한 ‘B2B 유통의 OS’가 되어, 더 많은 중소 전문셀러들과 스타트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미지 출처: 지앤지커머스




[AI와 교육으로 도매 시장을 혁신하다] “AI 시대, 작게 시작해도 협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앤지커머스 하병록 커머스 대표가 그리는 유통의 미래 – AI 매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