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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챗GPT는 피지컬 AI”…마음AI, 데이터로 로봇을 깨우다

마음AI, 데이터로 로봇을 깨우다
이미지 출처: 한국인공지능협회

한국인공지능협회 CAIO 과정 특강, 마음AI 최홍섭 대표 “휴머노이드 시장 300경 규모 전망”

지난 11월 14일, 한국인공지능협회 CAIO(Chief AI Officer) 아카데미에서 마음AI 최홍섭 기술총괄 대표가 ‘Next ChatGPT: Physical AI 시대를 대비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최 대표는 생성형 AI 이후 도래할 피지컬 AI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과 한국 기업의 기회를 역설했다.

오픈AI의 휴머노이드 투자가 던진 신호

최 대표는 강연 서두에서 오픈AI의 투자 행보에 주목했다. “2022~2023년 오픈AI는 스픽(Speak) 같은 영어 학습 앱, 하비(Harvey) 같은 법률 상담 서비스에 투자했습니다. 이는 챗GPT 기반으로 운영되어 많이 쓸수록 오픈AI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였죠. 그런데 갑자기 원엑스(1X)라는 휴머노이드 기업에 큰 투자를 합니다.”

마음AI는 이를 단순한 음성 서비스 탑재가 아닌, 더 큰 그림으로 해석했다. 이후 챗GPT에 에이전트 기능이 추가되면서 그들의 가설은 현실이 됐다. “냉장고 재료로 레시피를 추천하고 부족한 재료를 쿠팡에서 주문하는 API 호출 방식을 보며, 동일한 방식으로 로봇의 모든 구동부를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룰 베이스에서 데이터 드리븐으로

최 대표는 피지컬 AI와 기존 로봇의 본질적 차이를 명확히 했다. “30~40년 전 공개된 알버트 휴보, 아시모 같은 로봇들은 하드 코딩으로 모든 액션을 규칙화했습니다. 예외 상황이 발생하면 코드를 하나하나 뜯어야 했고, 라이다나 레이더 같은 비싼 센서도 필요했죠.”

반면 피지컬 AI는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방식이다. “챗GPT가 글 데이터로 학습하듯, 피지컬 AI는 액션 데이터로 학습합니다. 예외 상황이 발생하면 그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하면 됩니다.” 그는 AI 석학 앤드류 응(Andrew Ng)의 말을 인용하며 “데이터는 AI 알고리즘이라는 로켓을 움직이는 연료”라고 강조했다.

이런 패러다임 전환은 자율주행 업계도 겪었다. 2023년 아르고AI, 크루즈, 모셔널, 애플,웨이모 등이 위기를 맞았던 이유는 규칙 기반 방식의 한계, 이른바 ‘롱테일(long tail) 문제’ 때문이었다. 테슬라는 아쇼크 엘루스와미(Ashok Elluswamy)의 제안으로 엔드투엔드(end-to-end) 데이터 드리븐 자율주행 방식인 FSD 버전 12를 선보였고, 330만 줄의 코드를 단일 뉴럴 네트워크로 대체했다.

300경 규모 시장, 인류 최초 ‘경’ 단위 산업

최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의 규모를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는 25년 후 휴머노이드가 100억 대 등장할 것이라 했고, 보수적 전망으로도 10억 대입니다. 테슬라가 제시한 2~3천만 원 가격으로 계산하면 300경 규모입니다.” 모바일 산업 5천조, 자동차 산업 7천조와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른 시장이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초 CES에서 “AI의 미래는 피지컬 AI”라고 선언하고, 최근 한국 방문 시 깐부 회동에서도 “피지컬 AI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말한 점을 상기시켰다.

한국의 기회, 온디바이스 칩과 제조 인프라

마음AI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선제적 행보를 보여왔다. 2024년 12월 세계 최고 권위 AI 학회 뉴립스(NeurIPS 2024)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제치고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 ‘CANVAS’를 공개하며, 카메라로 환경을 인지하고 언어로 이해하며 로봇을 제어하는 기술의 표준을 제시했다.

상용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올해 2월 농기계 스타트업 긴트(GINT)와 자율주행 농기계 ‘플루바SS기’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과수원에서 나무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농약을 살포하는 이 농기계는 마음AI의 워브(WoRV, World model for Robotics and Vehicle control) 기술을 탑재했다. “과수원 같은 야외 환경에서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농약 살포는 운전자 건강에 좋지 않아 시급히 자율화가 필요한 분야였죠.”

최 대표는 한국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LLM 시대는 GPU를 대량 확보한 몇몇 기업의 싸움이었지만, 피지컬 AI는 온디바이스 칩을 사용합니다. 한국도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실제로 마음AI는 퀄컴 IoT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공식 멤버로, CES 2025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삼성전자-레인보우로보틱스, 현대차-보스턴다이나믹스, 네이버-네이버랩스 등 한국 기업들의 조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2023년부터 ‘LLM으로 로봇을 제어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는 매우 외로웠습니다. 로봇 하드웨어 전문가도, LLM 전문가도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젠슨 황의 선언 이후 모두 피지컬 AI를 하겠다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이 방향으로 집중 투자가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중심 패러다임, 휴머노이드보다 실용성

강연에서 최 대표는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을 재차 강조했다. “예전에는 로봇 하드웨어 회사가 주도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처럼 백덤블링하는 화려한 움직임이 대표적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 중심입니다. 미국의 스킬드AI(Skilled AI)는 ‘로봇 없는 로봇 회사’를 표방하며 나와 삼성전자에서 투자를 받고 기업가치 6조 원에 달합니다.”

그는 한국 중소제조업에 휴머노이드보다 실용적 접근을 제안했다. “휴머노이드는 지금 가동 시간이 1~2시간 정도입니다. 과수원에서는 서 있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갈 필요 없습니다. 양팔을 사용하는 형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 제조업 특성상 정형화된 대기업보다 중소제조업에 피지컬 AI가 먼저 필요합니다.”

데이터가 곧 경쟁력

최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피지컬 AI 도입의 핵심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피지컬 AI는 아직 초창기입니다. 시중 모델의 성능에는 한계가 있죠. 하지만 지금부터 제조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하면 제조업에 특화된 피지컬 AI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AI는 최근 크라우드웍스와 피지컬 AI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MOU를 체결하고, 한화로보틱스와는 차세대 로보틱스 플랫폼에 워브 모델을 적용하는 협약을 맺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2차관도 11월 14일 마음AI의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방문해 현황을 점검했다.

“로봇이 정말 사람처럼 일하려면 진짜 지능이 필요합니다. 데이터로 지능을 설계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최 대표의 말처럼,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인류 노동 패러다임을 바꿀 혁명의 시작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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