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사용자들이 어떤 AI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는 부족했다. 국내 사용자들은 실제로 어떤 툴을 가장 많이 찾고 있을까? 얼마나 툴을 많이 언급하고 추천하고 있을까? AI 전문 정보 플랫폼 AI 매터스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이 궁금증에 답하고자 했다.
종합 데이터, 어떻게 측정했나?
이번 차트는 단순 인기 투표나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다각적인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측정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내 웹트래픽이다. 복수의 웹사이트 분석 업체에서 제공하는 각 AI 서비스의 국내 웹사이트 트래픽을 수집해 교차 검증했다. 둘째, 소셜 버즈량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AI가 월별로 얼마나 언급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셋째, 전문가 평가 점수다. AI 분야 전문가들의 정성적 평가를 반영해 단순 사용량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품질과 영향력을 보완했다.
이 세 가지 지표를 종합해 100점 만점의 점수로 환산했으며, 분석 기간은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이다. 국내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도를 객관적 지표로 정리해 시장의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챗GPT, 제미나이 등 ‘범용 AI’가 상위권 장악
Top 10 차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범용 생산성 AI의 강세다. 이제는 ‘국민 AI’가 된 챗GPT가 86.8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제미나이(84.8점), 노션AI(73.2점), 클로드(70.4점)가 그 뒤를 이었다. 이중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는 특정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검색, 문서 작성, 코딩, 분석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범용 AI라는 공통점이 있다.
챗GPT는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로, 2022년 출시 이후 생성형 AI 대중화를 이끈 서비스다. 텍스트 생성, 코딩, 번역, 데이터 분석 등 영상 생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며, 현재는 GPT-5.1을 포함한 최신 모델을 기반으로 음성 대화까지 기본으로 지원한다. 특히 지난 3월 이미지 생성 기능이 강화된 모델 추가되며, 국내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챗GPT 관련 소식 모아보기
제미나이는 구글이 개발한 멀티모달 AI로, 구글 검색 및 워크스페이스와의 연동이 강점이다. 최신 정보 검색과 긴 문맥 처리에서 높은 성능을 보인다. 특히 지난 8월 ‘나노바나나’라는 별칭의 이미지 생성 모델이 일관성 유지에 탁월하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국내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제미나이 관련기사 모아보기
노션은 생산성 도구로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사용자 폭이 확대된 경우이다. 문서 요약, 글쓰기 보조, 번역, 브레인스토밍 등을 노션 환경 안에서 바로 수행할 수 있어, 별도 AI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기본 노션 구독과 별개로 추가 구독을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개인 사용자부터 팀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강력한 협업 도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노션이 AI 툴 3위에 오른 것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툴을 배우기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AI를 활용하길 원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노션 관련 기사 모아보기
클로드는 앤트로픽이 개발한 AI 모델로, 초기부터 글쓰기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면서 사용자를 확대해나갔다. 최대 20만 토큰의 긴 컨텍스트를 지원해 대용량 문서 분석에 강점이 있다. 복잡한 추론과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일반 텍스트 생성뿐만 아니라 코드 생성, 디버깅, 최적화 등의 프로그래밍 작업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코딩에 최적화 된 기능과 성능을 업데이트하며 바이브코딩의 필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클로드 관련 기사 모아보기
5위부터 10위까지는 특화 AI와 범용 AI가 혼재한다. 미드저니(63.8점)는 고품질 이미지 생성에 특화된 AI로,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결과물로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퍼플렉시티(62.6점)는 AI 기반 검색 엔진으로, 질문에 대해 출처를 명시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록(62.4점)은 일론 머스크의 xAI가 개발한 AI로, 실시간 X(구 트위터) 데이터 접근과 유머러스한 응답 스타일로 차별화했다. 최근에는 캐릭터 채팅 서비스와 성인용 스파이시 모드를 추가하고 챗GPT 수준으로 모델 성능을 끌어 올리면서 사용자가 급증했다. 딥시크(61.6점)는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오픈소스 AI로, 저비용 고성능을 내세워 급성장했으며, 전세계적으로 앱 접근을 제한해왔음에도 가격과 성능으로 꾸준히 사용자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틈에서 빛난 ‘K-AI’ : 미리캔버스, 뤼튼
Top 10 차트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한국 서비스의 선전이다. 미리캔버스(63.4점, 6위)와 뤼튼(60.2점, 10위)이 글로벌 서비스들 사이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8개가 모두 해외 서비스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한국 시장에 특화된 전략이다. 미리캔버스는 카드뉴스, 썸네일, 상세페이지 등 한국 사용자들이 자주 필요로 하는 디자인 템플릿을 대거 갖추고 있고, AI 기반 자동 디자인 기능으로 비전문가도 쉽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뤼튼은 GPT, 클로드 등 여러 AI 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 한국어 프롬프트에 최적화된 다양한 AI 캐릭터(페르소나)를 제공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기본 채팅은 물론, 이미지 생성, 유튜브 요약, 실시간 녹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AI들이 범용성을 앞세울 때, 로컬 니즈를 정확히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는 AI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생존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준다. 모든 영역에서 챗GPT와 정면 경쟁하기보다, 특정 시장이나 기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AI가 추천하는 분야별 Top5 AI는?
그러나 ‘AI가 추천한 Top 5 AI’ 데이터를 보면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의 추천 데이터 2,295건을 분석한 결과, 분야별 1위는 각각 다른 서비스가 차지했다.
검색 분야에서는 퍼플렉시티가 1위를 기록했다. 웹 검색 결과를 종합해 출처와 함께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 정보 탐색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범용 AI인 챗GPT와 제미나이는 2, 3위에 머물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빙AI와 클로드가 뒤를 이었다.
이미지 생성 분야는 미드저니가 1위다. 디스코드 기반으로 운영되며, 프롬프트만으로 고퀄리티 아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다. 2위 스테이블 디퓨전은 오픈소스 모델로 로컬 환경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기술적 사용자층에서 인기가 높다. 오픈AI의 달리(DALL-E), 아트브리더, 딥AI가 3~5위를 차지했다. 달리는 챗GPT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이미지 생성 모델이며, 아트브리더는 기존 이미지를 조합하고 변형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 독특한 이미지 생성 플랫폼이다. 딥AI는 이미 존재하던 AI 모델들을 API와 웹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초기 플랫폼 중 하나다. 특히 Text-to-Image API가 유명해져 사용자들이 많다.
영상 생성에서는 런웨이가 1위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영상 크리에이터들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2위 신디시아는 AI 아바타 기반 영상 제작에 특화되어 있어 기업 교육이나 마케팅 영상에 많이 활용된다. 픽토리,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이 뒤를 이었다. 픽토리는 텍스트나 긴 비디오 콘텐츠를 짧고 효과적인 비디오로 변환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음원 생성은 AIVA가 1위를 기록했다. 클래식과 영화 음악 스타일의 작곡에 강점이 있으며, 저작권 문제없이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다. 사운드로우, 앰퍼뮤직, 수노AI, 부미가 2~5위에 올랐다. 사운드로우는 배경 음악(BGM)에 특화된 AI 음악 생성 툴이며, 앰퍼 뮤직은 초기 AI 작곡 플랫폼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셔터스톡에 인수되어 더 이상 일반 사용자들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수노AI는 보컬 및 가사 생성에 특화된 툴로, ‘작곡’보다 ‘노래’를 만드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부미는 AI로 곡을 생성한 후,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 직접 배포하여 로열티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PPT 생성에서는 감마가 1위다. 감마는 주제나 개요만 입력하면 디자인이 적용된 프레젠테이션을 자동 생성해주며, 웹 기반으로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가 필요 없다. 전통적인 슬라이드 형식보다는 유동적인 카드 형태로 문서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뷰티풀AI, 톰, 캔바, 슬라이즈AI가 뒤를 이었다. 뷰티풀AI는 디자인 자동화에 중점을 둔 프레젠테이션 도구이며, 톰은 스토리텔링에 특화된 프레젠테이션 및 문서 제작 도구이다. 캔바는 디자인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AI 기능을 강화하며 PPT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슬라이즈AI는 이미 작성된 텍스트(예: 문서, 기사)를 붙여 넣으면 자동으로 슬라이드 요약 및 초안 생성해주는 툴이다.
‘AI 추천 Top 5’ 차트는 함샤우트 글로벌이 자체 개발한 AI 브랜드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 도출한 결과다. 이 솔루션은 수개월간 생성형 AI의 응답 데이터를 수집하며, 각 AI가 사용자 질문에 답할 때 특정 툴을 얼마나 자주 추천하는지 추적해 분야별로 정량화한다. AI의 답변이 사용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AI가 어떤 툴을 추천하는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시장 흐름을 읽는 또 하나의 척도가 될 것이다. 사용자들이 AI에게 “~할 때 어떤 툴을 쓸까?”라고 물으면, AI의 답변이 곧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2026년에는 이 지표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급부상하는 신흥 AI들? 인기를 편승하는 ‘유사 AI 앱’의 등장
AI 매터스는 이번 차트와 함께 ‘AI 라이징 스타’로 ‘그록 이매진(Grok Imagine)’을 선정했다. 2025년 10월 기준 웹트래픽이 전월 대비 280% 성장한 서비스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서비스는 일론 머스크의 xAI가 운영하는 공식 그록(Grok)과는 별개의 서드파티 서비스다. grokimagine.ai라는 독립 사이트에서 운영되며, 그록 브랜드의 인지도에 편승해 성장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텍스트를 이미지와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HD 화질과 오디오 동기화, 빠른 생성 속도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처럼 특정 AI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 그 이름을 활용한 유사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것도 현재 AI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공식 서비스와 서드파티 서비스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며, 서드파티 서비스 이용 시에는 데이터 보안과 결과물 저작권 등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를 많이, 잘 쓰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AI가 궁금해? AI 매터스 Pick!
AI 매터스 픽은 AI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이 사용하고 추천하는 툴들 중 실제로 유용한 툴을 엄선해 추천하는 항목이다. 이달의 ‘AI 매터스 Pick’으로는 ‘힉스필드AI(Higgsfield.AI)’가 선정됐다. 힉스필드는 고품질 비디오 및 이미지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특화된 고급 생성형 AI 플랫폼이다. 힙한 이미지를 잘 뽑아 AI를 실제 영상 작업에 사용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AI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AI 시장은 공식 서비스와 서드파티 서비스, 기존 강자와 신흥 도전자가 뒤섞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가 보여주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생성형 AI 시장은 “최고의 AI 하나”를 찾는 게임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AI 조합”을 찾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업무 패턴과 필요에 맞는 AI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번 Top 10 차트와 분야별 Top 5 데이터는 그 선택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I 시장은 계속 움직인다. AI 매터스는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향후 월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AI 툴 순위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