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인공지능 영상에는 불편한 골짜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골짜기를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그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국내 VFX 업계를 대표하는 ‘자이언트 스텝’이 제작한 파일럿 영상 ‘스페이스 그린’은 AI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완성도의 지점을 VFX와의 하이브리드 접근법으로 돌파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이 있습니다.
AI 콘텐츠의 경쟁력은 잘 만드는 것에 있는가? 아니면 잘 파는 것에 있는가?
그럼 지금부터 오늘의 주인공 자이언트 스텝의 스페이스 그린을 감상해보시죠.
2. 작품소개
3. 자이언트 스텝
자이언트 스텝.
2008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 VFX 업계의 대표주자입니다. AI 기반 버추얼 휴먼 실시간 XR 콘텐츠 실감형 리얼 영상에 이르기까지 테크와 크리에이티브 사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온 곳이죠.
SM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를 만들었고 삼성, 넷플릭스, 디즈니와 협업하며 글로벌 수준의 VFX 역량을 쌓아왔죠. 그리고 이제 그들이 AI 영상 생성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였습니다.
스페이스 그린은 그 첫 번째 실험입니다. 단순한 기술 데모가 아닙니다. VFX 전문기업이 AI를 어떻게 자신들의 파이프라인에 통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R&D 프로젝트입니다.
4. 하이브리드 솔루션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하이브리드 접근법에 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의 프로젝트팀은 기획부터 완성까지 단 10일 만에 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1~3년차 아티스트 4명과 연출 담당자가 참여했죠. 전통적인 VFX 제작 방식이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입니다.
비결은 역할분담에 있었습니다.
첫째, AI가 러프를 담당합니다. 초기 연출안을 바탕으로 배경, 캐릭터 우주선 같은 에셋들을 AI로 생성합니다. 레퍼런스 서치부터 첫 번째 버전 제작까지 AI가 초벌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죠.
둘째, VFX가 디테일을 채웁니다. AI가 만들어낸 영상에는 디테일의 골짜기가 있습니다. 카메라 무브가 어색하고 세부 묘사가 불안정하죠. 이 부족한 부분을 VFX팀이 직접 카메라를 잡고 렌더 과정에서 AI와 병행하며 메워갑니다.
셋째, DI 작업이 완성도를 높입니다. AI 영상 특유의 거친 질감 이것을 DI 작업과 추가 보정으로 다듬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훅업을 맞추고 부족한 샷을 추가 생성하면서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죠.
결국 이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AI는 1부터 9까지를 담당하고 마지막 1은 아티스트가 마무리합니다. AI가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줄여주지만 최종 완성도는 여전히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5. 지불가치의 문제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AI로 만든 콘텐츠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현재로서는 답하기 어렵습니다.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원모어 펌프킨의 제작비는 0원이었고, 제작기간은 단 5일이었습니다.
현재 AI로 만든 영화는 대부분 무료로 상영됩니다. 상금과 정부 지원금이 유일한 가격 기준일 수 있습니다. 지불가치. 이것이 AI 콘텐츠 시장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자이언트 스텝의 접근법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합니다. 그들이 판매하는 것은 AI 영상 자체가 아닙니다. AI와 VFX를 결합해 만들어내는 완성도의 차이입니다. 디테일의 골짜기를 건너는 능력, 10일 만에 상업적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파이프라인. 그것이 그들의 지불가치입니다
6. 에필로그
AI를 단순히 비용 절감 도구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더 싸게, 더 빨리.
하지만 이 접근은 AI 크리에이터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결국 결과물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자이언트 스텝이 보여주는 것은 다른 방향입니다. AI를 활용하되 그 위에 전문성을 쌓아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스페이스 그린은 R&D 프로젝트입니다. 스토리 중심의 예고편이 아니라 VFX와 AI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험이죠.
그리고 이 실험은 2개월 전에 진행된 것입니다. 지금의 AI 기술은 그때보다 훨씬 더 발전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이 말하듯 AI를 활용한 콘텐츠는 이제 누구나 시도하지만, 디테일의 완성도와 퀄리티의 깊이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이 진짜 경쟁력입니다.
AI 시대 콘텐츠의 가치는 잘 만드는 것에서 잘 파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지불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승부를 결정합니다.
자이언트 스텝의 스페이스 그린은 그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는 아닐까요?
✒️필자 소개
생각ㅣmaverick
2023년, 국내 최초로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며,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AI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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