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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알파고 이긴다”… 이세돌의 파격 예측, 그 근거는?

"신진서, 알파고 이긴다"… 이세돌의 파격 예측, 그 근거는?
이미지 출처: AI매터스

알파고 10주년 맞아 세기의 재대결 추진 중… “약점 명확, 승률 굉장히 높다”

알파고와의 세기적 대결로 전 세계를 들썩였던 이세돌 UNIST 객원교수가 지난 5일 한국인공지능협회 CAIO 강연에서 파격적인 예측을 내놨다. 현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내년 알파고 10주년 기념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지금 바둑계 1인자 신진서 9단과 제가 뒀던 알파고 리 버전의 대국을 알파고 10주년에 맞춰 추진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만약 신진서 9단이 알파고 리 버전과 대결한다면 승리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단언했다.

알파고 리 약점은 이미 드러났지만 최신 정보 학습도 못해 당황할 것

이 교수가 신진서 9단의 승리를 확신하는 근거는 명확했다. 첫째, 2016년 4국에서 자신이 알파고를 꺾으며 약점이 정확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는 “아직 완벽한 버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약점이 명확하다”며 “그 약점을 공략하면 승률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둘째, 지난 9년간 프로기사들이 AI를 보며 꾸준히 학습해온 반면, 알파고 리는 그 학습 내용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우리는 AI를 보면서 계속 학습해왔지만, 알파고 리는 그 학습된 걸 몰라요. 그렇게 두고 갔을 때 알파고 리가 굉장히 당황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교수는 “당연한 겁니다. 승리해야 해요. 우리도 AI를 보면서 공부까지 이렇게 하는데 그것을 만약에 못 이긴다면 너무 아쉽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알파고 4국, 30년 바둑 인생철학에 위배되는 유일한 한 수

이 교수는 2016년 알파고와의 5번기 중 유일하게 승리한 4국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그는 “68번째 수는 상대가 사람이었다면 절대 두지 않았을 수”라며 “최선의 수가 아니라 오직 알파고의 버그를 일으키겠다는 일념만의 통수였다”고 밝혔다.

“저는 30년 바둑을 두면서 최선의 수가 아닌 수를 의도적으로 뒀던 것은 이 바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강조한 이 교수는 “바둑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수였지만, 이것이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회상했다.

바둑은 인간 손 떠났지만, AI 이해하려 노력 중

이 교수는 알파고의 진화 과정도 상세히 설명했다. 2017년 후반 등장한 알파고 제로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하지 않고 룰만 배워 자체 대국으로 학습했으며, 알파고 리를 단 10일 만에, 알파고 마스터를 40일 만에 압도했다.

“알파고 제로가 두는 수들의 의도를 인간이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30년 바둑을 뒀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의도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 교수는 “이 시점부터 바둑은 인간의 손을 완벽히 떠났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AI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이기지 못하더라도 AI가 두는 수를 이해만 하더라도 굳이 인간의 손을 떠났다고 표현할 필요는 없다”며 “프로기사들이 AI의 수를 이해하려고, 다시 우리 손으로 찾아오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AI 활용 격차, 이미 학생들부터 양극화

이 교수는 AI 시대의 그림자도 경고했다. “AI 활용 역량에 따라 완전히 그룹이 나뉘어 버렸다”며 “중학생만 돼도 그대로 나뉘어 있고, 대화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창의적으로 질문하고 주도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며 “AI를 ‘이용’만 하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이용만 하게 되면 생각을 덜 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SNS보다 더 심각해요.” 이 교수는 어린 세대에게 AI를 자기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알파고 10주년 기념 신진서 9단과의 대결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만약 성사된다면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인간과 AI의 바둑 대결이 재현되는 역사적 순간이 될 전망이다.




“신진서, 알파고 이긴다”… 이세돌의 파격 예측, 그 근거는? – AI 매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