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바일 충전 브랜드 앤커(Anker)가 AI 기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충전기와 보조배터리로 이름을 알린 앤커가 이번엔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녹음기와 실시간 번역 기능을 내세우며 단순 충전 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앤커 이노베이션 코리아(Anker Innovations Korea)는 3월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앤커 미디어 데이 2026(Anker Media Day 2026)’을 개최하고, 자사 최초의 AI 녹음기인 ‘사운드코어(Soundcore) 워크’를 공개했다. 행사장에서 앤커 코리아 오병근 부사장은 “회의가 끝난 뒤 요약을 정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느냐”고 청중에게 물으며 신제품을 소개했다.

사운드코어 워크는 버튼 하나로 녹음을 시작해 최대 5m 거리의 음성을 수집하고, 녹음이 끝나는 즉시 앱과 PC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AI가 단순 받아쓰기를 넘어 화자를 구분하고, 한국어를 포함해 140개 언어를 지원한다. 회의록·인터뷰·레포트 등 30가지 이상의 AI 템플릿도 제공한다. 무게는 10g, 크기는 동전 수준이며 마이크 단독 8시간, 케이스 포함 최대 32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보안 측면에서는 유럽 무선기기 지침(RED)의 ‘EN 18031’ 규격과 미국 소비자 사물인터넷(IoT) 보안 표준인 ‘NIST IR 8425’ 제3자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AI 기능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기업 보안 우려가 제기되자, 오 부사장은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보안 규격 인증을 전부 취득했으며 한국 관련 법령에도 저촉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기능은 녹음기에 그치지 않는다. 앤커는 기존에 출시된 사운드코어 앱 호환 제품 전체에 AI 번역 기능을 탑재했다. 상대방이 말하는 순간 실시간으로 번역해 이어폰과 텍스트로 동시에 확인할 수 있으며, 쌍방향 번역도 지원한다. 지원 언어는 100개 이상이다. 오 부사장은 “해외여행은 물론 외국인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커는 이번 행사에서 AI 제품 외에도 프리미엄 충전 라인업 ‘앤커 프라임(Anker Prime) 시리즈’와 로봇청소기 신제품도 함께 공개했다. 앤커 프라임 시리즈는 최대 220W 및 300W 출력의 보조배터리 2종과 전용 충전 스테이션으로 구성된다. 로봇청소기 브랜드 유피(Eufy)의 신제품 ‘C28 옴니 올인원’은 15,000Pa의 흡입력과 롤러 자동 세척 시스템인 ‘하이드로젯(HydroJet™)’을 탑재했다. 보통은 물걸레를 청소 후 세척하지만, 이 제품은 청소를 하면서 계속 물걸레를 빨아줘 지저분한 상태로 청소를 지속하지 않는다.

앤커 코리아 회장 겸 앤커 재팬 최고경영자(CEO) 엔도 아유무(Endo Ayumu)는 “그동안 체계적인 여러 면에서 한국 고객을 만족시키기에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글로벌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고객에게 최적화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충전기 회사’라는 인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엔도 회장은 일본 시장 사례를 들며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충전기·오디오 기기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어폰 부문에서 소니(Sony)를 추월하며 100억 엔 이상의 규모를 달성했다”고 답했다. 단순 충전 전문 브랜드를 넘어 종합 테크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한국 시장 전략과 관련해 앤커 코리아는 서비스 인프라 강화와 오프라인 확장이라는 두 가지 축을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 공식 수리 센터를 설립해 현재 로봇청소기 중심의 전문 수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고객 피드백을 본사 개발팀과 연계해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오프라인 측면에서는 위례 스타필드에서 팝업스토어를 3월 26일까지 운영하며 상설 매장 오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운드코어 워크와 유피 C28 옴니는 이날 행사와 동시에 국내 정식 출시됐다.
이미지 출처: 앤커 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