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 대신 좋은 소식’을 전하는 보험 광고로 화제를 모은 삼성생명의 AI 기반 캠페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삼성생명은 2023년 6월 19일 ‘좋은 소식의 시작’이라는 콘셉트로, 챗GPT를 활용해 ‘긍정적 메시지’에 집중한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광고 이미지부터 배경음악, 징글까지 모든 요소를 AI가 제작한 업계 최초의 실험적 시도였습니다.
“보험 = 불행”이라는 프레임 탈피하기 위한 삼성생명의 도전
기존 보험 광고는 대부분 위기 상황을 강조하거나 부정적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에 익숙했습니다. 삼성생명은 보험은 늘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찾게 되는 사후의 수습과 보상,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세상의 좋은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가는 ‘좋은 소식’을 전달하는 보험회사로서의 의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긍정적 메시지 언어 설계를 위한 전략적 AI 활용
캠페인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챗GPT를 활용했습니다. “사람들이 보험을 떠올리는 순간”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해 챗GPT에게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긍정적으로 전환 가능한 문장’을 도출했습니다.
“무언가를 준비할 때, 힘들 때, 부정적인 상황일 때 사람들이 보험을 찾는다”는 통찰을 기반으로, “먼저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콘셉트가 AI를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 실제로 본 캠페인의 시안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사람들이 보험을 떠올리는 순간”이라는 스크립트를 넣어 보니, ‘아플 때’, ‘힘들 때’ 등 부정적이고 어두운 이미지가 생성되었습니다. AI는 단지 콘텐츠 제작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을 언어로 재해석하는 ‘전략 파트너’로 작동한 셈입니다.
3개월간 1만 장 이미지 제작한 100% AI 기반 광고
이 캠페인은 TV 광고로 구현되었으며, 일반적인 모델 섭외와 전형적인 촬영 진행 방식에서 벗어나 광고 영상의 모든 이미지, 배경음악, 징글까지 다양한 AI 프로그램 및 툴을 활용해 업계 최초로 100% AI 기반으로 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보험을 떠올릴까”라는 질문을 AI에게 던지며 시작하는 이번 광고의 전반부는 기존 보험에 대한 인식을 그리며, 후반부는 앞으로 변화해 나갈 삼성생명만의 역할과 의지를 표현합니다.
특히 다채로운 표정과 디테일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개월간 총 1만 장이 넘는 AI 프로그램 생성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AI가 주로 서양 기반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탓에 한국인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배경음악과 징글 제작을 맡은 포자랩스는 ‘좋을 때 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자’는 슬로건에 맞추어 경쾌하고 희망찬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빅밴드 느낌의 AI 재즈 곡을 생성했습니다.
788만 조회수의 폭발적인 관심… 그러나 양극화된 반응
광고 영상은 삼성생명 유튜브 채널(구독자 27.9만 명)에 2023년 6월 19일 공개되어 현재까지 조회수 788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영상으로 AI 기반 제작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브랜드 이슈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나뉘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내용은 따뜻한데.. AI로 모두 만들었다니 신기하네요”, “AI도 따뜻함을 표현할 수 있는거 같네요…따뜻하고 밝은 세상을 소원해봅니다” 등이 있었습니다.
반면 부정적 반응도 강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어찌 보면 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보험광고를 인공지능이 만들었다고 하니, 공감이 잘 되진 않네요”, “인간적임을 강조하는 보험사 광고가 극도로 비인간적인 AI로 광고를 맞는게 맞나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보수적인 업계의 혁신적인 도전
이번 캠페인의 세 가지 의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괏값을 산출하는 AI의 특성상, 특정 개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보험이라는 추상적 상품을 시각화하여 소비자와의 정서적 간극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셋째,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의 보험사가 새로운 기술로 광고를 시도했다는 점 자체로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AI 기술 상용에 대해 업계로부터 열띤 문의를 받을 만큼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요. 특히, ‘위기-해결’의 서사 대신 ‘긍정-기대’의 서사를 끌어낸 점에서 브랜드 포지셔닝 전환에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마케터에게 “AI는 콘텐츠 제작 툴을 넘어서, 브랜드 철학을 구현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