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매터스 뉴스레터 #33] [CES 2025]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AI로 연결되는 “차와 나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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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CES 2025에서 모빌리티 분야가 화려한 조명을 받았습니다. 다채로운 자율주행 기술과 전장(電裝) 부품이 소개됐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흐름이었습니다. 단순히 차량을 ‘이동수단’이 아닌 ‘인간 경험의 확장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AI 기반 혁신들이 곳곳에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1. 현대모비스, 뇌파 읽는 ‘엠브레인(M.Brain)’…안전 이상의 휴먼 케어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 2025에서 ‘M.Brain’ 시스템을 공개하며 인간 친화적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운전자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졸음·스트레스·긴장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안전장치를 작동시킵니다.

특히 뇌파 분석 정확도가 대폭 향상되었다고 밝혔는데, AI 모델이 환경 변화(예: 혼잡한 도심 주행 시나 적은 빛이 들어오는 야간 상황)에서 발생하는 신호 왜곡을 보정하는 기능을 갖춰 안정적으로 생체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단순히 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차량이 능동적으로 ‘운전자 상태’를 돌보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운전자가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이동을 누릴 수 있도록 AI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2. LG이노텍, ‘졸음운전 No!’… 차량 내부 감정 인지하는 ‘인캐빈(In-Cabin) 센싱’

LG이노텍은 ‘AI 인캐빈(In-Cabin) 센싱’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기존의 졸음운전 방지를 넘어 감정 상태 파악까지 확장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CES에서 주목받은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해 운전자 표정, 눈 깜박임, 맥박 등을 종합 분석합니다. AI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노·우울·불안 같은 감정을 체크하고, 필요 시 안정적인 음악이나 음성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예컨대, 운전자가 예민한 상태로 과속을 하면 시스템이 “주의하세요, 지금 기분이 예민한 것 같아요”라며 부드럽게 경고를 전달하는 식입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제 카메라 모듈이 단순 안구·시선 추적만 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와 차가 소통하는 인터페이스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3. BMW, “Hey BMW”…AI와 음성으로 차량 작동하는 ‘파노라믹(Panoramic) iDrive’

BMW는 CES 2025에서 선보인 ‘Panoramic iDrive’ 시스템은 기존의 버튼과 물리적 컨트롤러를 대부분 제거하고, AI와 음성 인식을 중심으로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아마존의 차량용 AI 음성 비서 서비스인 알렉사 오토와 통합되어, 운전자가 “Hey BMW”라고 호출하면 차량의 온도 조절, 경로 추천, 날씨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알렉사 오토는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사용 습관을 학습하여 상황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확장된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스마트 홈 기기 제어,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차량 내 환경을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휴가 중이라면 AI가 주변의 관광지나 해변을 추천해 줄 수 있습니다.

BMW의 Panoramic Vision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전면 대시보드 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화면으로, 운전 정보, 미디어, 날씨, 공기 질, 연락처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행 중 도로 상황을 화면에 중첩하여 실시간으로 경로를 안내합니다. BMW 관계자는 “미래 차량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운전자와의 교감이 가능한 지능형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이번 CES 2025에서 보여준 기술이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4. 혼다·소니혼다모빌리티, ‘AI 자율주행’으로 운전자 해방

일본 완성차 기업 혼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0 시리즈’ 전기차에 AI 기반 자율주행 기능을 도입해,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실험적 시연을 선보였습니다. 소니혼다모빌리티 역시 브랜드 첫 전기차 ‘아필라(AFEELA)’를 통해 AI가 도로 상황부터 운전자 기분까지 종합 판단해 차량을 제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필라는 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기반의 AI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자동차가 그저 ‘잘 굴러가는’ 것을 넘어, 스스로 안전과 편의를 모두 책임지는 ‘운전자 해방’ 모델로 진화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판단을 AI에게 맡겼을 때 사고나 오류가 발생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윤리적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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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바꾸는 AI… ‘이동수단’에서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이번 CES 2025에서 주목할 점은,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빌리티 분야의 AI는 과거처럼 단순 보조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과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동반자’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에 ‘주행을 안전하게 보조’하던 범위를 훌쩍 넘어, 인간의 감정과 신체 상태에 깊숙이 관여하며 우리 일상 전체의 행동·정서 패턴을 새롭게 재구성할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AI가 주도하는 모빌리티 혁명은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운전자의 감정, 뇌파, 생체신호, 운전 습관 등 방대한 데이터가 곧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완성차 업체부터 전장부품사, 빅테크 기업에 이르기까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밀하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데이터로 무장한 AI 자동차…비로소 열리는 “휴먼 드라이빙 2.0” 시대

한편, AI가 차량 내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폭이 커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AI 윤리 문제는 더욱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편의성이 커질수록, 그만큼 데이터 안전장치와 투명성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냅니다.

이번 CES 2025가 보여준 모빌리티 혁신의 공통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기술은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말은 곧, 인간이 기술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을 줄 것인가,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과 윤리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자동차가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의사결정하는 동반자’가 되어가는 지금, ‘인간다움’은 어떻게 지켜지고, 어떻게 확장될까요? CES 2025의 전시장을 가득 메운 AI 모빌리티들은, 눈부신 기술력 뒤에 이렇게 묻고 있는 듯합니다.

“당신은 앞으로 이 차와 어떤 관계를 맺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