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제 AI 활용 사례를 알아보는 [리얼 캠페인 탐구]
기업과 브랜드가 AI를 활용한 사례를 탐구하는 코너입니다. 기업들이 실제 AI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식과 그 결과를 알아보고, 독자들에게 AI로 구현 가능한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AI를 활용한 새로운 전략과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데 좋은 영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리얼 캠페인 탐구] 빙그레 – 생성형 AI시대에도 진정성이 답이다.
최근 많은 F&B 브랜드들이 마케팅에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제품을 개발하기도 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상으로 광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바나나우유로 알려진 빙그레는 이번 광복절에 AI를 활용한 특별한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광복절 기념 캠페인 – 처음 입는 광복
독립운동가의 마지막 모습이 형무소에서 찍은 죄수복 차림을 안타깝게 여기는 후손들의 인터뷰에 이어 한복 디자이너가 독립운동가의 기개와 희생정신을 담은 한복을 짓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강석대, 고수복, 신채호, 이육사와 같은 죄수복을 입은 사진 속에 있던 독립운동가가 고운 한복을 입고 형무소를 당당한 걸음으로 걸어 나옵니다.
지속적으로 독립 유공자를 후원해 왔던 빙그레가 올해 광복절에 진행한 ‘처음 입는 광복’캠페인 영상입니다. 빙그레는 올해 AI를 활용해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죄수복 차림에서 한복으로 갈아입히는 작업을 했습니다.
빙그레 관계자는 “광복절의 복(복)과 옷을 의미하는 복(복)이 같은 발음이라는 데서 착안해 독립운동가에게 드릴 한복을 ‘광복’이라 이름 붙이고 캠페인 명도 ‘처음 입는 광복’이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이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488만을 달성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좋아요 버튼을 수천번 누를 수 있다면 계속 누르고 싶네요”, 빙그레 고맙습니다”, “빙그레 멋진 회사구나” 등 댓글에서의 반응 역시 폭발적입니다.
독립운동 알리기에 진심인 빙그레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입니다. 김호연 회장의 부인인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이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이고, 김미 관장의 큰어머니는 안중근 의사의 조카인 故 안미생 지사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빙그레는 다양한 독립유공자 지원 사업에 힘써왔는데요. 김호연 회장은 1993년 사재 112억원을 출연해 김구재단을 설립하고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처(현 보훈부)로부터 보훈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빙그레는 지난 3월 3.1운동 105주념 기념 창장 판소리 공연인 ‘백범 김구’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캠페인으로 학생 독립운동에 참여해 졸업을 하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의 졸업장과 졸업사진을 후손들에게 전달하고 등 지속적으로 독립운동 정신을 고취하고 있는데요. 빙그레는 2018년부터 장학사업으로 독립운동자 후손 360명에게 4억 8천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생성형 AI, 기술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이용한 캠페인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캠페인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6월 Journal of Hospitality Marketing & Management에는 제품 설명에 AI를 언급할 때마다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의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실제 지난 올림픽 때 구글은 올림픽 영웅에게 팬레터를 작성하려는 소녀에게 아빠가 제미나이(생성형AI)를 이용해 팬레터를 제안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올렸다가 인간성을 침해한다는 호된 비판을 받고 광고를 내려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려는 수요는 낮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제작비용이나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그 기술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의미 있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됩니다.
이와 관련해 빙그레의 ‘처음 입는 광복’ 영상 사례는 주목할 만합니다. 이 캠페인 영상에는 4,25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그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그렇지 AI는 이렇게 써야지 이게 기술이지”였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AI 기술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의미 있고 감동적으로 활용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캠페인을 기획하는 마케터들은 기술 그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기술을 통해 어떻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지, 어떤 감동을 전할 것인지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통찰력에 달려 있습니다.
빙그레의 사례는 이러한 접근법의 성공적인 예시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AI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역사적 의미와 감동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는 기술과 인간의 창의성이 조화롭게 결합될 때 얼마나 강력한 캠페인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